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9
도심 주택가 골목골목에 예술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중구가 삭막한 도심속에 ‘예술이 흐르는 골목길’을 조성한다. 예술가와 학교, 학생,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골목길 담장과 계단에 꽃과 동물 등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벽화와 조형물을 만들며 내 손으로 직접 '우리 동네'를 꾸민다. 중구 신당1동 광희초등학교 담장. 충무아트홀이 인접해 있지만 불법 주차된 차들로 걷기에도 불편한 길이었다. 지난 10월부터 학교 담장에 벽화 조성을 시작한 이후 이 길이 걷고 싶은 거리로 바뀌고 있다. 충무아트홀과 광희초등학교 학생, 인근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얻어낸 결과물이다. 불법 주차했던 차량들이 자연스럽게 정해진 구역에 주차하고, 학생들도 담장 옆으로 난 통학길이 즐거워졌다. 벽화 작업중 주변식당에서는 고사리 손으로 벽화를 그리는 학생들에게 점심도 제공했다. 24일에는 오전 11시부터 광희초등학교 학생들이 자기가 그린 그림을 도자기타일 벽화로 구워 담장에 직접 붙이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에는 정동일 중구청장도 함께 한다.
꽃과 동물을 주제로 벽화가 조성된 서울 성곽길의 좁은 골목도 지나는 주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당2동에 있는 충현경로당 골목길 계단을 오르다 보면 꽃과 무당벌레가 나타나고 담쟁이덩굴과 나무계단도 있어 근처 경로당을 오가는 어르신들이 고향 옛 정취를 절로 느낀다. 나무계단은 자전거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통로도 설치했다. 이 작업에는 숭의여자대학 아동미술디자인학과 교수와 학생, 장원중학교 학생, 주민들이 참여했다. 129m에 이르는 성동고등학교 담장과 31m의 신당초등학교 담장도 청소년 문화마을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이 함께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한다.
중구에서는 금년 10월부터 도심 골목길을 대상으로 '예술이 흐르는 골목길' 조성사업을 벌여왔다. 이 사업에는 숭의여대, 동국대, 중구미술협회 등의 단체를 비롯하여 화가 11명, 서예가 2명, 조각가 1명 등 14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미술학과 출신으로 디자인회사에 다니는 조모씨는 정동일 구청장이 직접 관리하는 '신문고'에 전공을 살려 그림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사연을 보내와 예술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중구에서는 주민들의 큰 호응으로 ‘예술이 흐르는 골목길’조성 사업을 확대하여 내년까지 약 40개소에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정동일 중구청장은 "중구는 도심공동화로 다른 지역보다 노후된 주택가들이 많다" 면서 "주택가 골목골목에 예술의 바람을 불어 넣어 중구를 문화의 도시로 재탄생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