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9
김한나_일등이 될 거야_2012_캔버스에 유채_162.2x130.3cm
김한나의 개인전이 3월 22일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삼청에서 열린다. 김한나는 페인팅,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작가의 상상 속 내러티브가 반영된 서술 구조의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기존 작업들에 비해 보다 탄탄해진 구성과 색채감으로 현 사회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어느 날 동네 할머니의 안부를 묻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그 후로도 계속되는 동네 주민들의 안부 (오로지 학교 졸업과 취업 여부만을 묻는) 들은 한나와 토끼가 느낀 하루의 소소한 성취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들을 실패한 청춘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주민들의 안부는 이내 위로로 바뀐다. 좋은 학교의 졸업과 대기업의 취업, 연애와 결혼 등 모두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삶의 모습이 아닌 것은 가차없이 인생의 경로에서 뒤쳐진 것 마냥 건네는 위로 한마디 한마디가 한나와 토끼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하지만 한나와 토끼는 조금씩 저축을 하고, 조금 더 자고 싶지만 일어나 운동을 하는 등 일상의 삶 속에서 작은 일들을 하나씩 그리고 함께 해나가고 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크고 좁은 목표들만을 꿈꾸기 보다는 어제 그리고 오늘도 삶 속에서 주어진 작은 일들을 해나가며 지금을 충실히 보내는 것이야말로 일상생활에서의 진정한 승리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한나와 토끼가 보낸 일상의 단편들은 다채로운 파스텔 톤의 색채와 인물 중심의 독특한 구성이 어우러지면서 마치 동화와 같은 장면을 연출하지만 일명 ‘88만원 세대’라는 현 시대의 청춘상을 꼬집어 읽어낼 수 있다. 담담하게 읊조리는 듯한 한나와 토끼의 독백조의 작품들은 열심히 현실을 살고 있지만 턱없이 높은 취업의 문턱을 통과하기 위해 쉴새 없이 내달리고 있는 현 세대의 청춘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이전 작업들에 비해 풍부해진 색채감과 깊이감 있는 작품들은 페인팅 28점 외에도 비디오, 드로잉, 조각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면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상상력을 극대화 시킨다.
기간 : 2012. 03. 22(목) – 04. 29(일)
장소 :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삼청)
전시 작품: 페인팅, 드로잉, 조각, 비디오 30여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