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zandari    

전·시·초·점

1.  선선한 가을 향이 가슴 한 켠으로 작은 동요를 일으키는 이때, 국내외 참신한 작가들을 발굴·지원하고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gallery zandari가 준비한 9월의 전시는 산수유람기 展 이다. 

2.  2009. 9. 24 부터 10. 31까지 한 달여 간 진행되는 산수유람기 展은 산수(山水)를 소재로 하여 작업하는 5명의 젊은 작가 김 보민 , 김윤재 , 임선이, 조인호 , 진현미 가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등의 다양한 기법을 이용하여 각각이 바라본 산수의 인상과 경험을 한편의 유람여행처럼 엮어낸 전시이다.

3.  우리는 산수(山水)란 단어에서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아마도 대개는 동양화에서 흔히 보여지는 한지 위에 먹으로 스며든 아련한 산들의 겹들과 이들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물의 곡선 내지는, 서양화에서 구름이 두둥실 떠가는 하늘 아래 푸른 산들과 파란 강 혹은 바다가 조화로이 펼쳐지는 화면을 떠올릴 것이다. 알게 모르게 이렇듯 산, 바다, 강, 나무, 하늘 등의 자연 요소가 어우러진 산수의 이미지는 시대를 거슬러 고정된 이미지의 틀로 우리의 머리 속에 자리하고 있다.

4.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도심 속 산수풍경의 실제는 어떠한가? 많은 사람들과 자동차, 고층 빌딩들로 북적대는 복잡한 도시에 산수의 정경 찾기는 의아한 물음처럼 들리지만, 우리 주변에서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복잡한 출근길에 매일 가로지르는 강, 무심히 내다본 창 밖으로 아스라히 보이는 산처럼 도심빌딩 숲 사이로 얼굴을 내비치는 산과 강은 도처에 산재해 있다. 이러한 주변의 산수를 우리는 다리를 지나며 강을 내려다 보고, 건물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며, 창가에 기대어 먼 산을 바라보며 깨닫게 된다. 본 전시 산수유람기전은 너무나 친숙해서 인식하기 새삼스러운 또 이렇듯, 주로 보는 행위를 통해 인지하게 되는 오늘의 산수를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하여 작가와 관람객이 산수를 노니는 유객이 되어 전시장에 새로운 산수화를 그려본다.

5.  5명의 작가들은 개개의 시선으로 담은 산수를 전시장 곳곳에 저마다의 산과 물의 길로 채색한다. 평범한 얼굴두상 위로 머리카락 대신 산수절경을 채워 만든 김윤재 의 산수조각은 머리 속에 혹은 마음 속에 그려보는 산수를 가시화한다. 김보민 은 종이와 모시에 수묵으로 산수를 채색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라인테이프로 현대의 이미지를 그려 넣는 혼재된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 직선과 곡선, 채색과 붙이기 등의 대비적 요소들이 어우러지는 오늘의 산수를 만든다. 푸른빛으로 둘러싼 산수절경의 이미지를 뒤엎는 임선이의 붉은빛 산은 지형도의 등고선을 수천 장의 종이로 오려내 한 장 한 장 켜켜이 쌓아가는 손으로 오르는 산수를 만든다. 이는 축척의 과정과 변이의 가능성을 통해 무한한 산수공간으로 확장된다. 옛 화집을 열어보듯 수묵에 베어 든 산수풍경이 광활하게 펼쳐지는 조인호의 산수화는 한눈에 포착된 카메라 속 경치가 아닌 작가 개인의 실제적 체험을 따라 이동하는 산수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작가가 이동하는 시공간의 발자취를 시선으로 쫓게 만드는 산수유람을 선사한다. 개개의 투명 필름 위에 그려진 산봉우리들을 늘어뜨려 층의 겹으로 산의 중첩을 만드는 진현미의 설치작품은 겹이 되어갈수록 아스라히 멀어져 가는 산수를 눈으로 쫓고 체험하며 산에 오르는 여정을 제시한다.

