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6
권병준 작가의 작품들(사진제공: 대안공간 루프)
대안공간 루프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 작가의 개인전 ‘클럽 골든 플라워’가 개최된다.
권병준 작가는 삐삐롱스타킹, 원더버드 등 밴드의 멤버로 연주하고 노래하던 90년대 홍대 클럽에서 모티브를 가져온다. 당시 홍대 클럽은 주류 대중음악에 속하지 않은 인디 뮤지션들의 주요한 활동 공간이자 아지트였지만, 홍대 지역의 본격적 자본의 유입과 함께 대부분 사라졌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홍대의 전시공간에 클럽을 재현, 수공업적 방식으로 제작한 12개의 ‘효용성 없는’ 로봇을 선보인다. 로봇들은 보따리 고물상, 취객, 시위, 구걸, 설교, 면벽수련 등 인간의 행위를 모방하며 연주를 하고 군무를 한다. 그가 진행해 온 사운드 작업들에는 빛과 움직임, 이야기가 담긴다.
로봇들은 온종일 악수를 청하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거나 설교하고 시위하고 정찰하는 등 효용성 없는 행동들을 하며 돌연 함께 춤춘다. 작가는 로봇 본연의 ‘높은 생산력’의 구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이는 로봇들의 모습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경도하는 이들에게 ‘춤추는 로봇’이라는 역설적이며 풍자적인 비평을 던진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