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
-행사명: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결정적 순간展
-장소: 갤러리 뤼미에르
-문의: 517-2134/2176
-URL: http://www.gallerylumiere.com/ex/ex_main.asp
카르티에-브레송의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은 이 용어가 생긴 이래 수많은 추종자를 낳았고 오늘날에 와서는 하나의 사진예술의 미학으로 자리잡았다.
‘결정적 순간’은 원래 그의 사진집 Images à la Sauvette의 영어판 제목이었다. 카르티에-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은 의미심장한 내용을 엄격한 구성 속에 배치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내용과 구성이 가장 조화로운 순간, 절제된 구성과 기하학적 구도로 귀결되는 최상의 순간을 발견하여 타이밍에 맞추어 이것을 촬영하는 것이다.
그 순간은 단순한 시각적 순간이 아니라 대상 자체의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을 뜻한다. 그리고 피사체의 표정, 작가의 의도, 주변 상황 등이 사진 프레임 속에서 완벽하게 구성되는 아주 짧은, 찰나적인 순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카르티에-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명작 <생 라자르 역 뒤에서>(1932)가 소개된다.
이 작품은 비온 뒤 고인 물 웅덩이를 막 뛰어넘으려는 한 남자를 보여준다.
카르티에-브레송은 공중에 있는 그 남자가 막 물 웅덩이에 빠지기 1000분의 1초쯤 직전의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했다. 그러나 이 남자가 보여주는 아주 분명한 ‘결정적 순간’은 뒤로 하고, 이 작품엔 더욱 결정적인 것이 있다.
Y자 모양을 하고 있는 남자의 실루엣과 물에 비친 그의 그림자가 뒷 배경의 생 라자르 역 담벼락에 붙은 서커스단 포스터의 댄서들과 그 동작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은 단순히 이 남자의 절묘한 순간을 포착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남자와 뒷 배경의 댄서들, 그리고 모든 주변 상황이 완벽하게 구성되는 아주 짧은 순간을 포착하는데 있다.
카르티에-브레송이 포착한 결정적 순간들은 우리가 주변에서 인식하지 못하거나, 놓쳐버릴 수 있는 일상생활의 유머와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결정적인 순간은 물 웅덩이를 막 뛰어넘으려는 특별한 순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그 자체에 산재해 있다.
존경심이 가득한 시선으로 파첼리 추기경(교황 비우 12세)을 둘러싼 관중들의 모습<몽마르트로 가는 파첼리 추기경, 파리, 프랑스>(1938)이나 포도주를 끼고 파리 무프타르 골목 모퉁이를 돌아오는 어린 아이의 익살스러운 표정<무프타르 거리, 파리>(1952) 등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