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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함께 만들고 누리는 ‘집합도시’ 전하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2019-09-10

역사와 정치, 사회, 문화 등 광범위한 분야와 연결돼 있는 도시와 건축은 우리 삶의 배경이 된다. 도시, 건축의 표면적인 역할뿐 아니라 과거와 미래, 사회와 사회, 공공과 개인을 잇는 도시와 건축의 깊은 의미를 전하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Seoul Biennale of Architecture and Urbanism 2019)’가 11월 10일까지 개최된다.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올해 2회를 맞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는 ‘집합도시(Collective City)-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는 도시’다. ‘집합도시’는 천연자원, 도시 인프라, 교통, 정치, 문화 등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모습을 갖춘 도시를 뜻하는 것으로, 공간적, 시간적, 사회적 환경의 상호작용이 만드는 집합체인 도시, 각 도시의 환경적 조건과 상호작용의 정도가 다른 만큼 다양한 집합 유형을 갖는 도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집합도시’의 의미를 모색하고 인간을 둘러싼 도시와 건축에 대해 생각하는 이번 비엔날레에는 베를린, 파리, 암스테르담, 뉴욕, 울란바토르, 홍콩 등 전 세계 80여 개 도시 180여 개 기관이 참여해, 여러 도시의 환경과 구성요소, 도시 디자인의 역할과 잠재력을 선보인다. 총감독은 임재용 OCA대표와 프란시스코 사닌 시라큐스 대학교 교수가 공동으로 맡았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전 전경


 

먼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과 디자인둘레길에서 열리는 ‘주제전’에서는 ‘집합도시’를 주제로 한 43개 팀의 연구 결과물과 현재의 도시 구성을 재해석한 프로젝트들이 전시된다. 

 

대표작품 중 하나인 도그마+뉴아카데미의 〈약속의 땅, 저가형 주거지와 건축에 관하여〉는 현대사회의 주택위기에 대응력을 갖춘 저가형 주거지를 모색하고자 한 프로젝트로, 런던, 브뤼셀, 헬싱키 등 세 개 유럽도시의 공공주택을 모형, 사진, 도면으로 소개하며, 주택과 관련된 사회·경제적 문제, 건축정책의 개정 등에 대해 알아본다. 현대사회의 주택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적 대안을 모색하고, 도시별 규제법, 수요, 문제점 등을 토대로 한 설계전략을 수립한다.  

 

볼스+윌슨의 〈세 도시의 현장조사〉도 주요 전시로 꼽힌다. 도쿄, 유럽, 코르차 세 도시를 분석한 결과를 세 개의 벽면에 삼각형 구도로 설치하고, 30여 년간의 도쿄 모습을 새로운 도시 형식으로 담은 도쿄 패러다임, 유럽 전역을 배경으로 밀도가 낮아진 새로운 형태의 도시를 예측하고 체험하고 도시 지도로 만든 유로랜드샤프트 패러다임, 알바니아 산맥 고지의 소도시 코르차 도심을 세부 지역으로 재조정하고 볼스+윌슨의 ‘도시 침구학’ 프로젝트의 실험실로 만들어 유의미한 장소들이 확산되도록 한 코르차 마스터 플랜을 선보인다. 

 

한국의 찜질방 문화에서 착안한 작품도 있다. 〈집 없는 문명〉은 다가오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거주 전형으로써의 ‘찜질방’을 제안한다. 한국의 ‘방’ 문화를 깊이 연구한 아미드.세로9(amid.cero9)은 비(非)소유와 공동체 생활에 기반을 둔 집단 거주 모델의 등장과 공공성이 전통적인 가정의 개념을 대신하는 거대한 공동체 주택 생활을 예상하며,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전달한다. 

 

주제와 어우러지는 다양한 필름도 디자인둘레길과 디자인전시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전 전경

 

 

돈의문박물관마을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리는 ‘도시전’에는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47개국, 80개 도시가 참여해, 각 도시의 공간적, 시간적, 사회적 요소들을 바탕으로 형성된 도시의 집합적 결정체를 통해 현대 도시에 대한 이해와 미래도시에 대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빅 이퀄라이저〉는 지진의 아픔을 겪은 멕시코시티 출신 작가 에드위나 포르토카레로가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기키기 위해 제작한 작품이다. 소파, 테이블 등이 놓인 방에 진동 장치를 설치한 작가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지진으로부터의 위협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사회적 의미를 갖는 시민들의 상황 대응형 인프라도 볼 수 있다. 디트마어오펜후버, 카차 쉐츠너의 〈상황 대응형 인프라, 도시 마닐라를 위한 새로운 대안〉은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 높이에 따라 다른 색을 칠해 강수량을 측정하는데 활용하는 전봇대, 골목을 밝히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설치한 가로등 조명 등을 재현한 것이다. 

