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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월드리포트

미국의 마스크 착용 권장 이미지

2020-05-12

미국에서 마스크는 강도나 중병 환자의 상징이었다. 은행에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면 총에 맞을 수가 있고, 환자가 응급실에 갈 때 마스크를 사용해 줄서기를 피하기도 한다.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의 마스크가 디자인에 사용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적어도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늘자 미국에서는 예방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며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해 왔다. 그러다가 마스크를 쓴 아시아권과 그렇지 않은 미국의 전염 속도가 확연히 차이가 나자 마스크를 다시 보기 시작했고, 마침내 정부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마스크를 착용한 동양인들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던 미 주류 사회에서도 순식간에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너 나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어제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완전히 딴 세상이 되어있었다.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마치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제 미국은 마스크에 대해서 순식간에 다른 인식을 갖게 됐다. 이 시기를 반영해 그동안 디자인 대상에 들지 않았던 마스크 관련 디자인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수많은 디자이너들은 마스크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우후죽순처럼 기발한 이미지들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다양한 이미지들이 포스트 되어있는 ‘로픽셀(Rawpixel)’은 ‘마스크를 착용해 코로나를 물리치자’는 의미에서 수많은 이미지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미지들에서는 계몽적인 효과를 노리는 의도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 도안은 미국의 평범한 시민들에게 마스크 사용의 필요성을 강하게 어필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화장지를 쓸어 담고 있는 모습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재다.

 

단순한 색조 안에서 마스크가 크게 돋보이고 있다. 매장 진열대를 배경으로 잡은 것은 쇼핑시에 마스크를 피하는 미국인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 컷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각자의 행동 양식을 보이는 이들은 하나의 공통점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과거엔 이렇게 서로 가까이 모여있는 모습이 정겨운 느낌을 주었지만, 요즘처럼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상황에서 밀접해 있는 것은 일종의 공포감까지 느끼게 한다. 그 공포감을 이용해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지도 위에 특정 지역을 원으로 표시하고 붉은색으로 집중되도록 한 발상은 코로나의 공격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사태의 주역인 의사가 조금은 절망적인 느낌으로 고개를 들어 세계지도를 보고 있다. 마스크의 면적이 넓게 부각돼 눈에 더 잘 띈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강조 요법이 필요할 때도 있다. 장을 본 사람의 몸이 마스크보다 훨씬 더 크게 묘사됐지만 월등히 작은 마스크가 오히려 관심을 집중시킨다. 

 

최근 등장한 코로나 관련 이미지들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지구에 마스크를 씌우는 것이다. 상당히 많은 디자인들이 이 콘셉트를 이용하고 있다. 붉은 지구와 푸른 마스크의 대비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붉은 지구로 이제 코로나는 전 세계인이 관심을 갖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고, 여기에 푸른 마스크를 씌워 전 세계인이 마스크 착용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직원이 고객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했다가 고객으로부터 총격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사태를 단순히 다혈질 고객의 충동적인 행동으로 볼 수만은 없는 이유는 현재 마스크 착용 권유가 상당수의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 반항하듯 모여든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들의 자존심을 허물고 필요한 마스크 착용을 계몽하기 위해서는 포스터 제작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것도 없다. 소리 없이 미국인들의 의식에 파고들어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글_ 강샘 버지니아 통신원(samd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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