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가장 운동화라는 아이템이 주목 받았던 때는 2000년대 초라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하지만, 2000년대 초에 가장 주목 받던 아이템들은 90년대 중 후반에 태어난 하이테크 스니커즈 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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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직후에는 너무도 앞선 디자인에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진가를 인정 받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처럼 신발에 대한 사랑이 온 천하에 퍼졌던 적도 없던 것 같다. 한 종류의 신발을 색깔 별로 모으는 사람도 많았고, 시리즈별로 전부 모으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금 스트릿 패션 동호인들이 보이는 그것보다 조금 더 신발에 집중되어 있었다. 사랑이, 열정이 말이다.

그 중 퓨리가 누리는 인기는 단연 톱이었다. 적어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리복이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보다 퓨리의 입지가 훨씬 높았다. 94년도에 처음 태어난 퓨리,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형태와 색상 그리고, 직접 공기를 신발 내에 주입하여 발을 잡아주는 커스텀 핏 시스템, 헥사라이트와 3D그래프라이트의 조합이 주는 쿠셔닝까지, 퓨리는 그야말로 ‘하이테크’ 스니커가 가지고 있어야 할 많은 미덕을 갖춘 스니커였다. 스타들로부터의 인기도 남달라,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은 과연 전부 신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성룡, 뷔욕, 히로스에 료코 등 그들이 사용했다는 것 만으로 모든 제품들이 품귀 현상을 일으킬 정도의 패셔니스타들이 퓨리를 사랑했다. 2011년에는 공효진이 드라마에서 애지중지 했었다. 정확히는 배역이 애지중지 한 것이지만 말이다.

1994년으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 리복은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과거에 인기가 높았던 색상들을 대상으로 한 복각인데, 단순하게 리트로 되는 것이 아니라, Fury의 새로운 버전인 HLS(Heritage Life Sport) 버전으로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것. 우리는 그것을 ‘Legendary 4’라고 부르게 될 것이고, 첫 번째로 발매될 제품은 퓨리의 1994년도 그 시작을 알렸던 색상인 검정/빨강/형광 제품이 될 것이다. HLS 버전은 지금까지 2세대 퓨리 이후로 등장한 모든 퓨리들 가운데에 가장 퓨리만의 감성을 잘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걸을 때마다 공기가 자동으로 주입 됐던 2.0(2세대와는 다른 제품)은 너무 동글동글했고, 작년 등장했던 Lite는 조금 매끈했다. 하지만 이번의 HLS는 조금 다르다. 기존의 실루엣이 살아있는 범위 내에서 소재를 조금씩 변경했고, 디테일을 간소화 시켰다. 스카치 라이트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약간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디테일 면면만 따지고 보면 지난 Lite버전이 조금 더 오리지널과 흡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루엣은 이번의 HLS가 가장 잘 오리지널리티를 계승하고 있다고 봐야겠다. 말은 해야 맛이고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신발은 신어야 맛이니 한번 신어보면 누구나 인정 할 것이다. 디테일이 줄고 소재가 보다 업그레이드 되어 무게가 가벼워졌다. 사실, HLS의 의미 자체가 Heritage Life Sport, 결국 전통을 더욱 가볍게 구현한 것이므로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 뒤의 것은 어떤 제품이 발매될 것인가? 사실, 그것을 기다리는 것이 이번 리복의 프로젝트가노리는 가장 큰 재미일 지도 모르겠다. 흰색과 파랑 그리고 빨강과 검정이 조화를 이룬 이른바 ‘건담 컬러’가 될 것인가, 히로스에 료코가 신고 나온 로드 퓨리가 될 것인가? 어쩌면 홍콩 반환을 기념한 일명 ‘홍반 퓨리’가 될지 모른다. 무엇이 나올지는 모르나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확실히 프리미엄 했던’ 것들이 재구현 된다는 것. 이번 릴레이 발매를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의 공감이 느껴진다고 생각하면 너무 앞서나간 것일까? 매니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그때 그 시절의 제품들을 지금의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지금의 사람들에게 그때의 열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Pump Fury HLS의 릴레이 발매를 기대해보자. 우선 첫 번째 발매일인 3월 17일부터 놓치지 말고 말이다. 참고로 본 제품들은, 리복 온라인 쇼핑몰의 Legendary 4페이지에서 순차적인 확인이 가능하므로, 때를 놓치지 않고 확인해볼 필요도 있겠다.

리복 코리아: (http://shop.reeb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