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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상상 속 이야기가 그림책이 되다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2020-11-30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볼로냐에서는 매년 봄이면 ‘볼로냐 아동 도서전’이 열린다. 1964년 볼로냐에 있는 궁전인 팔라조 레 엔조(Palazzo Re Enzo)에서 개최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 57회를 맞이하였다.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는 ‘볼로냐 라가치상(Bologna Ragazzi Award)’과 ‘볼로냐 뉴미디어상(Bologna New Media Prize)’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특히 출품작 중 작품성이 우수한 책에 주어지는 ‘볼로냐 라가치상’은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1967년부터 세계 최대 규모로 펼쳐지는 그림책 원화 공모전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독창적이고 재능 있는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with 마리쿠테 알파벳 동물원’ 전시 전경

 

 

강동아트센터 아트랑에서는 볼로냐 일러스트 50주년을 기념하고자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with 마리쿠테 알파벳 동물원’ 전을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1967년부터 2016년까지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 진행된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을 통해 세계적인 일러스트가 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볼 수 있다. 

 

전시장에 한편에는 참여작가들이 완성한 그림책들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일러스트’라는 회화예술의 감각적 특징과 ‘글’이라는 언어예술이 만나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완성된 다양한 그림책들이 전시된다. 그림책이라는 매체가 주는 특징 중 하나는 연령의 제약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관람 위주의 기존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공감각적 체험의 장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상상과 호기심이 가득한 그림책과 매력적인 일러스트 작품들이 전시된다. 단순히 일러스트 작품만을 보여 주는 전시가 아니라 그림책, 영상 등이 함께 전시되어 작가의 예술 세계를 다양하게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게 꾸며진다.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with 마리쿠테 알파벳 동물원’ 전시 전경

 

 

이번 전시에는 에릭 칼(Eric Carle), 크베타 파초브스카(Kveta Pacovska), 브루노 무나리(Bruno Munari), 로베르토 이노첸티(Roberto Innocenti), 파비안 네그린(Fabian Negrin), 치아라 카레르(Chiara Carrer), 수지 리(Suzy Lee), 옐라 마리(Iela Mari), 베아트리체 알레마냐(Beatrice Alemagna), 퀀틴 블레이크(Quentin Blake), 미우라 타로(Taro Miura)등 50여 명의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들이 선보인 일러스트 레플리카 작품들이 전시된다.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에 설치된 에릭 칼(Eric Carle)의 그림책

 

 

전시의 시작은 밝고 즐거운 색채로 아이들의 순수한 호기심을 표현하는 작가 에릭 칼의 작품이다. 그는 전 세계적인 인기동화 <배고픈 애벌레>의 작가이다. 알에서 나온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으며, 55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1950년대 북디자인을 하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작가 크베타 파초브스카의 그림책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유니크한 구성이 조화를 이룬다. 그림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과감한 시도와 실험적인 작업으로 완성된 그의 작품들은 지금의 출판 제작 기술 발전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브루노 무나리는 회화와 조각, 디자인, 문필, 건축, 그림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던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디자이너이다. 그의 그림책 <브루노 무나리의 동물원>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색과 디자인, 구성으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화면 가득 배치된 동물들은 화려하면서도 깊이 있는 색감으로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는 다채로운 표정이 눈에 띄는 작품 〈내 눈을 바라봐〉가 전시되어 있다. 

 

 

로베르토 이노첸티의 작품이 설치된 전시장 

 

 

로베르토 이노첸티는 공식적인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다볼로냐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아너상, 영국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 황금사과상 등 수많은 상을 받은 현재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이다. 그가 그린 그림책 ‘그 집 이야기’는 이탈리아 시골 마을 오래된 언덕 위의 집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극도로 사실적이고 섬세한 화풍으로 완성되어있다.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파리에 간 사자 (Un lion a Paris)〉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나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는 아이의 익살스러운 행동과 표정, 감정의 변화까지 느껴지는 섬세한 일러스트를 선보인다. 그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깊이 있는 주제 의식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독특한 그림기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순수함과 유쾌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작가 퀀틴 블레이크의 일러스트

 

 

글과 그림을 통한 스토리텔링에 뛰어난 영국의 일러스트 작가 퀀틴 블레이크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 <찰리와 초콜릿 공장>, <내 친구 꼬마 거인> 등을 비롯해 300여 권에 달하는 그림책의 삽화를 그려왔다. 16세 때부터 <펀치 매거진>의 만화가로 활동해온 그의 작품은 자유로운 그림체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이 특징이다. 인생에 대한 진리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순수하게 담아내며 영국에서 출판된 그림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의 작가에게 수여하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Kate Greenaway Awards)’을 받았다. 

 

마리 쿠테의 ‘알파벳 동물원’전시 전경

 

 

2층 전시장 한편에는 ‘2017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호주의 대표 일러스트레이터인 마리 쿠테의 ‘알파벳 동물원’전이 꾸며진다. ‘볼로냐 라가치 상’은 픽션과 논픽션, 코믹스, 오페라 프리마 4개의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출간된 어린이 도서 가운데 시각 예술을 비롯해 편집 관점에서 가장 뛰어난 출판물에 수여하는 상이다.
2003년부터 호주 문화에 대한 다양한 그림책을 그려온 마리 쿠테는 2013년부터 문자로 그림을 그리는 ‘알파비스트(Alphabeast)’를 선보여왔다. 알파벳을 도구로 동물과 세계 유명인들을 그려내는 그의 작품은 어린이들의 영어 교육을 위한 창조적인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동물이 그려진 ‘알파벳 동물원’전에서는 알파벳으로 완성된 동물들을 찾는 재미가 더해져 아이들의 흥미를 더욱 자극한다.

 

입체적으로 그림책을 관람할 수 있는 체험공간 전경

 

 

‘볼로냐 그림책 일러스트 특별전 with 마리쿠테 알파벳 동물원’ 전에서는 전시 관람 이외에도 AR 증강현실을 이용해 입체적으로 그림책을 관람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입장료는 1만 원이며, 전시는 2021년 1월 19일까지 진행된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 사야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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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경계를 허무는 생활속 ART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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