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부터 22일까지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에서 세실리아 서의 증강현실과 회화의 융복합 전시가 개최된다. 작가는 뉴욕대학교에서 미디어 석사, 러트거스대학교에서 미디어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오하이오의 마이애미 대학교 미디어와 예술학과의 부교수이자 미술학과 소속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세실리아 서는 혼합매체 페인팅과 사운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융합에 대한 실험을 시도해 왔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관람객이 작품들을 짧게 보고 지나치게 되는 일반적인 관람 행동을 관찰하며, 전시된 회화 작품이 사운드와 어우러져 영상으로 함께 움직이고 변형되는 과정까지 하나의 작품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특히 증강현실(AR)에 매료되어 다양한 실험들을 전개한 결과, 이 기술을 응용하여 여러 작품들을 제작하였고, 마이애미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한국에서 최초로 발표하게 되었다. 같은 기간 김포의 시카 미술관과 대학로 갤러리 이앙에서 동시에 전시가 진행되는데, 갤러리 이앙의 < 불꽃 Flame> 전시 작품들은 시카 미술관의 주제인 < 열정 Zeal> 의 후속작품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넘나들며 제작된 순수예술과 애니메이션, 사운드 아트 융합 작품을 관람객 개개인이 스마트폰과 타블렛기기 등의 개인 디바이스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Flame 시리즈는 불꽃같이 튀는 작가의 자발적인 영감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이번 작품들은 작가의 의도로써 다 채운다는 의미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는 영감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raw 하게) 표현하고,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하여 개개인들의 주관적인 시각과 감각들이 채워지게 하는데 주력하였다. 이는 작가가 완성해서 보여주는 것이 끝이 아닌, 관람객들의 참여를 통해 변형되고 완성되기 때문에 항상 “Becoming” (진행 중) 이라는 의미를 둔다.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 (Gilles Deleuze)의 Becoming 이론을 광범위 (broad)하게 빌려서 보면, 회화라는 장르가 무언가를 상징 ·재현하거나 일방적인 관점에서 표현되기 보다는 관람객이 직접 경험함으로써 그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확장되어 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항상 고정된 (static 한) 그림이 다양한 기술적 시도들로써 새롭게 변형되고 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들은 회화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에서 다 채워지지 않은 여백의 공간성은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미국인인 작가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일종의 장치이자,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의 주요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고전적이고 동양적인 라인의 임팩트와 미국 표현의 자유를 근간으로 하는 추상표현주의적 감성,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한 자동연상 드로잉 (automatic drawing) 이 결합된 회화 작품에 기술과 사운드, 미디어와의 융합을 통해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