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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갤러리 기획 구성연 사진展-모래
광고/그래픽/편집 마감

2004-05-19 ~ 2004-06-01


모래

-행사명:덕원갤러리 기획 구성연 사진展
-장소:덕원갤러리 5층 Dukwon Cube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문의:Tel. 02_773_7771



구성연 작업의 최종 결과는 분명 사진인데, 그것을 온전한 사진으로 분류해도 좋을지 사실 내겐 확신이 없다. 그의 사진은 거두절미한 채 이미지로서 말을 걸었던 저간의 사진들과 아무래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중곡예처럼 연명하고 있는, 구성연의 우아한 모래 조각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을 ‘만들고 앉아 있었을’ 그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넋이 나가는 한편 미소를 짓게 된다.



그의 조각들은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는 중환자 같다. 돌과 청동으로 만들어진 조각들의 완강함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누구든 그렇게 느낄 것이다. 저기에 ‘손대지 마시오!’ 따위의 경고문은 소용도 없다. 섬약하고 촉각적인 저 형태의 유일한 지주-수분이 증발하고 나면 손을 대든 말든 형상은 사라지고 말 테니까.
 


 그의 모래 조각은 현상소에 사진을 찾으러 가기도 전에 이미 바람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그렇듯 모래 조각의 일생은 사람의 생보다 짧고, 최후 또한 극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래 조각은 존재의 증명이자 부재의 증명인 사진의 이중성을 천하에 공개하는 데 가장 어울리는 피사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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