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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지속가능한 디자인, 환경을 고려한 소재 ‘오크라겔라’

2021-02-15

‘오크라겔라(Ocragela)’란 붉은 황토, 젤라틴, 글리세린, 물 등의 재료만으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위의 4가지 재료는 지속 가능하며 친환경적인 성질을 지닌다.
셀린박갤러리에서는 디자이너 채수원의 전시 ‘오크라겔라 Ocragela: 네덜란드의 지속가능한 디자인’이 열리고 있다. 

 

 

'오크라겔라 Ocragela: 네덜란드의 지속가능한 디자인' 전시 전경

 

 

채수원은 유럽에서 활동 중인 머티리얼 디자이너이다. 컴퓨터공학과에 재학하던 중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네덜란드로 떠나 디자인 아카데미 아인트호벤(Design Academy Eindhoven)에서 ‘인간과 웰빙(Man and Well-being)’과를 전공했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오크라겔라’는 그가 만든 물질의 이름이다. 자연 친화적 신소재인 오크라겔라를 통해 ‘길트리스 플라스틱 어워즈(Guiltless Plastic Awards)’에서 ‘혁신적 머티리얼 (Innovative Material)’ 상을 받았다. 현재 그는 ‘다시 생각하는 플라스틱’이라는 주제로 네덜란드에서 전시를 진행 중이며,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다양한 각도로 보여주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오크라겔라의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작품

 

 

이번 전시는 ‘VERSE 01’과 ‘VERSE 02’로 나뉘어 진행된다. 디자이너 채수원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전시로 수많은 연구 과정을 통해 완성된 오크라겔라를 만나볼 수 있다. 
지난 1월 4일부터 2월 12일까지 진행된 ‘VERSE 01’에서는 오크라겔라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라이브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퍼포먼스를 통해 디자이너가 만든 결과물들과 흔적들이 ‘VERSE 02’에서 전시된다. 

 

전시에 설치된 오크라겔라

 

 

플라스틱은 만들 때도 소각할 때에도 탄소가 배출된다. 쓰레기로 버려질 때는 환경 오염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끼친다. 쌓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느껴 재활용을 높여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체계적인 활용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아 여전히 플라스틱에 대한 문제점은 존재한다.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자원 순환적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와 실천을 담은 지속가능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오크라겔라로 만든 의자와 스톨의 모습이 사진으로 전시 되었다. 

 

 

‘오크라겔라 Ocragela: 네덜란드의 지속가능한 디자인’전은 친환경적 재료로 제품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지속가능한 소재를 통해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상기시키며 지속적인 내일을 위한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란 지속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완성된다.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전 과정의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영향을 기반으로 한다. 환경에 좋은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자원 순환은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생활을 누리게 한다. 이처럼 환경적, 사회적, 도덕적 문제들에 책임을 느껴온 채수원 디자이너는 자연 친화적이며 오래도록 지속하는 것을 창작하기 시작했다.

 

오크라겔라는 두께와 유연성 그리고 색과 질감을 다양하게 제작 가능하다.

 

 

붉은 황토에서 다양한 기능과 가능성을 끌어낸 디자이너는 젤라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 중 본인이 추구하는 것과 다른 방법으로 머티리얼을 제작하고 있던 에스토니아의 한 회사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상호 간의 정보 공유와 연구를 통하여 지금의 오크라겔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기존의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와 달리 재료 본연에 집중하게 하는 이번 전시는 재료만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연 친화적인 신소재의 가능성을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지혜로운 인간’으로 불렸던 고대 인류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한 작업은 최소한의 재료를 갖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환경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디자이너의 의지를 엿보이게 한다.

 

 

'오크라겔라 Ocragela: 네덜란드의 지속가능한 디자인' 전시 전경

 

 

채수원 디자이너는 오크라겔라를 개발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토대로 노하우를 쌓은 만큼, 두께와 유연성 그리고 색과 질감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샘플을 만든 그는 더 실질적이고 적용 가능한 머티리얼로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작품 안에서 제시한다. 이렇게 완성된 샘플들은 전시를 통해 실제로 보고 만져볼 수 있다. 각기 다른 강도와 재질, 색 등의 성질을 지닌 샘플들은 가죽 혹은 인공 텍스타일로 대체할 수 있다. 샘플로 완성된 제품은 일상에서 지속가능한 생활에 대한 실천을 꿈꾸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2017년에 선보인 ‘Retroact’ 프로젝트의 작품들도 함께 소개된다. 그는 돼지에서 나오는 부속물로 안료를 만들고 돼지의 피를 이용해 페인팅하는 과정을 선보인다. 이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도축 당하는 동물에 대한 현실을 재조명한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 진행되며, 입장료는 성인 기준 9천 원이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 셀린박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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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경계를 허무는 생활속 ART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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