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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존 버거맨의 ‘펀 팩토리’

2019-08-22

익살스러운 표정의 귀여운 캐릭터들은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운 모습이다. 다양한 표정으로 풍부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이들은 존 버거맨의 두들(doodle)에서 탄생된 주인공들이다. 

 

영국 노팅험에서 태어나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낙서 천재’ 존 버거맨은 스스로 자신의 작업을 ‘두들’, 자신을 ‘두들러(doodler)’라 말한다. 삼성, 코카콜라, 나이키, 푸마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고, 국내에서는 압구정로데오역 출구 유리 외벽이 그의 그림으로 꾸며졌다. 그는 ‘생각을 배제하고 손이 흘러가는 데로 둔다’고 말한다. 그렇게 그려진 선과 형태, 그 안에서 창조된 캐릭터와 스토리는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펀 팩토리: 슈퍼스타 존 버거맨’ 전경. 팩토리의 형태로 꾸며진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존 버거맨이 작업한 캐릭터 

 

 

‘낙서 천재’라 불리는 존 버거맨의 전시 ‘펀 팩토리: 슈퍼스타 존버거맨(Fun Factory: Superstar Jon Burgerman)’전이 아트센터 M컨템포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220점의 페인팅, 11점의 오브제 등 존 버거맨의 작품 230여 점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 규모 전시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의 제목처럼 전시장은 팩토리의 형태로 꾸며지며, 1관은 보안검색 구역으로 아트워크 생산라인, 물류창고, 공장 외벽 등의 공간에서 존버거맨 특유의 두들 원화, 작업 촬영 영상, 미디어아트, 오브제 등을 선보인다. 

 

존 버거맨은 “창작이란 모두 감정에 대한 것이며, 그것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하며 캐릭터를 통해 위트 있게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는 일상에서 지나치는 사물이나 인물, 감정, 상황에 상상력을 더해 캐릭터화 하는데, 전시에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그가 작업한 ’걱정왕(Worry King)’, ‘일은 짜증나(Worl Sucks)’ 등 24개의 캐릭터가 전시된다. 

 

선명한 아우트라인, 다채로운 색상의 그의 스타일에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진 ‘헝그리 게임(Hungry games)’ 시리즈 등이 전시된다.

 

 

‘보안 검색대’에서는 존 버거맨의 두들 원작과 이를 재해석한 미디어 작업, 작품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 등을 통해 2018년 이전 작업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아트워크 생산라인’에서는 기존의 양식에서 벗어나 2년간 여러 실험으로 회화 작품을 완성시킨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한국전시를 위해 작업한 벽화와 함께 7개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 중에 느꼈던 여러 감정들을 보여주는 캐릭터들도 볼 수 있다.

 


’공장외벽’으로 꾸며진 공간

 

 

‘물류창고’에서는 존 버거맨이 이번 전시 중에 느꼈던 걱정과 기대, 즐거움 등의 감정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이 전시된다. ‘행복’, ‘침울’, ‘혼란’ 등 예상할 수 있는 감정 외에도 ‘권리박탈’, ‘왓?’, ‘예스스스’ 등 그가 느꼈을 특별한 감정들이 눈길을 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업도 전시된다.

 

 

이 밖에도 기존의 익숙한 작업 방식에서 탈피하기 위해 뉴욕으로 이주한 후 새로운 주제와 매체, 기법을 시도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의 실험적 작품들과 장 미셀 바스키아, 키스 해링, 장 뒤뷔페 등 동시대 그래피티 아티스트들로부터 깨달음을 얻어 작업에 반영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존. 화려한 영상과 함께 맞은편 벽의 거울 위 페인팅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거울 위의 네온페인팅과 대형 미디어영상으로 둘러싸인 미디어존은 화려한 영상, 신나는 전자음악으로 관람객을 더욱 유쾌하고 즐겁게 그의 작업의 세계로 안내한다. 거울 위 페인팅은 맞은편에서 상영되는 미디어영상을 함께 비추며 그의 작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며, 관람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장에 재현된 존 버거맨의 스튜디오

 


2관에서는 더욱 자유로워진 느낌의 선들로 이루어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2관에서는 체험놀이터, 존의 뉴욕 스튜디오를 재현한 존 버거맨 스튜디오가 마련되며, 조형적 실험을 담은 작업들과 존 버거맨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관람할 수 있다. 더욱 자유로워 보이는 선의 그림들과 외곽의 선 없이 예쁜 색감으로 표현한 캐릭터들은 풍부한 다양한 사람과 감정의 모습들이다. ‘너의 잠재의식에서의 아침산책은 나에게 약간의 매스꺼운 느낌을 남겨주었어’, ‘너가 어제 저녁에 본 커다란 쥐는 현재 옆집으로 이사했어’, ‘토끼를 과소평가하는건 흔히 있는 실수’ 등 그림의 내용을 추측해볼 수 있는 긴 제목의 그림도 눈에 띈다. 

 


존 버거맨에 대한 영상이 상영되는 공간 

 

 

휴대폰으로 일상의 사물들을 촬영하고 거기에 간단한 일러스트를 더한 그의 작업 영상과, 사물을 재미나고 가볍게 만들며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존 버거맨에 대한 영상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존 버거맨.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장 내부에 그래피티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제공: M컨템포러리)

 

 

반복되는 매일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쉽게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다면 존 버거맨과 같은 시선으로 사물과 감정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걱정인형에 걱정을 맡기고 편하게 잠을 자는 것처럼 그의 방식으로 바라보는 사물과 감정이 우리의 삶을 좀 더 유머러스하게 해줄 것이다. 전시는 9월 29일까지.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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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거맨 #슈퍼스타존버거맨 #펀팩토리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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