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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된 욕망의 기호”展
미술

문의요망

마감

2009-11-05 ~ 2009-11-26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seogallery.com


: 583?5612
FAX : 523?6606
Homepage : www.seogallery.com /
E-mail : seogallery@naver.com


전시 소개

세오갤러리가 선정한 2009년 다섯 번째 영아티스트 송영희의 “바느질된 욕망의 기호”展을 개최합니다. 송영희는 인조가죽이라 불리는 PVC스폰지를 캔버스처럼 이용하고, 붓 대신 바느질로 작업을 합니다. 이 독특한 소재와 바느질을 통해 기계문명과 디지털 정보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욕망을 숫자, 시계, 체스판 등으로 표현하면서 비판과 희망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붉은 바탕 위에 체스판 무늬의 천 조각과 시계, 숫자와 손이 등장하는 < 빼어날 數> 시리즈는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를 기호로 상징하거나 조합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젊은 여성과 화투에서 나온 꽃들이 등장하는 < 즐거울 落> 시리즈에서는 이 시대를 경험하는 대표적인 역할로서 작가를 상징화한 작업들입니다. 상처받고 한낱 숫자에 메여 소외되어 고립감을 느끼게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화면에 드러내는 동시에, 한땀 한땀 정성스런 바느질로 그들을 치유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PVC스폰지이라는 특이한 재료 위에 고운 손바느질로 느리고 꼼꼼한 작품세계를 다져가고 있는 송영희 작가에게 많은 격려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전시 구성

2층 전시장 - 총 16점 / 윈도우 갤러리 - 3 점




바느질된 욕망의 기호 김미진(예술의전당 전시예술감독, 홍익대 미술대학원부교수) 갑작스럽게, 길에 커브, 선회해야 할 지점이 나타난다. 어디론가, 현실의 장면 즉 게임의 규칙, 모든사람이 의지할 수 있었던 견교한 기둥이 있었던 장면이 사라졌다
(장 보드리야르)


송영희는 캔버스위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대신 가죽과 바느질을 사용하여 표현한다.붉은 바탕위에 체스판 무늬의 천 조각과 시계, 숫자와 손이 등장하는 < 빼어날 數> 시리즈는 작가만의 이 세계를 보는 기호로 상징되어 조합되어 구성된 작업들이다. 텅 빈 빨간 배경은 욕망의 현실세계를 상징하며 숫자판 없는 시계와 체스판에 흩트려져 있는 숫자는 의미 없이 존재한다. 법칙과 규율의 체스판은 마치 천 처럼 주변의 환경에 의해 휘날린다. 그녀가 선택한 이미지들은 명과 암의 이분법만 존재하는 아주 단순한 형태로 기계화에 의한 극도의 상징을 의미하고 있다. 이것은 빼어날 秀 와 셈 數의 의미를 덧붙여 < 빼어날 數> 라는 반어적이며 이중적 의미를 가진 제목과도 연결된다.


인조 가죽위에 강한 명암을 드러내며 이미지를 드러내는 형태는 감성이 아주 메말라 보여 소통을 가로 막는 벽처럼 느껴진다. 송영희는 바느질의 행위를 통해 자신을 이 세계와 소통하려하나 그 역시 강한 물성에 빨려 들어가 버린다. 촘촘히 규칙적인 땀새는 물성에 맞서기보다 더욱 드러내는 역할을 하여 작품은 마치 생산품처럼 보이게 된다. 또 다른 작업 < 시계> 에서는 많은 수가 엉켜 있거나 흘러내리며 시계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 바느질은 작업에 대한 아날로그와 여성성의 정체성을 나타내며 자신의 행위를 확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마치 보드리야르의 주장처럼 여기에서는 대상의 세계에 굴복한 것처럼 보인다. 이 세계는 점점 더 인간이 만들어 내는 사물과 대상을 닮아가며 스스로 주체에 대한 환상과 세계를 변화시키거나 통제하려는 시도는 소용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 < 시계> 에서는 우리가 만들어 놓은 욕망을 갖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가는 바쁜 현대인들의 시간을 텅 빈 흰색 바탕위에 많은 숫자를 가진 알아 볼 수 없는 시계로 표현하였다. 이 작업들은 수작업이 들어있지만 물성이 강하게 드러나 문명의 종말을 말하는 것처럼 아무런 미적 가치조차 가지지 못하는 절망감을 준다. 다른 작업 < 즐거운 落> 시리즈는 아직 감성적 표현이 남아 있다.


< 머리> 는 흰 가죽 바탕위에 양 갈래의 머리를 잡고 비명을 지르는 젊은 여성과 화투에서 나온 국화꽃이 있고, < 소음> 에는 장미꽃과 소리로 상징되는 기호들 그리고 귀를 막고 괴로운 표정을 짓는 젊은 여성이 있다. 이 작업들에 등장하는 여성은 작가자신으로 이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의 대표적 역할을 상징한다. 작가는 현실적 눈높이를 가리는 도구로 안경을 쓰며 가벼운 물질의 세계를 쫓는 외부세계에 대해 머리를 뜯거나 귀를 막고 비명을 지르며 안간힘을 쓰며 저항하고 있다. 화투에서 나온 꽃은 너무나 당당하게 물성을 드러내며 그 존재를 드러낸다. 그러나 이 작업들은 또 다른 사회학적 해석을 가져온다. < 머리> 를 잡고 있는 손과 귀를 막는 손은 작가의 육체에서 연결된 것인지 다른 자의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것은 타자에 의해 귀 막음과 머리채의 잡힘이란 사회에서의 왕따를 당하는 인물도 암시하고 있다. 송영희는 아직 이 작업에서는 이 사회에 대한 희망과 회복을 제시하고 있다. 조형 면에서도 머리 부분의 흰 색실로 된 유동적 인선들의 표현과 실루엣의 자연스러운 부분에서 과거 아날로그적 감성이 존재하며 의미를 부드럽게 드러낸다. 송영희는 가죽과 PVC스펀지, 바느질이라는 새로운 재료를 찾아내어 발달하는 기계문명과 함께 점점 더 허상을 쫓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실험하며 작업하고 있는 젊은 작가다. 송영희는 앞으로 개념과 형상의 감각을 더 응용하고 탐구하면서 자신만의 독창적 스타일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기대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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