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5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음악을 듣고 있자면, 음악이 무엇이고 생각하기에 앞서 몸이 먼저 움직이고 반응한다. 이 듀오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조웅이 지난 2012년 LIG 아트홀에서 실험적 음악 작업인 '안마의 구성'으로 무대에 올랐을 때, 그렇게 의아하게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음악은 관객들과 호흡하고 만나는 순간과, 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조웅의 첫 전시는 '보따리'라는 제목처럼 일상의 공간, 음악 영상 등의 요소들을 곳곳에 풀어 놓았다. 그래서 전시장 안에 흘러나오는 음악 하나 없이도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음악을 떠올리고, 그 음악들을 상상해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의외로 영상 속의 음악과 그가 모아 놓은 CD와 옷이 주는 기묘한 균형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의 오프닝에는 전시에 대한 설명도, 작가의 거창한 말도 없이 바닥과 의자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맥주를 마시는 장면을 연출하며 눈길을 끌었다. 오는 10월 27일 일요일 4시에는 작가와 관객이 함께하는 공식낮술파티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그를 알든, 알지 못하든 이 전시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 전시장 밖을 나오는 순간 '조웅'의 이름을 다시 만나고 싶어질 사람이 생기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대림미술관 구슬모아 당구장: www.daelimmuse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