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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한국 문화예술기관 정체성 탐방 3] 미술관이라는 이름의 문화공간 - 국립현대미술관

2020-07-31

미술관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 과거의 미술관은 단지 전시 관람과 미술품 소장을 목적으로 한 곳이었다면 현재의 미술관은 체험과 휴식, 일상을 강조하며 미술교육, 문화교류 등 대중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국립현대미술관이 아닐까 싶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남궁선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해 수많은 시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으며 대한민국의 대표 미술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현재 어떤 모습이고 한국문화예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그 내부의 이야기를 국립현대미술관의 홍보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홍보고객과 윤승연 홍보관에게 들어보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윤승연 홍보관 ⓒ Design Jungle 

 

 

Q.국립현대미술관은 어떤 곳인가요?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으로, 1969년에 설립해서 작년으로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처음에는 경복궁 쪽 내부에 있다가 점차 이전하면서 커져서 현재는 4개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관람객 분들이 잘 아시는 서울관 그리고 과천, 덕수궁, 청주 이렇게 4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한국의 근현대 미술을 연구하고, 전시를 통해서 관람객 분들에게 미술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년에 약 274만명 정도가 관람을 오시는데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분들과 함께 한국 미술과 예술이 주는 감동, 삶 속의 위안 등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최종적으로 우리 사회가 행복하고 풍요로워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국립현대미술관에는 어떤 분들이 주로 방문을 하나요?

4개관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관별로 주된 관람객의 특성이 있는데요, 서울관은 도심 속에 위치하고 교통이 편리해 젊은 층이 압도적으로 많이 방문해요. 과천관의 경우는 산이 있는 자연 속에 위치한 미술관이라서 40대 부부와 아이들로 이루어진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주로 방문합니다. 덕수궁관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좀 고른 편인데요, 교통은 편리한데 고궁 속에 있다 보니까 5‧60대 장년층, 노년층이 많이 찾아오세요. 그리고 청주관에는 20대부터 40대가 고르게 방문합니다.

 

저희는 매년 리서치 전문회사인 ‘한국갤럽’과 함께 인지도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인지도 조사결과 방문 목적 중 ‘전시 관람’이 76%~84%정도로 매우 압도적이었어요. 전시관람 이외에 다른 목적으로는 교육참여, 편의시설 이용, 친목 및 만남의 장소로 찾는 경우가 많았어요. 최근에는 미술관에 그냥 전시만 보러오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 내에 있는 카페 또는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을 이용하러 오세요. 관람객 분들이 담소를 나누는 공간 또는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하죠. 여전히 국립현대미술관 주된 방문목적은 전시 관람이지만 조금씩 미술관 방문목적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Q.국립현대미술관이 문화예술분야에서 담당하는 핵심적인 역할은 무엇인가요?

국가 소속 미술관이기 때문에 한국 근현대 미술을 연구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근현대미술이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어떻게 진행되어 왔으며,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와 같은 동시대의 미술연구부터 전체 미술사 연구를 시민 분들에게 알려드리고자 전시를 개최하고 있어요. 그리고 연구와 전시내용이 합쳐진 전시도록, 소장품도록과 같은 도록들을 국·영문으로 출간해서 국내외 독자들에게 보다 널리 알리고 있어요. 또 한편으로는 미술작가들, 아티스트들이 본인의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연대를 쌓아가고 있고, 해외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민들한테 아직 미술이라는 시장은 많이 좁은 것 같아요. 그래서 미술을 좀 더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MI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응용시스템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

 

 

Q.국립현대미술관의 MI(Museum Identity)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저희 MI의 풀네임은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이고 이니셜 MMCA로 축약해 소통의 효율성을 높인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요. 심볼마크의 컨셉은 ‘미래의 창, 문화의 창’을 표현해 알파벳 네 글자를 비정형적으로 조합해 입체감과 공간감을 주고 동시에 ‘진화’의 이미지를 담았어요. 고정된 형태지만 그 안에 다양한 이미지를 적용해 MMCA만의 매력과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본 MI는 검은색을 사용 하지만, 4개관의 색상을 각각 지정해 성격에 맞게 컬러를 부여했어요. 서울관은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색, 덕수궁관은 궁과 왕실을 상징하는 보라색, 과천관은 자연을 상징하는 초록색, 청주관는 예술의 새로운 확산을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지정하였습니다.

 

Q.미술과 시민을 잇는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이러한 가치가 MI(Museum Identity)에 반영이 되었나요?

