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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노련함과 참신함을 담아낸 디자인 협업 ‘세운에서 만들자’

2021-01-18

서울 도심 세운상가 일대 인쇄 장인들과 청년 디자이너들이 만났다. 오랜 시간 인쇄업에 매진해온 인쇄 장인들만의 노련함과 청년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만나 감각적인 디자인제품으로 재탄생 되었다. 서로의 다른 분야의 직업군이 만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시너지 효과를 높여 완성한 ‘인쇄굿즈’ 6종을 만나보자. 

 

‘세운상가군을 기념하다’라는 주제로 펼쳐진 ‘세운은대학: 세운에서 만들자_세운기념품'  워크숍 현장

 

 

세운상가 일대에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5년부터 ‘다시 세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오래된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고층 빌딩을 세우는 재개발이 아닌 보행재생, 산업재생, 공동체재생 등의 3가지 목표로 세운상가군의 활력 넘치는 재생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세운은대학: 세운에서 만들자_세운기념품'  워크숍에 참여한 디자이너의 모습들

 

 

‘세운상가군을 기념하다’라는 주제 아래 열린 ‘세운은대학: 세운에서 만들자_세운기념품’은 도심제조업에 이어 인쇄분야 장인과 청년이 협업하는 첫 사례로, OO은대학연구소의 주관으로 진행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0년 10월을 시작으로 3개월간 청년 디자이너 13명이 6개 팀으로 나뉘어 충무로 인쇄기획사 6곳과의 매칭으로 세운을 기념하는 제품 6종을 제작하였다. 

 

참여 디자이너들은 프로젝트 기한 동안 세운상가 일대 인쇄기술 등을 활용하며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사했다. OO은대학연구소에서 준비한 여러 워크숍에 참여하고 이 지역을 탐구하였으며, 아이디어회의를 거쳐 제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세운상가 일대의 인쇄산업 시스템을 경험해 보는 자리를 가졌다. 

 

이음의 ‘굴러가는 인쇄골목’ 제품중 하나인 페이퍼토이로 완성된 지게차 

 

 

정교하게 완성된 지게차는 종이로 구성된 페이퍼토이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한팀이 된 ‘이음’은 좁은 골목 사이사이를 다니는 인쇄골목의 대표적 운송기기인 이른바 ‘삼발이’(삼륜오토바이)와 ‘지게차’를 가지고 ‘굴러가는 인쇄골목’이란 주제의 제품들을 완성하였다. 

 

이음의 ‘굴러가는 인쇄골목’ 제품들

 

 

얼핏 보면 모두 비슷하게 생긴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스티커, 꽃, 사진 등으로 커스텀되어 인쇄골목에서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니는 삼발이를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이들은 운송업자 인터뷰가 담긴 책을 비롯해 직접 찍은 충무로 인쇄골목과 운송기기 사진 등이 담긴 아카이빙 책, 페이퍼 토이, 금속배지 등을 선보인다. 

 

팔스리의 ‘세운상가군 골목탐방’ 제품 이미지

 

 

‘팔스리’는 인쇄골목에서 보았던 다양한 기계와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많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굿즈로 필름카메라를 생각하였다. 
‘세운상가군 골목탐방’이라는 주제로 세운상가군을 직접 탐방하며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들로 만든 엽서북과 일회용 카메라로 구성된 세트를 선보인다. 키트는 엽서북에 나와 있는 사진 속 장소를 찾아가거나 탐방하며 느낀 점들을 기록할 수도 있으며, 일회용 카메라로 자신이 발견한 또 다른 풍경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종로, 을지로, 퇴계로 등의 골목을 담아낸 엽서 중 일부에는 이 일대 장인들의 인터뷰가 담겨 있어 골목 탐방의 흥미를 더욱 극대화한다. 

 

아임의 ‘조각모음’ 제품 이미지

 

 

일러스트레이터인 두 사람이 만나 이루게 된 팀 ‘아임’은 세운상가군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와 느낄 수 있는 텍스처들을 시각화하여 완성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이들은 세운의 건물, 여기서 파는 여러 가지 제품, 부품 등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인쇄기 돌아가는 소리, 금속 깎는 소리 등을 가지고 소리와 사물의 형태를 디자인으로 표현한 엽서집, 포스터, 스티커, 아크릴 티코스터 등으로 완성했다. ‘조각모음’이란 제품명처럼 인쇄골목만의 감성의 조각들을 한자리에 모아 을지로라는 지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지로중개사가 디자인한 ‘추억중개노트’ 제품들 

 

 

을지로를 공인중개사처럼 소개하고 싶다는 의미로 팀명을 정한 ‘지로중개사’는 ‘추억을 매물로 내놓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완성된 굿즈를 선보인다. ‘추억중개노트’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일기, 받아쓰기, 생활계획표를 모티브로 한 다이어리 3종 세트와 스티커북, 모양자, 마스킹테이프 등으로 구성된다. 
오락기기, 컴퓨터, 음향기기처럼 세운상가와 을지로 일대에서 볼 수 있는 산업군을 소재로 디자인한 다이어리 내지와 말랑말랑한 스티커 등의 다양한 문구가 지퍼백에 담긴 세트로 구성된다. 

 

하하호호 프렌즈의  ‘inket x plant kit’

 

 

‘하하호호 프렌즈’는 작은 부품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인쇄소에서 버려지는 잉크통에 주목했다. 그리하여 버려지는 잉크통을 새롭게 가공해 완성된 ‘inket x plant kit’을 완성하였다. 
폐잉크통을 업사이클링한 제품으로 누구나 손쉽게 집에서 다육식물을 심어볼 수 있다. 이밖에도 새롭게 디자인한 폐잉크통 화분, 토분 등이 담겨 있으며 폐잉크통을 화분 외에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흥미로운 설명서도 포함돼 있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 중 ‘ㅅㅅㅅㅔ’가 완성한 제품 ‘을지로드무비’는 환등기를 모티브로 제작하였다. 
이들은 을지로의 다양한 모습들을 그림으로 그려 그림자카드로 만들었다. 카드 뒤에서 핸드폰 플래시를 켜면 그림자로 완성되는 일러스트를 엿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세운은대학: 세운에서 만들자_세운기념품'  워크숍 모습

 

 

‘세운은대학: 세운에서 만들자_세운기념품’을 통해 완성된 모든 제품은 세운상가 일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징과 정체성을 담고 있다. 인쇄굿즈는 인쇄골목에서 만들어지는 제품과 동일한 출력, 인쇄, 제본, 후가공 등의 공정 절차를 거쳐 만들어졌다. 

 

이렇게 완성된 제품들은 한팀을 제외한 5팀이 완성한 5개의 시제품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시민들의 투자를 기다리며, 제품별로 2월 1일까지 펀딩이 진행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제품소개와 자세한 사항은 ‘다시세운프로젝트’ 홈페이지(sewoon.org)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 OO은대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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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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