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5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공식 포스터(사진제공: 네마프)
뉴미디어아트 대안영상축제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네마프 2019)’의 공식 포스터가 공개됐다. ‘네마프 2019’의 슬로건은 ‘젠더×국가’로, 공식포스터도 이에 맞춰 제작됐다.
‘젠더(gender)’는 사회적 성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생물학적 성(sex)과는 구분되는 용어다. 전 세계에서 이미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에 대한 다양함을 인정하고 있으나, 가부장적 국가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존재들을 배제해오고 있다. ‘네마프2019’에서는 올해 ‘젠더×국가’를 주제로, 기존 젠더 개념에 도전과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을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의 가능성에 대해 관객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올해 공식 포스터 작업은 영화와 미술의 장르적 구분을 넘나들며 영상과 퍼포먼스 관련 작업을 다수 진행해온 심혜정 작가가 맡았다.
포스터 속 이미지는 심혜정 작가가 조병희 작가와 공동작업한 〈카니발〉(2016)의 한 장면이다. 과거 카니발은 개인의 억압된 욕구, 욕망을 풀 수 있도록 국가가 정한 일정 기간 동안만 허용됐으며, 현재의 카니발은 그저 관광상품에 불과하다. 입장료를 내지 못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다수의 사람들은 그마저도 자유롭게 볼 수 없고, 그저 길게 둘러쳐진 펜스 틈새로 카니발을 구경한다. 작가는 펜스 안의 국가, 자본의 욕망을 눈으로 들여다보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우리들의 신체, 욕망은 그저 밖에서 맴돌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이미지화 보여주고자 했다.
심혜정 작가는 평범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튀어나오는 문제들을 날카롭게 캐치해 작품에 반영하며, 젠더, 가족, 이주민 등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장르의 작업으로 선보여왔으며, 이번 ‘네마프2019’의 ‘작가 특별전’을 통해 관람객을 만나게 된다.
마를린 호리스 감독(사진제공: 네마프)
한편, 네마프 2019는 ‘작가 회고전’을 통해 유럽 여성주의 대표감독 마를린 호리스(Marleen Gorris)의 대표작품들을 특별 상영한다. 마를린 호리스 감독은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불평등을 조명하고 여성들의 연대 및 대안적인 공동체에 대해 작품을 통해 화두를 던진다.
〈침묵에 대한 의문〉 스틸컷(사진제공: 네마프)
〈소용돌이 속에서〉 스틸컷(사진제공: 네마프)
여성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분노를 날카롭게 다룬 〈침묵에 대한 의문〉(1982), 가부장제 사회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안토니아스 라인〉(1995), 버지니아 울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여성의 삶에 있어 결혼과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유쾌하게 그려낸 〈댈러웨이 부인〉(1997),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된 여성의 삶을 집중조명하며 이데올로기 장치의 공포성을 냉철하게 짚어낸 〈소용돌이 속에서〉(2009) 등 4편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되며, 〈침묵에 대한 의문〉, 〈안토니아스 라인〉은 디지털 복원(DCP)을 통해 보다 선명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마를린 호리스 감독의 ‘작가 회고전’에서는 그의 작품과 주제 의식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네덜란드 영화연구를 오랜 기간 해온 패트리샤 피스터스(Patricia Pisters) 영화학자 초청 강연 및 토크가 부대행사로 진행되며, 국내 여성문화이론가와 함께 네덜란드와 한국 페미니즘 영화를 비교하고, ‘젠더’에 관한 다양한 사회적 쟁점을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뜻 깊은 대화의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김장연호 집행위원장은 “올해 네마프에서는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대안영상작품과 전시를 만날 수 있다. 국내외 역량있는 젊은 감독, 작가들의 참신한 작품들도 많이 만날 수 있으며 색다른 대안영상을 통해 기존의 틀에 박힌 영상이 아닌 새로운 문화적 즐거움을 많은 분들이 네마프를 통해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네마프는 디지털영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대안영상 등 뉴미디어아트 영상과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장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뉴미디어아트 대안영화 축제로서 다양한 융복합문화예술 체험을 시도하고 있다.
인권, 젠더, 예술감수성에 초점을 맞춘 ‘네마프 2019’는 8월 15일부터 24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서교예술실험센터, 아트스페이스오, 미디어극장 아이공 등에서 펼쳐진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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