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3
지금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지난날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것들이다
‘언어의 온도’를 통해 대한민국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기주 작가가 2년 만의 신작 산문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때 소중했던 것들’은 지금은 곁에 없지만 누구나의 가슴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 지금 그 이야기들을 살짝 들어볼까요?
세월 앞에서 우린 속절없고, 삶은 그 누구에게도 관대하지 않다. 다만 내 아픔을 들여다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린 꽤 짙고 어두운 슬픔을 견딜 수 있다.
“모두가 널 외면해도 나는 무조건 네 편이 되어줄게” 하면서 내 마음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30쪽, ‘내가 네 편이 되어줄 테니’ 중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엔 무수한 허공과 우주가 존재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배려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저 우린 타인과 충돌하고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아니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달을 뿐이다.
65-66쪽, ‘남을 완벽히 이해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므로’ 중에서
이 책에는 이기주 작가 스스로의 한때 소중했던 것들, 한때 소중했던 사람들에 대한 내밀한 고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들조차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삶 속에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차 있다’는 문구에서 나타나다시피 작가는 무심한 듯 살뜰하게 바라본 삶의 풍경들 속 늘상 새롭게 흘러가는 일상의 면면들을 수집했습니다.
이에 화려하진 않지만 영롱하게 반짝이는 삶의 특별한 순간을 알아채기 위해 꾸준한 ‘관심’과 약간의 ‘통찰력’. 그가 발휘하는 이 두 가지 능력은 문장과 문장으로 이어지며, 독자들의 가슴까지 도달해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에디터_장규형(ghjang@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