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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실험적 조형감각이 그려진 '카즈나리 핫토리 포스터' 전 

2020-09-22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특정 대상을 바라보는 느낌의 형태화가 잘 이뤄진 요소 중 하나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탁월한 디자인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세계를 구축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카즈나리 핫토리(Kazunari Hattori)의 전시가 열린다. 

 

카즈나리 핫토리 전시 전경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포스터디자인, 북디자인, 아트디렉션 등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카즈나리 핫토리의 포스터 전시가 대안공간 루프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평범하고 지루한 느낌의 컴퓨터 작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우연성이 결합한 포스터 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 

 

 

카즈나리 핫토리 작품이 인용돼 완성된 전시 포스터 

 

 

카즈나리 핫토리는 일본의 패션지 <유행통신(Ryuko Tsushin)>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며 잡지에 연재된 ‘큐피 하프 마요네즈’ 캠페인과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마요네즈 광고 디자인은 젊은 여성층을 겨냥해서 생산된 저칼로리 마요네즈라는 콘셉트를 갖고 있었지만, 연쇄적으로 시리즈를 연재해서 마니아층을 형성하자는 카즈나리 핫토리의 기획 의도가 반영돼 마요네즈 패키지를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디자인 요소로 활용된 글과 사진을 직접 쓰고 촬영하며 디자인에 반영했다. 그 결과 어떤 광고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독보적인 그래픽 디자이너로 각인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카즈나리 핫토리, <Cake Seoul Edition>, Silkscreen on Paper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개인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며, 2004년부터 작업한 포스터를 비롯해 전시를 기념해 새롭게 디자인한 케이크 포스터를 선보인다. 
커다란 조각 케이크와 깃발을 연상케 하는 포스터는 멀리서 보면 하나의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오로지 선만 사용해 완성된 형태들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작품에는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은 듯 보이지만, 표현기법만으로 충분히 오랜 시간 시선을 머물게 된다. 

 

카즈나리 핫토리 전시 전경

 

 

카즈나리 핫토리는 ‘케이크’를 모티브로 직선을 수직과 수평 그리고 대각선으로 배치하거나 굵기를 달리함으로써 색이 배합되는 효과를 냈다. 인쇄의 기본 원리가 반영된 4원색(CMYK)을 사용한 작품으로 평범하고 평면적인 색을 사용하고 있으며 선의 굵기를 달리하고 다양한 색을 조합해 입체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그의 작품이 갖는 디자인 요소 중 가장 큰 특징은 색의 굵기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결과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고심한 작가의 세심한 표현력이 그대로 전달되는 부분이다. 그의 디자인은 간결하면서도 자유로운 고민의 흔적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든 섬세한 은유를 지닌다.

 

그동안 작업해온 포스터 결과물 들이 전시장 한편에 설치되어 있다. 

 

실제 일기예보에서 사용되는 기호를 바탕으로 완성된 포스터

 

 

전시장에는 그동안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예술적 표현의 가능성을 모색해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포스터들이 전시된다. 

타원 형태의 모양을 기본 도형으로 설정해 그 안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 <일기예보>에서는 실제 일기예보에서 사용되는 기호를 바탕으로 디자인하였다. 
스포츠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작품에서는 각 경기에 상용되는 도구와 소품들을 이용했다. 포스터 안에는 스포츠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그래픽적인 요소들이 가미돼 흥미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Hello Kitty>, Inkjet on Paper(reprint), 2004
 

 

이번 전시 포스터디자인에도 인용된 작품 <Hello Kitty>는 고양이 캐릭터로 잘 알려진 헬로키티를 모티브로 ‘키티’라는 캐릭터가 주는 본래의 느낌에서 벗어나 어둡고 비주류적인 이미지로 표현되어 있다. 


흰색 종이로 키티 형상을 오려낸 후, 그 위에 붉은색 리본만을 부착시켜 키티라는 이미지의 특징을 극대화했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흰색과 대조되는 블랙 키티 버전까지 만들어 선보였다. 콜라주 기법의 작업방식으로 구체적 이미지는 최소화하고 대상을 연상시킬 수 있는 특징을 최대한 부각해 완성했다. 
대상이 지닌 고유의 매력을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최대한의 실험을 추구하는 카즈나리 핫토리 고유의 표현력이 그대로 느껴지는 작품 중 하나이다.

 

카즈나리 핫토리 전시 전경

 

 

카즈나리 핫토리는 동경 예술 대학의 미술 학부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광고 디자인 회사인 라이트 퍼블리시티(Light Publicity)의 아트디렉터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후 Kazunari Hattori Design Office로 독립해 프리랜서로 활동을 이어왔으며,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섬세하고 감각적인 그래픽을 선보인다. 이처럼 견고하게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카즈나리 핫토리는 꾸준히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실험적인 작품을 공개하며 새로운 예술적 표현의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이번 전시는 9월 27일까지 열리며, 사전 예약(booking.naver.com/booking/12/bizes/404506/items/3570007)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 대안공간 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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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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