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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핸드메이드와 공예를 일상으로, ‘일상예술창작센터’

2020-12-11

홍대앞 거리에 생기를 준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은 창작자들이 자신이 그리고 만든 작업을 자유롭게 선보이는 무대로 작가들의 작업을 가까이에서 부담 없이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가들의 작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판매하는 ‘생활창작가게KEY’는 작가들이 작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했고, 2014년부터 시작된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SIHF)’는 핸드메이드를 통해 사회·문화적 주제에 대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면서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널리 알렸다. 

 

덕분에 수공예는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왔고,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경험하고 즐기게 됐다. 그 배경에는 일상예술창작센터가 있다. 

 

창작자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생활창작가게KEY

 


'2019 서울여성공예축제'. 일상예술창작센터는 서울여성공예센터 더 아리움을 운영하며 다양한 행사 및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일상예술창작센터는 앞에서 언급한 활동 외에도 ‘연남동 마을시장 따뜻한 남쪽’, ‘문화비축기지 모두의 시장시민시장’ 등의 시민시장, 생활창작가게KEY의 그림작가 지원 프로젝트 ‘일상그림’ 등의 작품유통, 서울여성공예센터 더 아리움의 위탁운영 등을 하며 다양한 문화기획을 선보여왔다.  

 

2002년 6월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에서 시작해 시민과 창작자가 주체가 되는 문화 공동체를 일구기 위해 핸드메이드와 공예를 대표하는 국내의 주요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온 일상예술창작센터는 2010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2019' 전경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2019' 주제관

 

 

핸드메이드를 통해 남과 북을 이야기하고 핸드메이드의 활로를 모색한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2019 남과북’의 포스터(디자인: 일상의 실천)는 제18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코리아디자인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수상을 했으며, 창작자들이 지속적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들의 생활을 아름답게 해온 일상예술창작센터는 1인 창작자와 대중의 공예 활동을 위한 공공성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의 ‘2020 올해의 공예상’ 매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상예술창작센터의 최현정 대표는 18년간 핸드메이드와 공예를 알려왔고, 창작자들이 창작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반을 마련하며 수공예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쉽게도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를 비롯한 일상예술창작센터의 오프라인 행사들이 열리지 못했지만, 일상예술창작센터는 온라인 프로젝트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핸드메이드와 공예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매달 새로운 주제에 맞는 제품을 선정해 전시, 판매하는 '어떤물건'

 

 

‘어떤물건’은 일상예술창작센터가 매달 새로운 주제에 맞게 제품을 선정해 전시, 판매하는 온라인플랫폼으로 지난 9월 시작됐다. ‘지구를 위한 핸드메이드’, ‘공간을 위한 큐레이션’ 등의 주제를 통해 제시하는 제품들은 핸드메이드의 감성과 다양한 쓰임뿐 아니라 수공예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일상예술창작센터의 유튜브 채널 ‘생활창작공간 새끼TV’는 ‘핸드메이드 종합 예능 채널’로 창작자와 핸드메이드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창작자들의 작업 이야기, 창작자 생존 꿀팁 등을 담은 ‘주간 손재주’와 일상예술창작센터의 최현정 대표가 직접 출연해 창작활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들려준 ‘일상적인 잔소리’ 등은 창작자뿐 아니라 창작을 꿈꾸는 예비 창작자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Q. 일상예술창작센터는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으로부터 시작돼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를 선보였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시작됐습니다. 창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곳이 갤러리 정도밖에 없었던 시절이라 프리마켓은 장르에 대한 제한 없이 누구나 창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유일무이한 공간이 됐는데요, 그 때문에 월드컵이 끝나고도 기획자, 창작자, 학생 등 다양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가게 됐어요. 

 

프리마켓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창작물, 콘텐츠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고, 창작워크숍, 문화예술교육, 공공미술, 유통 등의 과정에서 핸드메이드 문화와 산업을 견인하고자 시작하게 된 것이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입니다. 

 

Q. 이 두 행사의 각각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프리마켓은 인큐베이팅 시장이에요. 창작을 한다면 누구나 활동할 수 있어요.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면서 소통하고 자극도 받을 수 있는 자유로운 곳이죠. 

 

페어는 더욱 산업적으로, 내용적으로 준비된 분들이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거나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참여합니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긴 시간의 투자와 기획이 필요한, 홍보와 캠페인을 위한 전시라고 할 수 있어요.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2019' 국제관. 페어에는 다양한 해외의 기관 및 작가들이 참여한다. 

 

 

Q. 많은 해외 기관 및 작가들도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에 참여하고 있는데, 해외 홍보는 어떻게 하셨나요?


초반에는 홍보라기보다 제안을 많이 했어요.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홍보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에요.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회적기업, 기관, 단체를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찾고 맨땅에 헤딩하듯이 그냥 메일을 보냈죠. 스카이프를 통해 미팅을 하면서 한국의 핸드메이드 시장과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를 소개하고 참여를 독려했죠. 해외로 직접 나가서 리서치를 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현재는 무언가를 도모할 수 있는 창작자, 기업들이 약 25개국 정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처음은 구글링이었습니다.

