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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자연의 에너지를 담은 ‘웨더 웨더’ 전

2021-03-16

어느덧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경칩도 지나고 봄기운이 완연하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지만,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외출에 대한 불안이 커진 만큼 사람들은 자연에 대한 갈망을 품게 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자연 속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준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하나둘씩 겪고 있는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전시가 열리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코오롱스포츠 한남의 입구에서 바로 마주하게 되는 ‘웨더 웨더(Whether Weather)’전시의 작품

 

 

코오롱스포츠의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웨더 웨더(Whether Weather)’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복합문화공간 피크닉을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 ‘글린트’와 세 번째 함께하는 기획전으로 진행된다. 

 

‘웨더 웨더(Whether Weather)’라는 전시명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전시는 자연을 주제로 기획되었다. 자연과 인간의 다중적인 관계에 대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면서 급변하는 날씨와 바이러스로 인한 변화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터널처럼 이어지는  아티스트 그룹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의 설치물

 

 

코오롱스포츠 한남 건물 입구에서부터 홀로그램처럼 빛에 따라 변하는 은색의 화려하고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티스트 그룹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의 설치물이다. 그들의 시그너처라 할 수 있는 비닐을 소재로 한 구조물이 터널처럼 이어진다. 입장하는 순간부터 피톤치드를 잔뜩 머금은듯한 숲의 향기가 마스크를 낀 콧속을 휘감는다. 전시공간에 설치된 이색적인 공간을 걷다 보면 함께 배치되어있는 식물들과 마주하게 된다. 

 

한쪽은 하얗고 반대편은 투명한 비닐은 100% 재활용된 나일론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는 여러 번 설치 후에 용해되는 재료, 최소 20년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하이엔드 재료, 재활용 플라스틱 등 리사이클 재료를 통한 친환경적 접근의 시도를 선보이며 최소한의 장비로 완성된 결과물을 단순한 구조의 형태로 완성한다.

 

작은 숲을 거닐고 있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전시전경 

 

 

작품은 바이러스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보호막 안에 안전하게 꾸며진 작은 인공 숲을 연상케 한다.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만큼은 비대면으로 산책하듯이 공간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적인 요소를 작품에 배치한 것은 자연재해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미디어 아트 랩 ‘팀 노드’가 작업한 조명과 음향이 더해져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숲의 느낌을 더했기 때문이다. 비 온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상적인 순간을 떠오르게 하는 공간은 걷는 것만으로도 뇌에서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구해 정서적으로 편안함과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전시는 코오롱스포츠가 제안하는 아웃도어 룩이 설치된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전시공간을 가득 채운 작품은 사실 초대형 카라비너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카라비너는 암벽 등반가들이 사용하는 로프를 연결하는 금속 고리를 말한다.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코오롱스포츠의 이미지에 맞는 구조물로 작품을 연출하고 있으며, 설치물 끝에는 브랜드가 제안하는 아웃도어 룩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동선이 짜여있어 고객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는 1999년부터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이다. 마르코 카네바치(Marco Canevacci)와 양예나가 디렉터를 맡고 있으며 40여 명의 멤버가 프로젝트별로 참여한다. 팀 이름처럼 다양한 재료와 에너지를 활용해 설치 작품을 주로 선보여온 이들은 주로 비닐 소재를 사용한 구조물을 이용해 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진행한다. 타인과의 접촉이 제한된 최근에는 사회적 삶이 변이하는 과정을 담아 정서적, 물질적 결핍에 의한 파장에 관심을 두며 이와 관련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실내공간에 설치된 거대한 구조물 안으로 들어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체험을 제시한다.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도심 속을 걷는 것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줄어든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시기에 사람들을 피해서 숲을 걷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잠시나마 자연을 느끼게 한 이번 전시는 길어진 실내생활 속의 지루함을 이겨내기 위한 치유의 시간을 갖게 한다.

 

이번 전시는 유기적 관계를 맺기 위한 문제 중 하나인 인간과 자연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위한 실천적 방법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오는 5월까지 이어진다. 사전예약 없이 5인 미만 제한적 입장으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 코오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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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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