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7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대표 최정운 www.cinematheque.seoul.kr)는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제작사인 닛카츠 창립 100주년을 맞아 일본국제교류기금과 함께 오는 9월 11일부터 10월 21일까지 약 6주간 이마무라 쇼헤이의 영화를 비롯해 닛카츠 영화사의 대표작 9편과 영화 역사상 가장 화끈한 영화를 만든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초기작을 포함 세이준 영화 29편을 상영하는 ‘스타일의 혁신: 닛카츠 창립 100주년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을 개최한다.
닛카츠는 1912년, 일본영화의 여명기에 ‘일본 활동사진 주식회사日本活動株式社’, 약칭 닛카츠(日活)로 출발한 영화 제작사다. 매 시대마다 다양한 성격의 영화들로 ‘스타일의 혁신’을 이뤄낸 영화사로 전전의 신파 영화에서부터 리얼리즘이나 문학성을 살린 현대극에 이어 전후의 액션 영화와 ‘태양족 영화’로 불리던 청춘 영화, 그리고 70년대의 ‘닛카츠 로망 포르노’까지 시대와 영화 산업의 변모에 따라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여기에는 미조구치 겐지, 이치카와 곤, 스즈키 세이준, 이마무라 쇼헤이 등의 작가들이 있었고 이들은 일본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특히 닛카츠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스타일의 혁신이라는 부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닛카츠의 대표 감독이자 일본 B급 영화의 기인으로 불린 스즈키 세이준의 영화를 되돌아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1956년 <바다의 순정>으로 데뷔한 이후 독창적인 실험으로 이름을 알린 스즈키 세이준이 주목 받은 건 적은 예산과 저급한 시나리오, 열악한 환경에서 만든 B급 영화를 통해 독특한 시각적 효과, 잔혹한 폭력과 유머스러운 설정이 공존하는 실험을 행했기 때문이다. 저예산 ‘B급 영화’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그는 그래서 1960년대 일본 ‘누벨바그’의 대표주자로 불리며, 왕가위, 쿠엔틴 타란티노와 짐 자무시 등 후배들이 존경하는 감독으로 꼽는 인물이 됐다.
이번 닛카츠 창립을 기념해 마련한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에서는 그 동안 한국에서 보기 어려웠던 그의 초기 작품 <항구의 건배, 승리를 나의 손에>, <악마의 거리>, <8시간의 공포> 등을 포함해 29편의 영화가 관객을 맞이한다. 또한 이외의 작품으로 미조구지 겐지의 <후지와라 요시에의 고향>, 이마무라 쇼헤이의 <끝없는 욕망>, 이치카와 곤의 <나홀로 태평양> 등 닛카츠 대표작 9편을 더해 총 38편을 상영한다. 또한 이번 회고전 기간에는 부대행사로 일본영화연구에 정통한 영화연구자들과의 시네토크도 세 차례 준비되어 있다. 이마무라 쇼헤이의 <끝없는 욕망> 상영 후에는 니혼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유양근 박사가, 스즈키 세이준 <가와치 카르멘> 상영 후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황미요조 씨의 강연이 예정되어 있다. <살인의 낙인> 상영 후에는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와의 시네토크가 마련되어 있다.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는 “닛카츠 100주년 특별전은 어떻게 시대와 영화산업의 변화에 따라 하나의 영화제작사가 다양한 영화를 만들고 변모해왔는지를 역사적 시각에서 살펴보기 위한 기획이다. 특히 29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유례없는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은 저예산의 한계를 넘어 대중영화의 스타일의 혁신과 성취가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살펴볼 즐거운 기회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한달 반 이상의 긴 기간 동안 세이준 뿐 아니라 이마무라 쇼헤이, 미조구치 겐지, 이치카와 곤, 구레하라 고레요시 등 닛카츠에서 활동한 개성 넘치는 작가들이 닛카츠의 도전 정신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에 만든 다양한 영화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닛카츠가 기존의 스타일을 어떻게 혁신해나갔는지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국제교류기금과 공동으로 기획된 이번 특별전은 오는 9월 11일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의 상영을 시작으로 10월에는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12월에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하반기 내내 전국적인 순회상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보다 상세한 작품 정보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www.cinemathrque.seoul.kr)를 참고하면 되며, 맥스무비, 예스24 등 지정 예매처에서 인터넷 예매도 가능하다. (문의 02-741-9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