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28
메시가 뛰고 있는 운동장, 이름만 말해도 누구나 아는 축구 클럽인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은 연중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 두 팀은 역사도 깊은 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풍성하다. 오늘도 두 클럽이 사용하는 경기장의 웅장함과 고풍스러운 매력을 몸소 느끼고자, 또 자신의 인스타에 인생샷을 남기고자 다양한 모습을 찍은 사진이 넘쳐난다. 그렇다면 어떤 매력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것일까.
캄 노우 전경(사진출처: FC바르셀로나 인스타그램)
먼저 카탈루냐주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 노우(Camp Nou)’는 카탈루냐어로 새 경기장(new ground)이라는 뜻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 전용 구장이다. 경기장 바깥 테두리는 은은함을 띄는 무채색이지만 외관과 내부 느낌은 얼핏 콜로세움을 연상케한다. 좌석수가 무려 99,000여 개에 달하는 캄 노우는 그 규모에서 나오는 위압감이 어마어마하다. 원정팀들이 갖는 부담감은 상당하다고.
캄 노우는 건축가 Francesc Mitjans Miró와 Josep Soteras Mauri가 Lorenzo García Barbón과 공동으로 설계했으며, 주로 콘크리트와 철을 사용해 1955~1957년 사이에 건축됐다. 전체 프로젝트 비용은 288백만 페소로 그 당시 엄청난 자금이 투입됐다. 이는 다음 해의 클럽 운영 자금을 빛으로 쏟아 붓는 것이었다. 경기장은 55,000㎡(길이 250m, 너비 220m)의 표면적을 포함해 최대 높이가 48m나 된다. 이후 UEFA 규정에 따라 캄 노우는 105m×68m로 축소됐다.
1957년 처음 개관했을 때, FIFA월드컵을 계기로 1982년 12만여 명의 관중을 수용했었다. 그러나 서있는 구역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정 도입으로 인해 경기장의 수용력은 1990년대 후반 99,000여 명으로 줄었다. 이후 1998-99시즌 UEFA는 캄 노우의 서비스와 시설을 5성급으로 인정함으로써 시즌을 마쳤으며, 2010년 새로운 UEFA 규정에 따라 이 카테고리는 시설, 서비스 및 역량과 관련해 가장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경기장에 해당하는 새 ‘카테고리 4’ 타이틀로 대체됐다.
경기장 1~3층 스탠드 별로 컬러가 다르다(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경기장은 크게 1~3층 스탠드 구분돼 있는데, 많은 수의 관중들을 수용하기 위해 3층 상단 스탠드는 경사가 매우 가파른 구조로 돼 있다. 각 층 별 스탠드 색상도 FC 바르셀로나 고유의 팀 컬러(붉은색, 파란색)에 맞춰 1층은 붉은색, 2층은 파란색, 3층은 다시 붉은색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장에 방송시설과 VIP 및 코칭스태프 좌석이 배치된 메인스탠드 위쪽으로만 지붕이 한정적으로 덮여 있어 다른 좌석에 앉은 관객들은 우천 시에 비를 피할 수 없는 구조다. 그렇지만 구장 역사가 오래된 만큼 고풍적인 미와 클래식한 디자인이 바로 캄 노우만의 매력이다.
만원 관중일 경우 분위기가 후덜덜하다(사진출처: 픽사베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만원관중(사진출처: Flickr)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차마르틴 구에 위치한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Estadio Santiago Bernabéu)’는 1947년 처음 개장했다. 현재 8만여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축구전용구장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FC 서울이 사용하는 상암 월드컵경기장과 닮은 면이 많다. 두 클럽 모두 각 나라의 수도를 대표하는 클럽이며, 사용하는 홈구장도 국가를 대표하기 경기장이기 때문이다. 구장 이름의 유래는 이 클럽의 도약을 이끈 레전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왔다. 경기장 상단은 지붕 형태의 덮개로 둘러져 있다. 외관은 클럽 로고가 표시돼 있으며, 은색 컬러의 깔끔하고 정돈된 디자인이다. 마치 옛 스페인 국왕이 예복을 두른 느낌이랄까.
공중에서 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와 도심(사진출처: 레알마드리드 인스타그램)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1944년 10월 27일에 시공해 1947년 12월 14일에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CF 오스 벨레넨세스와 경기하면서 개장했다. 개장 당시에도 7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구장이었다. 이후 여러 차례의 개조를 통해 수용 인원은 계속 바뀌었다. 자국의 수도에 위치한 입지 조건과, 나름 경쟁 구단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구장 비센테 칼데론에 비해 수용 인원이 많아, 1982년에 개최된 스페인 월드컵의 결승전이 열리는 경기장으로 사용됐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초반에 경기장 개조 계획이 수립됐고, 건축가 lapa-el lu-iseu allemani와 manuel sallinaseu에 의해 공사가 진행됐다.
그 뒤에도 크고 작은 리모델링을 대대적으로 거쳤다. 1990년대에는 50억 페세타 이상의 비용을 들여 경기장 좌측 편과 기초부에 계단식 좌석을 설치했고, 새로 추가된 좌석에 접근하기 위해 각각 난간식 계단 2개와 회전식 중앙 계단을 포함하는 진입 탑 4개가 추가로 설치됐다. 이러한 확장으로 인해 좌석 20,200석이 추가돼 수용 인원은 총 11만 여명으로 늘어났으며, 경기장의 높이가 22m에서 45m로 높아졌다. 이러한 높이 상승으로 인한 조명 문제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개폐식 지붕을 설치했다. 1998년 여름 당시 회장이었던 로렌소 산스에 의해 경기장의 모든 구역이 좌석화 됨에 따라 경기장의 수용 인원은 75,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최근에는 갈락티코 정책으로 유명한 페레즈 회장에 의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1억 2,700만 유로를 들여 경기장 동쪽에 좌석을 추가하고 외관을 새롭게 단장했다. 이 개조를 통해 총 좌석 81,000여 석을 보유하게 됐다.
외관 모습(사진출처: Flickr)
객석이 모두 푸른색으로 초록 잔디와 잘 어울린다(사진출처: Flickr)
관중석은 전부 블루 컬러로 초록색 그라운드와 매치돼 밝고 화사한 느낌을 준다. 캄 노우보단 객석 수는 작으나 8만여 석도 결코 작은 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는 웅장한 느낌과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만원 관중이라면 원정팀들은 여기서 경기하기 싫을 정도라고. 참고로 맨 위쪽 스탠드는 경사가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계단을 올라갈 때 주의가 필요하다.
두 경기장은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인기만큼이나 지금도 거대하고 고풍스러운 멋을 뽐내고 있다. 아마 여행을 간다면 이 두 곳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지 않을까?
에디터_장규형(ghjang@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