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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논’展
사진

문의요망

마감

2007-10-03 ~ 2007-11-05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gallery-now.com

1. 전시개요

■ 전시명 : 최수연 ‘논’展

■ 서울 전시
전시 기간 : 2007년 10월 3일(수)~10월 9일(화)
전시 장소 : 갤러리 나우(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2-13 성지빌딩 3층, ☎ 02-725-2930)
초대 일시 : 2007년 10월 3일(화) 오후 4시

■ 대구 전시
전시 기간 : 2007년 10월 29일(월)~11월 5일(월)
전시 장소 : 고토갤러리(대구시 중구 남산1동 2107-20, ☎ 053-427-5190)
초대 일시 : 2007년 10월 29일(월) 오후 5시


한국인의 삶 담긴 논에 대한 단상
최수연 사진전 ‘논’ 서울과 대구에서 개최

아름다운 자연과 소박한 농촌의 모습을 기록해온 사진가 최수연의 사진전 ‘논’이 서울과 대구에서 열린다. 서울 전시는 오는 10월 3일(수)부터 9일(화)까지 서울의 ‘갤러리 나우’에서, 대구 전시는 10월 29일(월)부터 11월 5일(월)까지 대구의 ‘고토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는 농민신문사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전원생활」의 사진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수연이 10여 년 동안 전국의 농촌 지역을 돌아다니며 찍은 논 사진 15점이 선보인다. 경북 의성에 있는 조부의 논에서부터 경남 하동 평사리의 다랑논과 전북 김제에 펼쳐진 광활한 논, 전남 완도 청산도의 보리밭까지 그는 전국 곳곳에 있는 논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논 사이로 길게 뻗은 길과 멀리 아스라이 서 있는 나무들, 바람에 물결치는 푸른 보리밭, 모가 심기지 않은 무논에 비친 코발트빛 산 등 그의 사진에서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논의 모습이 아니라 오랫동안 논을 지켜보며 관찰해온 작가의 남다른 시선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또 돌아가신 조부가 남긴 빈 논처럼 농사를 짓던 이들이 죽거나 떠나면서 버려진 땅에 남아 있는 논의 흔적을 담은 사진에는 작가의 안타까운 마음이 담겨 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그의 사진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벼의 싱싱한 생애와 오랫동안 그곳에서 벼와 함께했을 누군가의 몸과 그의 냄새, 버거운 관절의 놀림이 환영처럼 보이고 환청처럼 떠돈다. 사람은 부재하지만 결국 그 논은 농사짓는 이의 육체, 생애와 함께 지냈던 공간이다. 그의 사진은 논과 함께했던 한국인의 삶과 노동,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보여주는 셈이다.”
작가 최수연의 첫 전시회인 ‘논 사진전’은 한국인의 삶과 가장 밀접한 논을 소재로 한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 뿐 아니라, 농업․농촌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논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 서문 
최수연-평사리 들녘과 악양골 두렁논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
                            
 수평으로 길게 누운 논에는 벼가 물결처럼 출렁이고 뒤척인다. 대지에서 허공을 향해 수직으로 솟아 흔들리는 벼는 직립해 있거나 바람에 나부끼는가 하면 짙은 어둠 속에 뾰족한 싹으로만 자리하고 있는 등 여러 모습이다. 작물은 흙과 하늘에 의존하고 있으면서도 다분히 독립된 존재로 부감된다. 작가는 논의 육체성이랄까, 논의 살 내음 그리고 촉각성을 강조하면서 대지를 쓰다듬는다.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더러는 대지에 밀착해서 촬영했고 그에 따라 논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가온다. 가장 흔하게 보았던 대상이지만 시점이 달라지면서 논은 변화무쌍하고 매우 낯설고 새롭게 보이고 기록된다.
그렇게 찍힌 논들은 단지 시각적 정보로 머물거나 시각적인 경험에 그치지 않고 청각적이고 촉각적으로 다가온다. 보는 이들이 논의 존재를 다시 사고하게 하는 배려가 깔려 있고 한국 자연 풍경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논을 아름다운 풍경적 대상으로 전환시켜주는 편이다. 이 사진들이 지닌 이미지의 힘은 논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총감각적인 상상력을 유발한다. 대지를 박차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이 사진들은 논과 벼, 그리고 그것에 기대는 한국인의 목숨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을 곱씹게 한다.  