 

Q.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 대신 온라인을 통해 활동하고 계신데요.


‘어떤물건’이라는 온라인 스팟을 개설해서 저희가 지난해부터 교섭하고 있던 환경 관련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는 1년 내내 준비하는 사업으로, ‘환경’이라는 주제를 선정한 후 주제에 적합한 국내외 창작자와 기업을 찾는 작업은 6개월 전에 이루어졌어요. 특히, 올해는 단순히 리사이클, 환경 친화 작업이 아닌 신소재에 집중했는데요, 스위스의 바나나텍스나 독일의 바쎄같이 어렵게 교섭한 작품들이 너무 아까워 온라인으로라도 소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주 충동적으로 시작했고요. 

 

그리고 페어에서 공모전에 선정되신 분들과 페어에서 선보이기 위해 특별히 환경을 고려해 제작된 작품들을 그다음으로 선보였어요. 

 

'어떤물건'에서는 바나나에서 비롯된 바나나텍스 등 환경친화적 소재에 집중한 제품들이 소개됐다.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hf.official)

 

오래 쓸 수 있는, 질 좋은, 전에 없던 어떤 물건을 소개하는 '어떤물건'

 

 

Q. ‘어떤물건’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요? 


저희 조직에서는 좋은 물건과 작가를 알아보는 안목이 최대 장점이라 지속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반짝 마켓을 열어서 엄선한 물건만을 선보이고자 애자일 방식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핸드메이드, 공예 붐으로 많은 분들이 창업과 작품 활동을 하시는데요,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이 되어가고 가격 경쟁이나 할인 경쟁이 너무 심화되면서 진짜 좋은 작품들은 판매율이 낮거나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취하는 수수료를 최대한 낮추고 운영 자체에도 많은 관리비가 들어가지 않는 형태로 ‘오래 쓸 수 있는, 질 좋은, 전에 없던’ 어떤 물건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새끼TV' 채널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창작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www.youtube.com/user/spacesaekki)

 

 

Q. 유튜브 채널 ‘새끼TV’의 콘텐츠들이 흥미로워요.


‘새끼TV’는 저희가 ‘생활창작공간 새끼’라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을 때 만들었던 채널인데, 한동안 잊고 있다가 3년 전 12만 뷰 이상을 기록한 콘텐츠를 봤어요. 다시 붐업시키고 싶기도 했고, 코로나로 인해 많은 오프라인 사업이 취소되면서 콘텐츠를 진행하게 됐어요. 

 

내부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자’라는 생각으로 ‘내돈내산’, ‘료리사’, ‘동네반바퀴’ 같은 콘텐츠를 제작했고요, 창작자들에게 맞춰져 있는 강좌 형식의 콘텐츠는 온라인으로라도 창작자들의 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기획했어요.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공모지원사업에 선정돼 제대로 된 장비와 여건을 갖춰서 진행할 수 있었어요. 

 

Q. ‘어떤물건’과 ‘새끼TV’의 콘텐츠 등은 앞으로도 이어지나요? 


‘어떤물건’도, 유튜브 채널도 일상예술창작센터 구성원들의 기획력과 창의성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올해가 마무리되면 두 가지 활동을 잘 평가해서 어떻게 더 내실을 기할지 결정해야겠죠. 

 

최현정 대표가 진행한 '언택트 시대, 공예가 만드는 미래_ 공예대담' 

 

 

Q. 올해는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지 못해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셨고, 내년엔 무사히 행사가 열릴 수 있길 기대하고 계신데요, 내년 행사에 대한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저희가 서울시로부터 민간위탁 운영하고 있는 서울여성공예센터에서 공예분야, 문화예술분야 선생님들을 모시고 언택트 시대를 전망하는 대담을 기획해 유튜브로 송출했는데요,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더 이상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갈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어요.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고 특히, 공예, 핸드메이드 분야가 언택트, 팬데믹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큰 과제로 남았어요. 

 

내년에 어떤 방식으로든 페어는 재개할 거예요. 하지만 큰 전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만들어내는 그런 아우라는 더 이상 없을 것 같습니다.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가 하고자 했던 것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하는 중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살아남는 거요! 코로나19 상황에서 누구랄 것 없이 모두가 힘들었습니다. 저희뿐 아니라 창작자, 저희와 함께했던 협력업체들도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겨울과 봄에 심화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살아남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조직이 코로나로 인해 사라지지 않고, 우리의 활동도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강제적으로 중단되지 않도록 어떻게든 지켜내고 싶어요. 

 

그리고 2022년이면 저희가 20주년이 되는데요, 어떻게 20주년을 맞이할지 그 계획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처음 프리마켓을 시작할 때는 10년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10년을 넘어 20년을 바라보고 있어요. 2002년 처음 우리가 시작할 때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요. 드라마틱한 20주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일상예술창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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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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