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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마리오네트 MARIONETTE
광고/그래픽/편집 마감

2004-09-07 ~ 2004-09-15


마리오네트 MARIONETTE

-행사명: 마리오네트(MARIONETTE)_방명주 사진展
-장소: 금산 갤러리
-문의: 02_735_6317/8 (큐레이터 마아현)

                       『 마리오네트(MARIONETTE)_방명주 사진展』의 짜임

『마리오네트_MARIONETTE』展은 '조작_操作'과 '적응_適應'에 관한 이야기이다.
살면서 스스로 의도하였건 의도하지 않았건 특정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다양한 삶의 형태들이 만들어진다.
결코 우연처럼 보이지 않지만 실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들, 필연이라기에는 너무 어처구니없이 허망한 일들 사이에서 의심과 반성이 아닌 안주하게 되는 일상을 조심스럽게 읽어내려 하였다.
그리고 나의 일상을 조작해내는 거대한 힘의 존재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조작은 동일한 규칙을 서로가 공유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개별과 개별을 매개하여 공유된 힘은 조작 당하는 이의 입장에서는 다소 강압 또는 폭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나 조작하는 이의 눈에는 질서 있고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때로는 조작 당하는 것에 익숙해져 조작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마리오네트'가 더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 그것이 적응이다.


『트릭_TRICK』展에 이은 나의 두 번째 개인전인 『마리오네트_MARIONETTE』展은 크게 4부류로 나누어진다. 우선 가장 강력하게 위치되는 것이 「판테온_Pantheon」연작이다. 「판테온_Pantheon」에서는 과학, 환경, 정치, 종교, 자본, 소비 등의 거대한 담론이 들어와 있다.
물론 렌즈에 잡힌 피사체는 일상에 널브러진 것들이다. 하지만 그 형태들을 빌어 다소 괴기스럽게 느껴지는 오늘날의 신전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 속에는 시커멓게 죽어버린 담론과 야만의 냄새마저 느껴지는 너무나 아름다운 질서가 존재한다.
「판테온_Pantheon」은 '마리오네트'를 조작하는 가장 강력한 힘을 생산해내는 장소이다.
두 번째로 콘돔으로 작업한 「큐폴라_cupola」가 있다. 안전한 보호막인 것 같으면서도 그 막에 의해 숨겨질 수도 있는 희생과 아픔에 관한 생각이다.

남성과 여성을 가르며 존재하는 끈적거리는 막은 부풀려지면서 안과 밖, 남성과 여성의 위치를 치환시키고 있다. 즉자적이지만 성역할_性役割 '마리오네트'를 보여주고 싶었다.
세 번째로 『마리오네트_MARIONETTE』展에서 「세이렌_Seiren」은 커다란 소라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홀리기 또는 경고하기 위한 장치로서 「세이렌_Seiren」은 여러 관념들에 의해 이미 구획 지워져 쉽게 넘나들 수 없는 영역들의 극한을 경고한다.
그러나 몸이 없는 빈 소라껍질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공허한 바다소리만 담고 있을 뿐이다. 그 또한 또 하나의 '마리오네트'인 까닭이다.
마지막으로 「판타스마 phantasma」연작은 가장 일상적인 소재들로 꾸며졌다. 아마도 이는 여성으로서 지니게 된 딸, 아내, 며느리 등의 무시하지 못할 역할들 속에서 그나마 손에 잡히는 소재들을 가지고 소박하게나마 작업해야겠다는 욕심 많은 게으른 삶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물이라도 그 사물이 품고 있는 것을 새삼 다르게 보이게 하는 힘은 '마리오네트'의 끈을 끊어버리고 싶어하는 사고에서 나올 것이다. 이것이 '판타스마'의 힘이다. ■ 방명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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