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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즘과 그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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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24 ~ 2004-09-12


아카데미즘과 그 너머

-행사명:아카데미즘과 그 너머
-장소:덕수궁 미술관
-문의:02)2188-6000

국립현대미술관의 근대 회화 소장품으로 꾸며진 <아카데미즘과 그 너머>전은 191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한국 근대미술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전시로써, 근대미술사를 보는 두 개의 축-‘아카데미즘’과 ‘그 너머’-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미술작품의 의미를 재해석해 본다.

'아카데미즘'과 '그 너머'의 비교
관전 출품작 및 수상작들은 위엄있는 스케일, 야심적인 화면구성, 대상에 충실하는 기법적 완숙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힘을 지녔지만, 동시에 제한된 소재선택, 양식의 규격화를 초래하는 부정적 측면 또한 지니고 있다.
반면, 이러한 아카데미즘의 ‘너머’에서 작업한 작가들은, 당대의 사회적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작은 스케일의 작품, 개인적 차원의 감상과 유통을 위한 작품을 통해서나마, 전통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나름의 시각을 발전시킨 열정적 작업을 남기고 있다.
‘아카데미즘’과 ‘그 너머’ 어느 쪽에서 한국 미술의 미래를 읽을지는 관람객이 선택하여도 좋을 일이다. 하지만 그 두 공간이 항상 엄격하게 구분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이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섣부른 ‘편가르기’가 되는 것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중요한 것은, 미술계 내에서도 또 일반 대중에게도 부정할 수 없는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던 관전의 객관적인 자료화 및 실질적인 의미의 재정리를 기하는 작업이며, 또 ‘아카데미즘 너머’의 공간에서 아직도 묻혀진 이름으로 남아있는 작가와 작품들을 재평가하는 작업이다. 한국 근대미술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증대되어, 이러한 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문별 대표작
수묵채색화 부문은 덕수궁미술관 제 1, 2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제 1전시실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소장하고 있는 관전 출품작으로 이루어진다. 조선미전 14회 입선작 김기창의 <가을>(1934), 21회 입선작 허건의 <목포교외>(1942), 국전 4회 대통령상 박노수의 <선소운(仙嘯韻)>(1955), 국전 5회 대통령상 수상작 박래현의 <노점>(1956) 등이 그것이다.

조선미전 시대, 향토색 논란 및 일본화풍 유행에 관한 입장은 아직도 그 논란을 멈출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숙제이다. 국전 출품작들에는 이러한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수묵과 선의 강조, 현대성의 허용이라는 측면이 부각되고 있지만, 이 또한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작용할 우려가 있었다.

'아카데미즘’적 경향 작품들의 ‘너머’, 제 2전시실에 대칭적으로 전시되는 작품은 김용진, 김영기의 사군자 그림, 이응노의 <덕숭산 전경>(1950년대), 변관식의 <농촌의 만추>(1957) 등이다.
일제의 억압, 일본색의 유행 속에서 차라리 완전히 전통에 몰입하고 은거하는 처사가 되는 일, 아니면 한국 미술계라는 틀보다 더 넓은 지평에서 자신만의 영토를 그려나가는 일이 이들의 고단한 작업이었다.


유화수채화 부문은 덕수궁미술관 제 3, 4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 부문의 관전 출품작으로는, 조선미전 15회 입선작 박상옥의 <정물>(1934), 국전 제1회 대통령상 류경채의 <폐림지근방>(1949), 국전 7회 대통령상 장리석의 <그늘의 노인>(1958) 등이 전시된다.

유화의 개념조차 잘 알려지지 않던 시기, 일본 유학파들에게도, 국내파 작가들, 지방의 작가들에게까지 그 문호가 열려있었던 조선미전은 당대 유화가들의 피할 수 없는 등용의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국전으로까지 이어지는 관전의 전통은 몇몇 신선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소재와 구도, 취향 면에 있어서의 일정한 정형성을 고수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소위 ‘아카데미즘’적 경향 작품들의 ‘너머’, 제 4전시실에 대칭적으로 전시되는 작품은 임용련의 <에르블레 풍경>(1930), 오지호의 <남향집>(1939), 이중섭의 <투계>(1955), 정규의 <작품>(1957) 등이다.

조선미전과 국전의 시대를 통털어, 토월미술회부터 목우회, 신미술가협회, 신사실파, 4인전, 모던아트협회에 이르기까지 작지만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소그룹의 작가들, 그리고 철저한 이론적 기반 위에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갔던 외로운 작가들이 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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