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갤러리 서울은 < 검은, 분홍 공> 을 2014년 9월 3일부터 10월 4일까지 개최한다. < 검은, 분홍공> 은 2013년 제4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인 김민애의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끊임없이 기존의 질서에서 빗겨나가고 뒤집으려 하지만 결국 그 질서 안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모순에 대한 고민과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자 한다.
김민애는 익숙한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풍경이나 공간의 의미와 기능적 모순을 조각이나 장소 특정적 설치를 이용해 드러내 왔다. 작가는 2013년 영국에서의 개인전 < 습관에 관한 소고 Thoughts on Habit> 에서 공간과 제도에 기대어 나온 작품들의 태생적 한계에 대한 고민을 담았는데, 이번 전시의 제목인 검은, 분홍 공은 < 습관에 관한 소고 Thoughts on Habit> 전시에서 즉흥적으로 선택해 전시장 곳곳에 설치한 오브제들로부터 나온 것으로, 존재하지만 목적을 상실하고 핵심이 없는 것을 상징했다.
이번 전시에서 검은, 분홍 공은 전시의 시작이자 작품을 가시화시키는 근원이지만 실체 없이 부재한다. 김민애는 전시 공간 속에 또 다른 사각의 전시 공간을 만들어 과거 전시에서 파편적으로 선보였던 자신의 작품들을 가져와 규칙 없이 그 안에 늘어 놓는다. 하지만 관객은 내부가 거의 차단된 불투명한 벽으로 인해 오직 빛에 의해 드러나는 작품들의 그림자와 실루엣만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 자신의 습관이나 사회 속 관습을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로 개인이 사회 속에서 겪는 무력감을 표현하는 동시에, 틀, 제도가 갖는 견고함과 그것의 모순을 드러내며 의미를 확장하고자 한다.
김민애(b. 1981)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조소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관훈갤러리(2008, 서울, 한국), 하다 컨템포러리(2013, 런던, 영국)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삼성미술관 리움(2014, 서울, 한국), 두산갤러리(2013, 서울, 한국), 국립현대미술관(2013, 과천, 한국), No Format Gallery(2012, 런던, 영국), Schwartz Gallery(2012, 런던, 영국), 두산갤러리(2012, 서울/뉴욕, 한국/미국), 갤러리 현대(2012, 서울, 한국), Pump House Gallery(2011, 런던, 영국), 삼성미술관 플라토(2011, 서울, 한국), 국제갤러리(2010, 서울, 한국)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