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내고, 붙이고. 도시서울의 얼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 인구 대비 성형수술 횟수 비교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하며, 한국의 성형 문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바 있다. 서울은 지난 60여 년간 빠른 변화를 거쳐왔듯이, 서울의 여성들 또는 남성들은 자신의 얼굴을 변형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코너아트스페이스가 위치한 성형외과라는 공간적 조건을 오렌리는 의식적으로 받아들인다. 성형외과 의사가 수술 전 환자의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이를 칼로 자르고 꿰매는 행위는 앙리 마티스의 CutOut 작업을 복원하는 과정과 오버랩된다. 마티스의 작품 < 앵무새와 잉어 Parakeet and the Mermaid (1952)> 는 1996년부터 2년간 암스테르담의 스테들릭 미술관(Stedelijk Museum)에서 복구작업을 진행하였고, 전 과정을 관람객이 이 과정을 관람할 수 있게 하였다. 오렌리는 전시장의 커다란 윈도우에 마티스의 작업을 가져와 작품의 채색된 부분들은 제거한 채, 흰 배경만을 남긴다. 벗겨진 투명한 부분들 사이로 실내에 설치된 포화상태의 헐떡이는 서울이 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서울을 대상으로, 그 내면을 추측한다고 코너아트스페이스의 양지윤 디렉터는 말한다.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영혼 찾기
서울이라는 메트로폴리스에 살아가는 우리는 도시 “소울/서울”은 현실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가. Seoul과 Soul을 이용한 크로스워드 퍼즐 설치 작업이다. E를 빼면 영혼이 된다는 ‘서울’의 영문명을 통한 언어적 유희를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를 조망한다. 자본의 끝없는 축적의 일부분이 된 서울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도시가 제공하는 심리적 물리적 요소, 우리는 도시 콤플렉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도시화된 미래를 발견하는 형태는 도시라는 괴물의 영혼이 갖는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지점이 된다.
터키 태생의 파렌틴 오렌리는 두 개의 다른 이슬람의 유파 사이에서 태어나고 암스테르담과 이스탄불에서 살면서 경계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는 시, 사진, 드로잉, 영상 설치작업 등 다양한 장르를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오렌리는 게리트 리엣펠트 아카데미를 졸업하고(1998), 라익스 아카데미(2001)를 비롯한 이스탄불, 중국, 유럽, 뉴욕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Royal Painting Prize(2000)과 ABN AMRO Art Prize(2004) 수상한 바 있으며, Sculpture Center (뉴욕), MuHKA (안트워프), Platform Garanti(이스탄불), ExtraCity (벨기에) 등에서의 전시에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