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석 개인전 [밤의 꿈 (Dreamscape)]
미술
마감
2005-01-17 ~ 2005-01-31
네온으로 그려진 밤 풍경
박영택 (미술평론)
정동석은 짙은 수면에 잠기듯 어둠 속에 서있는 건물의 외관을 찍었다. 사실 그것이 건물인지 무엇인지 알 도리는 없다. 온통 검은 색으로 적셔진 화면에 그저 가는 선이 칼라로 머물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문득 밤에 건물의 외관을 장식하고 드러내는 수단으로 설치된 네온에 주목했다. 그 네온의 구성과 조명, 색상은 밤의 풍경을 균질하고 보편적으로 마감시킨다. 대한민국의 모든 밤은 바로 이런 풍경으로 한정되어있다. 서울이나 수도권뿐만 아니라 모든 곳이 그렇다. 낮과 밤은 다르지 않지만 조명에 의해 밤은 낮과는 별도의 세계인양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명시적이며 구분과 차별이 존재하는 낮과는 다른 차원에서 밤은 존재한다. 어둠은 가시적이며 이름으로 인해 분리와 배제가 이루어지는 밝음의 세계를 덮는다. 그런 면에서 밤은 상당히 평등하고 민주적인가 하면 상처를 진정시키고 모두를 침묵으로 돌아보게 하는 내면의 시간을 유장하게 드리운다. 그래서 밤은 성찰적인가 하면 연민과 슬픔, 우울이 평화처럼 찾아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