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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선 기획전
미술

없음

마감

2008-07-09 ~ 2008-07-15


전시행사 홈페이지
zeinxeno.mbillust.co.kr

gallery zeinxeno

정민선 _ 건방진 여자들의 풍경

금세기 뛰어난 여류 조각가 중에 우리는 니키드 생 팔을 잘 기억한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미술과 대중의 소통을 추구했으며, 동시에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여성의 페미니즘적 세계를 조형언어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정민선의 작품을 보면 여성적인 페미니즘의 세계를 보여준 니키드 생 팔의 향기가 난다. 물론 그녀의 자유로운 나나의 형상과 정민선의 여성적인 신체의 구성은 사뭇 다르며 출발도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조각들은 여성의 발언과 욕망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공통점이 있다. 정민선 작품 속의 여인의 이미지는 우선 일상생활에서 발견되는 약간은 건방지고 되바라진 여인 이미지가 중심이다.
그녀가 붙인 제목들은 하나같이 < 사춘기> , < 술 그리고 미> , < 좌대 위에서> , < 행복> , < 싸가지적 이미지> , < 정류장> , < 이중적 자아> , < 비너스> , < 힐> , < 셀 위 댄스> 등 담고 있는 메시지는 여흥적이며 퇴폐적 인상을 준다.
이처럼 다소 유혹적인 여성의 이미지가 정민선 작품의 가장 커다란 모티브가 되고 있다. 멋지고 늘씬한 다리를 드러내고 담배를 피우는 여자의 풍경이 있다. 명품을 걸치고 거리를 나서는 여인의 모습이 눈에 띈다. 힐을 크게 확대한 작품도 있다. 정민선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행하는 트렌드를 거리의 표정에서 찾아낸다. 마치 니키드 생 팔의 나나처럼 말이다.
그녀가 연출해낸 거리의 표정에서 만나는 여성은 생활의 느낌보다 섹슈얼한 여성신체 이미지가 강조 되어 있다. 여성의 신체를 오려낸 듯한 이중적인 표현과 대담하고 도발적인 자세로 담배를 피우는 여자들의 뻔뻔함. 그녀는 그것을 싸가지가 없다고 보는듯하다.
그것은 명백히 자유이다. 그녀의 작품은 당당함 넘치는 자유와 들이대는 듯한 여성의 도발성 사이를 오간다. 그녀의 작품을 제작하는 기법도 특별하다. 입체적인 조각이지만 스케치적인 묘사가 돋보인다. 스테인리스 판 위에 형태를 오려내는 드로잉적인 기법은 단편적지만 주제를 다루기에는 더 없이 간결한 형식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자유로운 형식을 통해 조화로운 여성의내면과 욕망을 상징적으로 결합한다.
최근 < 싸가지적 이미지> 연작을 통해 새롭게 몰입하고 있는 이 여성상들은 고전적인 의미의 여성보다 21세기의 모던한 여성 이미지에 더욱 가깝다. 이것은 정민선만의 경쾌하고 발랄한 나나들의 아이콘이다.
여자들의 표정을 주목해 보자, 한결같이 보란 듯이 뭐 어때 하며 건방진 포즈로 표현한다. 그녀는 다양한 일상적 제스처를 여성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전투적 이미지로 등장시키는가하면 스냅처럼 포착한다.
그녀가 만들어 낸 이 여성의 싸가지적 이미지는 사회적 통념에서 바라다 볼 때 위험하고 과시적이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날씬한 여성의 에스라인이 돋보이고, 신발에서 보이는 힐의 섹슈얼한 이미지이지, 우아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볼 수가 없다.
정민선의 작품에 주인공의 속성은 매력적이고 순수한 소녀가 아니라 유쾌한 에너지로 활기 넘치는 여자들이며, 당찬 옷차림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자극성이 있는 붉은 색깔의 여자들인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페미니즘적 여성은 감춰진 것이 아니라 여성적 감성을 바탕으로 창조한 유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형상이다. 나나의 여성성이 감춰진 구석이 없는 것처럼 솔직하듯이 그녀의 여성성도 과장보다는 진솔하다. 여자의 감추어진 욕망과 자유를 포기하지 않기에 더욱 그러하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조각을 보고 자신에게 숨겨진 본능을 발견하거나 내재된 메시지를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정민선은 많은 여성들이 느끼지 못하는 여성의 자유와 희망을 거리에서 꿈꾸게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목소리를 거리에서 만나는 많은 여성의 풍경으로 대체한다. 편견과 금기를 강조하는 이 시대의 지평에서 그녀의 작품은 한 여성 예술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와 흥미를 유발한다. 가볍고 그러나 톡톡 튀는 발칙한 여성들, 그러나 그들은 솔직하다. 우리는 그것이 인간의 속성이며 여성의 단편이며 또 다른 속성임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녀에 의해서.
김종근 미술평론가, 숙명여대 겸임교수

 

정 민선  jeong  min-sun


2003 개인전 (단원미술관) (인사 아트 프라자)



작품 소장

1991 면에서 공간으로 전계 (인하대)



수상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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