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간: 2009. 11. 07 – 2010. 02. 12
오프닝: 2009. 11. 06 금요일 6pm
< Work No. 673> 공연: 2009. 11. 06 금 6pm – 7:40pm, 연주
작가와의 대화: 2009. 11. 06 (금) 3pm-4:30pm, 아트선재센터 B1 아트홀
참여방법: 선착순 250명 이메일 신청 : press@samuso.org (이름, 연락처, 소속 기재)
관람 시간: 11am ~ 7pm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 설명: 화요일-일요일 오후 2pm, 3pm, 4pm, 5pm 일일 4회 진행
2001년 < Work No. 227: The lights going on and off> 로 터너상을 수상한 마틴 크리드는 최소한의 작업으로 최대한의 사유를 이끌어내는 영국의 개념미술 작가이다. 과장스러운 동시대 시각문화에 반하는 특징으로 세계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마틴 크리드는 2008년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서 “달리기”를 < Work No. 850> (running)으로 선보여 또 한번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작가는 1990년대 초부터 개념적인 엄격함과 감동적인 단순함을 동시에 지닌 작업을 발전시켜 왔다. 그의 작품에는 전복적인 위트와 함께 강한 개념성, 단순한 형태적 특징이 나타나는데, 작품제목을 모두 “Work No. _ (작품 번호 _)”로 표기하여 물질적 가치를 일률화시키고 있다.
마틴 크리드 작업의 중심 주제는 예술자체의 본성, 예술과 리얼리티의 관계, 삶과 예술에의 몰두이다. 또한 그는 흥미롭고 유동적인 방식으로 경계를 넘나들며 탐구한다. 삶의 반복되는 일상처럼 예술 또한 그 안의 과정(process)으로서 작업이 진행되며, 작가는 불확실한 실험으로 모순된 양면적 가치를 균형적으로 대치시켜 보여 준다. 균형에 대한 개념은 작가의 작업전반을 잇고 있는데, 여기에 역설을 내포함으로써 유머가 담긴 리얼리티를 제시한다. 즉, 아무것도 아님(nothing)과 동시에 무엇인가(something)를 보여주고 있다.
마틴 크리드가 자주 사용하는 레디메이드와 규칙성은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보편화된 관찰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방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일상적인 물건이나 행위들을 제재로 작업하는데 네온사인, 빈 박스들, 구겨진 종이, 소리 등이 재료가 된다. 선인장을 높이의 순서에 따라 배열하거나 부피에 따라 종이 상자를 쌓고, 각목이나 합판이 일정하게 쌓아 올려진 작업, 선을 긋는 반복적인 작업 등에는, 하나의 사물을 반복적으로 배열하는 단순한 방식을 통해 그 과정이나 변화를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결과에 주목하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그렇게 함으로서 관람객들이 익숙하면서도 쉽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 Work No. 890: DON' T WORRY> 는 코너에 각기 배치된 ‘DON’T ‘와 ‘WORRY’가 네온의 형광 노란빛에 의해 강조되어 단순하지만 강렬한 의미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하나의 상투적인 문구로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두 부분으로 분절되어 설치됨으로써 역의 상황을 강하게 떠올리게 하는데, 즉 ‘DON’T ‘는 지금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든지 더 이상 하지 말라는 금지의 표현이고, ‘WORRY’는 걱정스럽고 염려되는 현재의 상황을 인지하게 하고 환기시킴으로써 작가의 삶과 예술에 대한 개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접었던 종이를 펴서 만든 작업인 < Work No. 934> 에서 처럼 작가는 하나의 작업을 만드는 행위를 하자마자 다시 해체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작가 스스로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는지, 또는 올바른 작업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함, 나아가 규정과 정지에 대한 회의적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아트선재센터 한옥에 설치되는 < Work No. 160: The lights going on and off> 는 조명이 반복적으로 켜지고 꺼지는 상황을 통해 양면성을 그대로 노출시키는데, 이는 그가 자주 사용하는 제재인 음악의 리듬에 비유될 수 있다. 이 외에도 한 쌍의 작은 오브제인 종 모양의 < Work No. 381> 역시 동일한 사물의 양면, 즉 전시장 벽 모서리에서 작게 튀어나와 있거나 들어가 있는 모습으로 일종의 균형상태를 이룬다.
작가에게 미술과 음악은 하나로서, 음악을 시간적 과정 을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매체로 선택하여 일상과 예술이 하나되는 순간을 만들어 낸다. 이번 마틴 크리드 개인전 오프닝에서는 < Work No. 673> 이 공연된다. 미술과 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으로서, 지휘자와 18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최저 음을 내는 베이스 드럼에서부터 가장 높은 소리를 내는 파트까지 악기의 크기에 따라 일렬로 배치되어 작가가 작곡한 단순한 악보를 반복적으로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