6.  이렇듯 다섯 작가들이 그려놓은 산수의 흐름은 한 장의 산수화가 되고, 산수여행의 지도가 되며 전시장에 새겨진 한 편의 산수유람기가 된다. 선선한 바람이 우리를 밖으로 떠미는 가을, 산수가 가져다 주는 마음의 여유와 눈의 충족을 만끽하며 이 산수유람에 당신과의 동행을 권해본다.

참여작가 및 작품소개

김보민

덕성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덕성여자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전공 석사졸업

The Settlement(두아트갤러리, 서울, 2006)의 개인전과 Double Fantasy(마루가메시 이노쿠마 겐이치로 현대 미술관, 가가와, 일본, 2009), 헬로우 묵지빠Ⅱ(헬로우뮤지움, 서울, 2009), 배를 타고 가다가(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8), Fast Break(PKM갤러리, 베이징, 중국, 2007), 또 다른 집(카이스갤러리, 홍콩, 중국, 2007),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175갤러리, 서울, 2007), 산수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2007) 등 단체전 다수.

김윤재

경원대학교 미술대학 환경조각과 졸업

산수조각(호기심에 대한 책임감, 서울, 2009)의 개인전과 접점들(갤러리 정미소, 서울, 2009), Peep!(송원아트센터, 서울, 2009), 서교육십2009 인정게임(갤러리상상마당, 서울, 2009), 내일을 향해 쏴라(대안공간 충정각, 서울, 2009), Smile Smile Smile(갤러리 고도, 서울, 2009)의 단체전.

임선이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학과 석사졸업

Trifocal Sight II(관훈갤러리, 서울, 2008), Into Drawing 6 “부조리한 풍경: Trifocal Sight”(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서울, 2008)등의 개인전과 포토코리아2009 "슈팅 이미지"(코엑스, 서울, 2009), 난지3기 오픈 스튜디오(난지 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2009), 2009인천여성비엔날레 “가까이 그리고 멀리”(인천 아트 플렛폼, 인천, 2009), 제9회 포토페스티벌 “What is Real?”(가나아트센터, 서울, 2009), Fusion 304(그림손 갤러리, 서울, 2009), 모호한 층/애매한 겹(갤러리 룩스, 서울, 2009) 등 단체전 다수.

조인호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서울대학교대학원 동양화과 석사 졸업, 동대학원 동양화과 박사과정 재학

백의산수(白衣山水)(관훈갤러리, 서울, 2007), 해후(邂逅)(노암갤러리, 서울, 2008)의 개인전과 한국화회 42회전(조선일보갤러리, 서울, 2009), 2009 회화 그 표현의 中界(상상국제미술관, 북경, 중국, 2009), 2009 회화 그 표현의 中界(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2009), 자연 속으로 여행하다 - 김은주 , 조인호의 첫 번째 홍콩전시(신화갤러리, 홍콩, 중국, 2009), 다섯 개의 점 - 충무갤러리 젊은 작가 지원 프로그램(충무갤러리, 서울, 2009)

한국화회 41회전(조선일보갤러리, 서울, 2008) 등 단체전 다수.

진현미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4th 겹-사이사이 The Layer-Space, Interval, Distance Apart, Relation, 청년작가조망전 우수작가초대전(갤러리 올, 서울, 2006), 3th 겹- The Layer-신 독립선언문(Space Peace, 서울, 2006)의 개인전과 헬로우 묵지빠(헬로우뮤지움, 서울, 2009), 마법에 걸린 미술관(김해문화의전당, 김해, 2009), 단원미술대전 선정작가전(단원미술관, 안산, 2008), 창원 아시아미술제(성산아트홀, 창원, 2008), 오늘로 걸어나온 겸재(아람미술관, 고양, 2008),雅墨同人전(백악미술관, 서울, 2007) 등 단체전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