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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그로 만나는 아트

2019-04-03

봄이 왔다. 진눈깨비가 날리고 영하의 날씨가 잠시 찾아오기도 했지만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었다. 가벼운 옷들을 꺼내 옷장을 채우니 집안 분위기도 여기저기 바꿔보고 싶다. 다시 돌아온 봄, 새로운 봄을 맞이해 러그로 공간 인테리어 해보면 어떨까. 

 

러그는 안락한 느낌뿐 아니라 푹신한 감촉으로 층간 소음을 줄여줄 뿐 아니라 한 공간 내에서 구획을 나누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과거에 러그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했고, 최근에는 기능적 요소에 예술적 요소를 더한 작가들의 아트 러그도 볼 수 있다. 

 

이케아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7명의 아티스트들의 아이디어와 감각이 담긴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아트 러그를 선보인다. 러그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IKEA 아트 이벤트 2019는 태피스트리 아트, 수공예 러그, 아방가르드 패션, 거리 문화와 모던한 디자인이 독특하게 혼합된 리미티드 컬렉션이다. 

 

모두 양모를 비롯한 천연 소재로 이루어지며, 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인도와 이집트의수공예 장인들에 의해 모두 핸드메이드로 제작된다. 

 

디자이너_ 차오자, 단모러그, 170×240cm

 

 

아담 프레자(Adam Frezza)와 테리 챠오(Terri Chiao)로 구성된 아티스트 듀오 차오자(CHIAOZZA)는 색을 입힌 조각, 설치미술, 콜라주, 사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다. 이번 아트 이벤트를 위해 이들은 아메리카 대륙 남서부 사막의 봄 풍경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러그를 구성했다. 컬러 블록, 구불구불한 선, 매끈하지 않은 면과 점으로 디자인된 러그는 놀이의 즐거움, 기분 좋은 감성을 전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디자이너_ 이슬기, 평직러그, 200×300cm

 

 

한국계 프랑스인 아티스트 이슬기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즐겁다’는 프랑스의 표현을 러그에 담았다. 물에 서리는 빛을 실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그녀는 인도 북부의 수공예 장인들, 인도의 도시 아요디아, 고대 한국의 황후 허황옥, 색채의 힘을 떠올리며 작업했다. 원과 삼각형의 형태를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그녀의 러그는 공간을 구분 지을 수 있는 러그의 가능성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디자이너_ 미사키 카와이, 단모러그, 165×250cm

 

 

‘예술은 재미있게 즐기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작품 활동을 펼치는 일본 아티스트 미사키 카와이(Misaki Kawai)는 지점토, 나무, 패브릭 등의 소박한 소재나 펠트, 실과 같은 공예 재료를 사용한 설치미술로 사랑받고 있다. 재미있고 우스꽝스럽거나 털이 북슬북슬한 대상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그녀는 털로 뒤덮인 러그 작업을 무척 즐겁게 했다고 한다. 놀라운 색감, 부드러운 촉감의 세 마리 사자 가족을 만날 수 있다.

 

디자이너_ 노아 리용, 단모러그, Ø200cm

 

 

뉴욕 브루클린과 스웨덴 고틀란드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노아 리용(Noah Lyon)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생활에서 불어닥친 회오리바람을 묘사했다. 행복을 상징하는 나바호 족의 표식에서 영감을 받아 소용돌이와 정령을 만나며 사람들에게 큰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디자이너_ 수파키치, 단모러그, 170×256cm

 

 

아크릴 페인트, 합성수지, 금박, 문신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시도하는 프랑스 아티스트 수파키치(SupaKitch)는 리듬, 낭만적 분위기, 아르데코 양식이 드러나는 상징주의 기법, 물체의 존재와 움직임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번 작업에서 전형적인 동물 콘셉트를 활용한 그는 흥미로운 동물이 바닥에 놓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뱀을 떠올렸다. 뱀은 상처를 치유하고 영혼을 안내하는 신성한 동물이자 허물을 벗는 동물로 부활을 상징하기도 한다.  

 

디자이너_ 필립 파고스키, 평직러그, 133×195cm

 

 

그래픽 아티스트 필립 파고스키(Filip Pagowski)는 실을 엮어 러그를 만드는 메커니즘을 형상화해 직조의 개념을 나타낸 디자인을 펼친다. 대담한 모양, 생동감이 인상적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격자 패턴의 추상적 리듬과 핸드메이드 특유의 불완전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디자이너_ 버질 아블로, 평직러그, 200×300cm

 

 

루이비통(Louis Vuitton) 남성복의 아트디렉터이자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의 창립자인 버질 아블로(Virgil Abloh)는 역발상 아이디어로 페르시안 러그를 재해석 했다. 전통적인 러그 모티브를 배경으로, 러그의 중앙에 ‘KEEP OFF(손 대지 마)’라는 문구를 써넣었다. 끔찍하게 가구를 아끼는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에서 볼 수 있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구현한 것이다. 손을 댈 수 없는 가구(러그)라니. 전통적인 러그 디자인과 만난 모던한 타이포, 위트가 매력적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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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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