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0
‘부드러운 장벽’, 196×755×280cm, 연질PVC, 금속배관, 배관클램프, 2018 (사진제공: 수애뇨339)
이웅배 개인전 ‘부드러운 장벽’이 8월 14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예술 공간 수애뇨339에서 진행된다.
20여 년이 넘도록 금속 배관을 연결해 묵직한 금속 덩어리의 조각을 만들어 왔던 이웅배가 이번에는 ‘부드러운 장벽’을 만들었다.
작가 스스로도 긴장된다고 할 만큼 파격적인 변신은 20대 청년 시절의 초기 작품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됐다.
남북 분단 현실을 조형 언어로 다뤘던 초기 작품에 대한 기억들이 남북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며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또 이번 작품은 항상 고향을 그리워했던 작가의 실향민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깊어진 이해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얼핏 보면 이 장벽은 막혀있는 듯 보이지만, 거대한 금속 지지대 사이사이로 관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공간을 나눔으로써 오히려 그 곳이 한 공간임을 상기시켜 주는 장벽의 분리 기능이 이렇게 박탈되면서 더 이상의 억압, 단절, 통제가 불가능해짐을 보여준다.
때문에 이웅배의 부드러운 장벽은 결과적으로는 소통과 연합에 대한 강력한 호소와도 같다.
‘공동체, 68×25×20cm, steel, 2013’(사진제공: 수애뇨339)
에디터_장규형(ghjang@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