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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시대의 고민을 공유하는 한 인간의 역작들

2014-06-27


빛 바랜 가족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대가족 시리즈는 장샤오강(張曉剛)의 이름 석자를 알린 그의 대표작이다. 세계미술시장이 노다지로 꼽혔던 중국에 집중했던 시기, 장샤오강은 전세계에서 주목해 스타반열에 오른 중국의 현대작가 중 한 명이었다. 장샤오강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1980년대 초기작부터 2014년 근작까지, 중국의 혼란기를 온몸으로 받아낸 한 작가의 30여년 일대기가 국내 관객들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에디터 ㅣ 김미주 (mjkim@jungle.co.kr)
자료제공 ㅣ 대구미술관

한 인간의 전기를 다룬 영화를 감상하듯 한 작가의 일대기를 시간의 흐름 순으로 회고하다 보면, 작가의 전 생애를 직면하게 된다.

동시대, 같은 장소에서 직접 경험하고 공유하지는 못했지만, 작품에 담겨 있는 작가의 정서, 때로는 그 변화의 순간을, 작가가 어느 지점에서 얻은 어떤 깨달음을 작품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장샤오강의 개인전에서도 이 같은 발견을 할 수 있다. 동시대를 사는 한 명의 작가이자, 사회와 결코 분리될 수 없었던,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아온 한 인간의 일대기는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가는 자국에서 일어난 모든 혼돈의 시기를 거쳐왔다. 문화혁명, 천안문사태와 같은 중국 내 혼란과 갈등의 시기를 통과하며 성장했다. 자국의 정체성과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던 시기, 유럽의 화풍에 영향을 받았던 당시 그의 초기작은 중국 내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화풍에 반하는 인상주의, 초현실주의 기법을 활용해 한 인간의 느끼는 혼돈과 고민으로 휩싸인 몽환적인 정서를 작품 속에 전달한다. 사회주의 틀 안에서 자본주의를 발견한 중국의 내면을 극도로 민감하게 표현해낸 그의 작품은 특히 ‘혈연-대가족’ 시리즈에서 그는 자신만의 형식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유럽을 방문했던 서른 이후, 그는 한 명의 예술가로서 절망과 고민의 시기를 지나, 서양의 화풍에만 몰두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는 모국에서의 작업의지를 찾았다.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대가족 시리즈의 영감이 되는 빛 바랜 부모님의 옛 사진을 발견한다. 한 가정의 모습 속에 비치는 국가의 영향력을 사진 속에서 발견한 그는, 우리 모두는 개인이지만, 결국 대가족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그리고 그 가족의 모습들을 통해 시간의 흔적과 절망들을 드러낸다.

회화뿐만 아니라 회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입체조각과 2000년대 이후 자신의 가족을 소재로 한 작업과 더불어 시간을 모티프로 하는 드로잉 등 다양한 작가의 근작들까지, 작가의 생을 아우르는 105점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장샤오강의 개인전은 대구미술관에서 오는 9월 1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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