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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앤터테이너이자 아이디어맨’, 일러스트레이터 도날드 로버트슨의 전시

2020-09-29

위트있는 그림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 도날드 로버트슨(Donald Robertson)의 전시 ‘러브, 도날드(Love, donald)’가 열리고 있다. 

 

‘포스트 앤디 워홀’이라 불리는 그는 특히 패션계에서 큰 사랑을 받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앤디 워홀이 실크스크린으로 작업을 했다면, 도날드 로버트슨은 개퍼 테이프로 작업을 한다. 그에게 개퍼 테이프는 캔버스이자 붓이고, 조형물이 되기도 한다. 

 

도날드 로버트슨 (사진제공: 롯데갤러리 에비뉴엘 아트홀)

 

 

도날드 로버트슨의 전시 '러브, 도날드' 전경 (사진: Design Jungle)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하기까지  


도날드 로버트슨은 캐나다 출신으로, 온타리오 예술대학 OCAD재학 중 너무 상업적인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학업을 중단하게 됐지만, 스스로 ‘OCAD 역사상 가장 상업적인 순수예술가’로 칭하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활동을 펼쳤다. 1984년 론칭한 MAC 작업을 시작으로, 마리끌레르, 코스모폴리로 알려진 미국 기업 허스트 커뮤니케이션(Hearst Communication), 에스티로더(Esteé Lauder) 등의 작업을 하며 알려졌다. 

 

그의 작업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더욱 큰 인기를 얻게 됐는데, 인스타그램에서는 드로우버트슨(@drawbertson)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셀럽들의 애정을 받으며 그 명성이 더욱 높아진 그는 매거진 에디터인 아내 지제케 킴벌리(Gieske, Kimberly)와 기린 ‘Mitford’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 시리즈를 편찬하기도 하고, 재능기부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현재는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코스메틱 브랜드 크리니크(Clinique), 글램글로우(Glam Glow), 쥬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Tiffany&co), 패션 브랜드 몬세(monsemaison),  마크제이콥스(Marc Jacobs), 에르메스(Hermes), 발렌시아가(Balenciaga) 등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0 롯데백화점 비주얼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전시 전경 (사진: Design Jungle)

 

 

개퍼 테이프와 선명한 색으로 드러내는 경쾌한 감성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도날드 로버트슨의 전시로, 그의 대표작인 ‘패션 드로잉(Fashion Drawing)’ 시리즈, ‘입술(Lips)’ 시리즈를 비롯한 총 60여 점의 작품을 선정해 그의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도날드 로버트슨은 개퍼 테이프와 선명한 컬러, 자유로운 붓터치로 특유의 경쾌한 감성을 드러낸다. (사진제공: 롯데갤러리 에비뉴엘 아트홀)

 

 

무심한듯하지만 디테일이 느껴지는 터치는 경쾌하고, 선명한 네온 컬러는 트렌디한 감각을 보여준다. 살아있는 듯한 율동감을 전하는 그의 작품에서는 테이프, 쇼핑백, 잡지, 물감 튜브 이미지 등을 볼 수 있는데, 테이프는 작품 속에서 나풀거리는 치마가 되기도 하고, 컬러조합을 통해 여러 인물들의 개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들에선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해 작품으로 완성하는 그의 창의력과 표현력, 사물과 일상을 바라보는 위트와 유머를 느낄 수 있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색색의 테이프는 그의 작품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시켜주는 키(key)가 된다. 그가 작업에 활용하는 주요한 재료로 탑의 형태로 쌓아져있거나 작품과 나란히 디스플레이된 테이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조형물이 된다. 봉에 걸려 벽에 부착된 테이프 설치작업은 다각도로 이루어지는 그의 작업을 떠오르게 한다.

 

 

전시장 곳곳에서 테이프 설치 작업을 볼 수 있다.  

 

 

'크라프트 쇼핑백 드로잉' 신작들이 전시된다. (사진: Design Jungle)

 

 

‘캠벨수프’ 대신 쇼핑백에 그려진 명품 브랜드 수프들도 등장한다. 캔버스가 된 쇼핑백은 명품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로 채색됐다. ‘크라프트 쇼핑백 드로잉’은 그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비롯한 작품으로, 전시에서는 20여 점의 신작이 공개된다. 

 

특유의 이미지로 담는 사회적인 메시지


도날드 로버트슨의 작품은 화려하고 발랄하지만 그는 작업을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기도 한다. HIV/AIDS 퇴치를 위한 맥의 비바 글램(Vivaglam) 시리즈(1994)와 유방암 퇴치를 위한 블루밍데일즈(Bloomingdales)와의 협업 프로젝트(2016) 등이다. 

 

그는 자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길 바라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동물학대예방협회(ASPC), 자연보호 자선단체(Buglife), 혈액암연구재단(BCRF) 등, 여러 자선단체에 작품을 기부해오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소외받는 이들이 없길 바라는 그의 철학을 반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코로나19 이슈를 다루며, 코로나19를 반영한 마스크 작업을 설치했다. 네 가지 디자인의 마스크로 이루어진 설치 작업은 불안과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시사하면서도 특유의 밝은 시각적 이미지로 희망을 전하는듯하다. 

 

코로나19 이슈를 다룬 마스크 설치 작업 (사진: Design Jungle)

 

도날도 로버트슨은 롯데백화점 비주얼 아티스트로, 롯데를 주제로 제작한 작품도 볼 수 있다. (사진제공: 롯데갤러리 에비뉴엘 아트홀) 

 

 

이 밖에도 롯데백화점의 연간 비주얼 아트웍을 담당하며 제작한 10여 점의 작품이 국내 최초로 전시된다. 

 

영상으로 만나는 도날드 로버트슨


코로나19로 인해 작가가 직접 한국을 찾진 못했지만 전시장에서는 영상을 통해 도날드 로버트슨을 만날 수 있다. 아트바이브 앱을 통해 관람객에게 인사를 전하는 도날드 로버트슨의 모습을 증강현실로 감상할 수 있고, 전시장에 마련된 룸에서는 영상을 통해 도날드 로버트슨의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6살부터 24살까지 폭넓은 연령의 다섯 아이를 둔 그는 아이들의 장난감, 옷, 스케이트보드 등에서 트렌디하고 다채로운 색에 대한 영감을 받는다고 하는데, 그는 영상에서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개퍼 테이프로 캔버스를 만들고 오브제를 만들어 작품을 제작하는 방법을 보여주면서 자유롭고 쉽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도날드 로버트슨은 스스로를 ‘엔터테이너이자 아이디어맨’으로 칭한다고 한다. 그 이유를 알려주는 이번 전시는 잠실 월드타워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오는 11월 12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롯데갤러리 에비뉴엘 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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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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