 

놀이공간을 도시의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 네트워크로 보고, 정글짐에 착안해 조형물을 설치, 관람객들이 체험하고 모이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한 잼로직, 코린 켐프스터의 공공의 놀이공간 〈알도의 구상 : 사회적 인프라〉와 프랑크푸르트의 중세 정치도시, 19세기 자본주의도시, 1920년대 사회민주주의도시, 2차 세계대전 이후 복지국가도시, 1980년대 신자유도시 등 각 시대별 건축양식을 하나로 모은 피터 트루머의 〈하이퍼시티〉 등도 전시된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전 전경

 

 

또한, 전 세계 38개 대학이 참여해 집합도시를 주제로 연구 및 토론한 결과물을 전시하는 ‘글로벌 스튜디오’가 세운상가 세운홀에서 열리며, 원초적 집합도시인 전통시장을 다양한 관점으로 조명하는 ‘현장 프로젝트’가 서울역사박물관, 세운상가, 대림상가 일대에서 진행된다. ‘현장 프로젝트’는 전통시장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통시장에 대한 연구 결과물을 전시하는 ‘집합도시장’, 젊은 디자이너와 상인들이 운영하는 플랫폼 마켓 ‘서울도시장’, 세운상가 곳곳에서 건축학도들의 파빌리온과 서승모 건축가의 작품을 만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 서울 사대문안의 전통시장을 소개하고 투어하는 ‘서울시장산책’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 프랑스, 스위스 대사관저와 켐벨 선교사 주택, 배재학당 등 평소에 공개되지 않는 건축물을 전문 건축 해설가와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오픈하우스 서울‘과 경희궁 지하 방공호, 서소문역사공원, 여의도 SeMA벙커, 뮤지스땅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등 숨겨진 지하공간을 방문하는 지하도시탐험도 진행된다. 

 

서울건축도시전시관 지하 3층에 위치한 서울마당은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홍보관 역할을 하는 곳으로, 비엔날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인터랙티브한 방식으로 ‘집합도시’에 대해 소통하고자 하는 ‘서울의 발견’전도 선보인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집합도시에 대한 의견을 제안하고, 서울시를 직접 디자인해볼 수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도시 프로젝트들을 통해 미래의 서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명사와 전문가가 들려주는 ‘비엔날레 강연’, 게임과 토론 등으로 도시·건축 전시를 이해하는 ‘전시연계 프로그램’, 도시전의 80개 도시 중 흥미로웠던 전시를 선택해 탐구하는 ‘어린이건축학교’, ‘제11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와 연계한 ‘영화 상영’과 토론 및 포럼, 전문도슨트의 해설과 함께 서울 곳곳을 둘러보는 ‘집합도시 서울투어’ 등이다. ‘집합도시 서울투어’는 ‘한양-경성-서울’, ‘조선-대한-민국’, ‘성문안첫동네’ 등 서울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6개 콘셉트의 ‘서울역사투어’와 ‘인스타시티성수’, ‘을지로힙스터’, ‘지하도시탐험’ 등 서울의 현대 모습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5개 코스의 ‘서울테마투어’로 이루어진다. 

 

이 밖에도 서울의 열린공간에 주목하는 ‘서울건축문화제 2019’(~9월 22일, 문화비축기지 T6), 일상의 평양의 모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평양의 모습을 보여주는 ‘평양다반사’, 서울시 도시재생 정책의 새로운 변화를 소개하며 건축자산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미래의 탄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축자산의 새로운 시선’(~11월 10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등의 연계전시도 즐길 수 있다. 

 

주제전은 유료, 그 외 전시는 무료이며, 주제전 티켓으로 9.25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제11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를 관람할 수 있다. 추석 연휴(9.12~9.14)에는 모든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스탬프투어, 투어북의 코스별투어 등을 참고하면 더욱 알차게 비엔날레를 즐길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홈페이지(www.seoulbiennal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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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집합도시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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