네,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생각해요. 국립현대미술관의 가장 주된 목적은 미술과 사회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술로 상상력이 넘치는 사회라는 비전이 나오게 된 것이고요. 정부에서 국가 대표로 운영하는 미술관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기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높기 때문에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있고, 좋은 미술 작품들을 국민에게 소개하고, 삶 속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미술과 사회를 잇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는 MI에 국립현대미술관의 정체성을 잘 적용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2018 국립현대미술관 캠페인 '이것이 예술이다' 라떼아트편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

 

 

2019 국립현대미술관 캠페인 ‘나의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

 

 

Q.아이덴티티가 반영된 홍보마케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을까요?

두 가지 인데요. 2018년 브랜딩캠페인 ‘이것이 예술이다(This is art)’와 2019년 개관 50주년 기념 브랜딩캠페인 ‘나의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것이 예술이다’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언가 감탄하는 순간 “예술이네~!” 하는 감탄사 속에 이미 예술이 있음을 보여주면서 삶속의 예술을 전달한 것으로, 이 캠페인은 국제비즈니스대상(IBA)에서 홍보캠페인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2018년이 국가 대표 미술관으로 큰 그림에서 예술을 이야기했다면, 2019년에는 대중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봤는데요, 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 4개 관을 자주 찾는 실제 관람객을 섭외해서, 그들에게 ‘국립현대미술관’이란 어떤 곳인가, 어떤 존재인가를 인터뷰하는 리얼리티 방식의 4편의 시리즈를 제작했어요. 인지도조사 결과 캠페인 긍정도가 92%로 매우 높았고, ‘미술관을 친근하게 느끼게 했다, 가고 싶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50주년이라고 힘줄 것이 아니라 관람객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때다’라고 생각해서 기획하게 되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어서 잘 된 사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국립현대미술관과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기관은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모든 미술관, 미술기관은 상생과 협력기관이기 때문에 경쟁이란 표현은 쓰고 싶지 않아요. 국립현대미술관은 유일한 국가 미술관으로서 대표 맏형 역할을 하고, 각 지역 공립, 시립미술관을 지원하고, 함께 협력하고 있어요. 우리 국민의 문화향수실태조사를 보면 국민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81.5%수준으로 매우 높지만, 100명 중 15명만이 미술을 관람하고 있다고 해요. 향후 관람 의향률, 지출을 늘리고 싶은 항목 모두 영화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경쟁기관은 CGV나 메가박스와 같은 영화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해외의 경우, 영국의 테이트미술관과 종종 비교하는데, 테이트가 우리 국립현대미술관처럼 4개관을 운영하고 있어서 비슷한 점이 많아요. 사실 테이트 모던, 브리튼, 리버풀, 세인트아이브스를 합쳐서 관람객이 850만 명 수준이니 국립현대미술관 관람객 수의 3배가 넘어요. 우리 미술관이 더 도약할 부분이 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국립현대미술관을 더 알리기 위해 하고 계신 활동은 무엇이 있나요?

최근엔 온라인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 유튜브, 네이버TV 5개 SNS채널을 통해 미술관의 다양한 내‧외부 소식들을 재빠르게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유튜브 구독자가 2만2천명으로 늘었는데요, 전시홍보 영상뿐만이 아니라 학예사 전시투어 중계, 미술관 캠페인 영상 등 다양한 영상콘텐츠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층위의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홈페이지 회원들은 기본이고 뉴스레터 구독자들은 6만명 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천 사백명 유료멤버십과 ‘프렌즈’라는 서포터즈도 3만5천 명 정도 운영하며 주기적으로 미션을 주고 미술관을 방문하도록 유도해 그 미션에 대한 리워드를 주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시민 분들과는 참여형 문화행사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Q.마지막으로 독자들이나 방문객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삶이 지치고 어려울 때 미술관을 찾아오세요. 저도 뒤늦게 예술의 어떤 매력을 느끼고 공부를 한 케이스인데요, 좋은 예술작품을 봤을 때 뒷머리가 쭈뼛쭈뼛서는 느낌? 그런 것들이 무척 좋아요. 한참 일하다가 조용한 전시장에 가서 작품과 오롯이 마주 했을 때 위로 받기도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는데요, 이런 점들을 더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방문하셔서 예술이 주는 위안과 위로, 즐거움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룹 인터뷰_ 정윤 취재기자(yy1@jungle.co.kr), 유채은 취재기자(yce@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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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은 취재기자
일상 속 가까운 디자인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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