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9
2012년 3월 24일부터 6월 24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 신관에서 개최되는 <하얀 미래, 핵을 생각하다>展은 현재 인간의 삶에 가장 강력한 힘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원자력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예술의 차원에서 드러내고 살펴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원자력은 두 가지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첫째는 핵무기로써 더 큰 폭력으로 보편적 폭력을 저지하기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그 힘을 에너지로 바꾸어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이 과정에서 원자력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직, 간접적인 영향은 매우 중대하다.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적나라하게 보여주던 것처럼 회복이 불가능한 원자력의 엄청난 파괴력은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이러한 파괴력이 더욱 불안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그 위험성이 은폐되어 우리의 삶 깊숙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은 출현 이후 국가의 전략적 홍보에 의해 안전하고 깨끗하며, 값이 저렴하고 유용한 에너지라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따라서 가까운 원자력발전소에서 흘러나온 냉각수가 섞인 바닷가에서 사람들이 아무런 위험의 징후를 인식하지 않은 채 일상을 영위하는 풍경은 때로 끔찍하기까지 하다. 마치 구름이 피어나듯 원자력발전소의 냉각기둥에서는 계속해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 모순된 풍경의 기저에 어떤 위험의 기원이 숨어있는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매체가 일러주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과 소리나 냄새, 색깔이 없는 방사능의 수치가 표기된 그래프만으로는 우리의 의식 깊숙하게 침투해 있는 원자력에 대한 선입관념을 완전히 교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처럼 망각하고 있거나 혹은 무지로 인해 지각되지 않은 정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에 가장 직접적이고 적절한 매체는 사진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를 통해 원자력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근접하게 위치하고 있으며, 또 그것을 얼마나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사진으로 제시할 것이다. 이 전시에는 저마다의 시선으로 원자력을 담아낸 독일, 한국, 일본 3개국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기간 2012. 3. 24(토) -6. 24(일)
전시작가 위르겐 네프쯔거Jürgen Nefzger(獨)
정주하Chung, ChuHa(韓)
코다마 후사코 Kodama, Fusako(日)
전시장소 고은사진미술관 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