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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다시 주목받는 레코드의 문화·예술적 가치 

2020-11-24

레코드(LP)는 한때 과거를 상징하는 추억의 물건이었지만 다시 큰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LP 판매량은 점차 늘어 미국에서는 34년 만에 CD 판매량을 넘어섰고, 레코드는 이제 새로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레코드284-문화를 재생하다' 포스터 이미지

 

문화역서울284 광장 전경

 

 

동시대 문화 트렌드가 된 레코드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발견하고자 하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역서울 284의 기획 전시 ‘레코드284-문화를 재생하다’다. 레코드를 단순히 음악 저장 매체가 아닌 창작의 원동력이자 영감의 매개체로 바라보는 이번 전시는 레코드 문화 산업을 이끌어온 ‘레코드 마스터’들의 이야기와 디자이너 및 아티스트들에 의해 재해석된 ‘레코드 문화’를 보여준다. 

 

레코드의 제작부터 문화 소비의 전 과정을 다루는 ‘레코드284’는 문화역서울 284 광장을 비롯해 서울 곳곳의 레코드 관련 공간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되며, 온라인 전시로도 이루어진다.  

 

레코드 마스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레코드 마스터’에는 총 7명의 마스터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의음악 큐레이터이자 턴테이블리즘을 추구하며 레코드와 관련된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는 디제이 소울스케이프는 레코드 54선 등 다양한 음반과 공연, 한정반 등을 기획해 선보이고, 레코드의 기획과 제작에 관한 모든 일을 하는 국내 대표 바이닐 레코드 브랜드 마장뮤직앤픽처스는 역사와 이를 지켜온 인물들의 레코드를 향한 열정을 소개한다.

 

희귀 음반 및 턴테이블 수집가 레몬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60~80년대 턴테이블 디자인을 소개하고,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는 자신이 아끼는 1980~90년대 명반 20선을 소개하며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안성진 작가의 전시가 영상으로 제작, 전시된다. ⓒ Design Jungle

 

 

1992년 015B의 <LIVE> 커버를 시작으로 윤종신, 김성재, 신해철 등 다양한 뮤지션들과 500여 개의 음반 커버를 촬영한 안성진 사진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15점의 사진을 선정, 섬세한 감성이 표현된 가장 자연스러운 순간들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성수, 연남, 용산 등에 있는 9곳의 외부 협력 공간에서 함께 이루어지는데, 영상으로 제작된 이 작품들은 성수 코사이어티에서 소개된다. 

 

협력 전시 공간 카페 포제

 

 

국내 최대 규모의 음반 축제 ‘서울레코드페어’는 지난 역사를 소개하는 특별전을 복합문화공간 포제에서 열고,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시켜주는 편집숍 에디토리는 레코드 관련 기기와 관련된 정보들을 제공한다. 

 

문화역서울284 광장에 설치된 AR 체험공간 ⓒ Design Jungle

 

 

‘레코드 문화’에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10팀이 참여, 9개의 공간에서 레코드에 의한 영감을 선보인다. 첫 번째 시작점은 문화역서울284 광장이다. 이곳엔 두 곳의 AR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문화역서울284 간판과 옆쪽의 거대한 ‘레코드284’ 로고 설치물을 바라보는 지점에서 앱을 통해 증강현실 작품을 볼 수 있다. 100년의 시간에 더해진 레코드의 모습은 새로운 문화를 전하는 문화역서울284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발매된 한정반 음악도 들을 수 있다. 

 

이선미×베리구즈×레몬, <Ever Green>. 이 작품은 영상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문화역서울 284 대합실을 변화시킨 <Ever Green>은 신비롭지만 낯설진 않다. 실내로 들어온 푸른나무가 과거 미국의 크리스마스를 떠오르게도 한다. ‘변치 않음’을 상징하는 상록수 옆에선 음악이 흐른다. 미래적인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70년대 턴테이블에서 재생되는 70년대에 만들어진 식물을 위한 음악 <플랜타지아(Plantasia)>은 무척이나 우주적인 느낌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섞인듯한 이 공간이 주는 초현실적인 감성은 이선미×베리구즈×레몬의 작품으로, 영상 매체를 통해 온라인 전시되며, 코사이어티 컬처라운지에서도 상영된다.

 

레코드에 관한 기억을 주제로 시각, 청각, 촉각 등 레코드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느끼게 하는 장유정 작가의 설치 작품은 온라인 플랫폼과 코사이어티 컬처라운지에서 영상으로 전시되고, 레코드를 통해 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각화한 스튜디오 워드의 세 점의 작품은 타임애프터타임에서 전시된다.  

 

비 포메티브, <DC-20> 2020, 나무, 메탈, 유리 

 

 

스테빌라이저에서 착안한 회전 오브제를 통해 음악을 듣는 경험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Orijeen×문성원 작가의 작품은 오르에르에서, 50~60년대 레코드 가구를 지금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2020년의 시대상을 반영한 비 포메티브의 작품은 연남 사운즈굿에서 만날 수 있다. 
 
레코드를 비롯한 사물을 수납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면서 턴테이블을 올려놓거나 앉을 수 있는 가구, 레코드 수납 조형물, 레코드 플레이어에서 영감을 받은 조명 등, 월간오브제, 제로랩, 최은지, SWNA 등의 작품은 챕터원 한남, 에디토리, 메쉬커피, 로스트성수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문화역서울 284 ‘선물의 집’이 마련한 레코드284 한정 기념상품도 눈길을 끈다. 서울역과 얽힌 한국인의 삶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7인치 싱글 한정반(EP)에는 재즈피아니스트 윤석철 트리오, 색소포니스트 김오키 등이 참여했고, 레코드284 굿즈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에프앤티(fnt),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뚜까따(Tukata)와 협업했다. 한정반은 온라인을 통해 예약 구매할 수 있고, 전시 굿즈는 온라인을 비롯해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 티더블유엘(TWL)에서 전시, 판매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서울레코드페어의 라운드테이블을 비롯해 디제이들의 비대면 라이브 공연이 진행되고, 디제이 소울스케이프가 추천한 음악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레코드와 관련된 이색 공간들에 대한 정보도 제공된다. 

 

우리가 다시 레코드를 찾는 것엔 레트로 열풍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다. 손가락만 한번 까딱하면 들을 수 있는 디지털 음원과 달리 여러 단계의 수고를 거쳐야만 들을 수 있는 레코드를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얼까. 여러 장소를 천천히 돌아보며 레코드의 멋과 맛을 느끼다 보면 그 답과 함께 더 깊은 레코드의 매력을 찾게 될 것이다. 전시는 11월 25일부터 12월 31일까지이며, 자세한 내용은 전시 온라인 플랫폼 (www.seoul284.org/record28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KC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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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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