 그의 사진에는 여전히 농사를 짓고 있는 자취와 이미 버려져 묵논이 되어버린 풍경이 공존한다. 지금 시골은 농사를 지을 사람이 부재한 바람에 버려진 논, 비어 있는 논이 많다. 그 자리에 풀이 들어서고 꽃이 피어난다. 이제 무성한 풀에 덮인 그 자리가 논이었는지 밭이었는지를 구분할 도리가 없다. 다만 설핏 드러난 논두렁의 경계가 한때 이곳이 논이었고 농사를 지었던 곳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버려졌고 농사를 짓던 이들은 죽거나 농촌을 떠났을 것이다. 일정한 시간이 더 지나면 이런 희미한 경계조차 사라지고 논과 농사지었던 장소에 대한 추억과 역사는 지워질 것이다. 작가는 그런 논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움, 슬픔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혹시 그런 마음이 논을 기록하고 재현하게 한 동인이었을까?  

 더러는 갈아엎은 논바닥과 그 사이로 피어나는 꽃들도 보여주고 논의 경계와 그 사이로 난 긴 길을 하염없이 보여준다. 그 길과 논의 경계는 인간이 자연과 맺은 휴전의 자리 같다. 그 임계선을 따라 파종 이전의 단계에서 추수까지 벼의 한 생애와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 사진은 마치 보는 이들을 논 앞에 데리고 나선 듯하다. 그는 사진을 빌려 우리를 논으로 초대한다. 그것은 멀찍이 스쳐지나가듯 보는 경관이나 낭만적인 논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논 안으로 육박해 들어가다가 문득 저 멀리로 논을 내몰고 더러는 논과 그 주변을 다시 훑어나가는 전방위적인 시선으로 보게 한다. 

 농촌을 고향으로 둔 자들에게 땅이란 모든 기억의 원형이기에 그것은 단지 어떤 풍경으로 부감되기보다는 삶과 밀착되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거대한 덩어리로 다가온다. 최수연이 보여주는 논 역시 농경문화권의 보편적인 세계인식과 자연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추억, 논에 대한 향수, 현재 논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사진을 찍었다.  
시린 녹색으로 가득한 이 풍경은 사뭇 원초적이다. 이 원초성은 한국인의 땅과 논에 대한 문화적, 역사적, 심리적 해석에 기인한다. 논과 밭은 삶의 익숙한 풍경이자 목숨과 삶 그 자체였으리라. 아직도 그 논에서 떠나지 못하는 자들의 육신에 의해 재배되어 우리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따뜻한 흰쌀밥을 생각하면 눈물겹다. 산다는 것은 그 따뜻한 쌀을 자기 목구멍으로 밀어넣는 일이다. 그것은 숭고하고 눈물겹고 더러는 치욕스럽기도 한 일이다. 논과 쌀을 빼고 한국인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밥알을 흘리거나 먹다 남기면 어김없이 그 한 톨의 쌀을 만들기 위해 바쳐졌던 농사짓는 사람들의 고생에 대해, 쌀의 소중함에 대해 귀에 인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다. 

 최수연은 전국의 논과 그 논의 경계, 주변을 사진으로 틈틈이 담았다. 그는 자신의 카메라에 담은 논에 대해, 특히 평사리와 악양골 주변의 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악양골의 구석구석에 있는 논배미를 보면 살기 힘들었던 옛 시절을 짐작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지리산 골짜기를 찾아 산비탈에 만들어 놓은 다랑논은 힘겨운 삶을 살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평사리 넓은 들녘이나 악양골 구석구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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