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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서 크리스토까지 展
미술

성인 4,000원, 학생 2,000원, 학생단체 1,000원

마감

2014-03-08 ~ 2014-06-22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njpartcenter.kr/

●  2014년 ‘백남준 전’으로 명칭을 바꿔 새롭게 선보일 백남준아트센터의 상설전

●  ‘커뮤니케이션 예술’의 개척자였던 백남준의 사유를 따라가는 전시

●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에 대해
     백남준의 풍성한 작품들을 통해 고찰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만우)에서는 2014년의 첫 번째 백남준전으로 < 말에서 크리스토까지> 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말하며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던 백남준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사유를 그의 예술 작품을 통해 살펴보는 전시이다.

 

백남준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방법과 역사적 변천에 관심이 많았으며 정보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주목한 예술가였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말에서 크리스토까지”는 백남준이 1981년에 쓴 글의 제목으로, 이 글에서 백남준은 텔레비전과 비디오 이후의 시대를 전망하며 진정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텔레파시 등과 같은 정신의 힘을 강조하였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주변의 지인들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한 드로잉에서부터 새로운 문명의 시작을 알리는 비디오 조각 작품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핵심적인 예술작품을 관통하여 표현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과 그에 따른 인류 환경의 변화에 주목하여 ‘커뮤니케이션 예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간 백남준의 작품을 통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첫 번째 섹션인 ‘말, 마을, 마음’에는 이동수단과 통신수단이 분리되지 않던 시대에서부터 백남준이 ‘전자 초고속도로’로 표현한 인터넷 시대에 이르기까지 백남준에 의해 다양하게 변주되는 인류 문명의 여정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 수단인 말(言)과 다양한 문자, 그리고 그것을 사용해서 교류하면서 이룩해 온 인류 문명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예술작품을 만들었다. < 징기스칸의 복권> , < 코끼리 마차> 등의 비디오 조각 작품들은 모두 그의 이러한 철학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한편, 한자 마음심(心)의 획을 둘로 나누어 쓴 작품 < 무제(心)> 는 백남준이 기술적 조력자였던 슈야 아베에게 선물로 준 것으로 두 개를 겹쳤을 때 완성된다는 점이 재미있다. 또한 자신의 예술 여정을 고대 로제타석에 비유해 만든 < 고속도로로 가는 열쇠> 에서는 미디어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작가가 비디오아트를 하게 된 과정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두 번째 섹션인 ‘전자 달’에서는 텔레비전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백남준의 해석과 그에 따라 텔레비전의 기능을 변형시킨 작품들이 펼쳐진다. 백남준은 텔레비전을 달에 비유하여 인간 삶의 주기를 표현하고 정보를 식별할 수 있는 귀중한 원천으로 인식하였다. 마치 중세인들이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신에 대한 정보를 습득했듯이 현대에는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광량을 통해 정보가 소통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 참여 TV> , < 닉슨 TV> 와 같이 텔레비전의 주사선을 조작한 초기의 작품들과 텔레비전과 비디오가 시간을 기반으로 한 매체임을 강조하고 있는 < TV 시계> , 그리고 현대인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의 빛과 어둠을 탁월한 상징체계로 표현한 < TV 부처> 등이 전시된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20세기의 전자 달인 텔레비전은 소문이 전파되고 소통되는 커뮤니케이션의 채널로서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백남준은 텔레비전이 자국문화의 우월함을 강조하는 국수주의적 매체로 활용되는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패한 이유가 베트남에 대한 미국인의 몰이해와 의사소통의 실패 때문이라고 보고 텔레비전을 통해 습득한 타문화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고 지적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백남준은 춤과 음악이라는 비언어적 소통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방송용 비디오 작품을 제작하여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비디오 공동시장을 주창하였다.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소통은 인류가 함께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 생태학의 문제였기에 그는 결코 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마지막 섹션인 ‘비디오 공동시장’에서는 백남준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만들어낸 위대한 성과인 < 글로벌 그루브> , < 모음곡 212> 를 비롯한 수많은 방송용 비디오 작품들과 < 손에 손잡고> 와 같은 생방송 위성 프로젝트들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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