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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을 걷다 - dream work 展
영상/애니메이션 마감

2006-12-29 ~ 2007-02-11


ㅇ 일정 : 2006년 12월 29일(금) - 2007년 2월 11일(일) (전시개막식 12월 28일 17:00)
ㅇ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1,2층 전관
ㅇ 전시부문 :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등 총 38점
ㅇ 참여작가 : 11명

12월 29일부터 2007년 2월 11일까지 45일간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전관에서 개최되는 <꿈속을 걷다> 展은 멀게는 고대미술로부터, 가깝게는 초현실주의 미술가들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꿈에 관한, 또는 꿈의 느낌으로 이해되는 작업들을 동시대 미술 속에서 조망해보고자 한 전시이다. 회화,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등을 다루는 작가 11인의 작품 38점이 전시된다.

하루의 약 3분의 1, 나아가 일생의 3분의 1 가까이를 잠으로 보내는 인간에게, 수면 중 경험하고 인지하게 되는 꿈 속 세계는 그 영향력이 현실의 삶 못지않다고 볼 수 있다. 비록 비현실의 공간이고 축적되는 역사는 아니지만, 그 순간만큼은 현실에서의 경험과 똑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스쳐지나간 이상한 경험’일 뿐인 꿈을 사람들은 두고두고 이야기하며 의미화하곤 한다. 그리고 그 해석은 종종 현실에서 유의미해지거나 개인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너무나 바쁜 현대인들이 하루 중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돌아볼 시간은 과연 몇 분이나 될까.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는 한, 꿈속에서 만나는 자아가 대부분일 것이다. 때문에, 정신없이 살아가는 가운데 꿈속에서 이상한 경험을 하거나 의외의 상황을 맞닥뜨리기라도 하면, 본인의 평소 생각이나 행동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꿈이란 잠재의식이 걸러지지 않고 숨김없이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의식적인 성찰보다 오히려 더 많은 힌트와 이정표를 제시해주기도 한다.

또한 꿈은 무의식을 재료로 끝없는 판타지를 만들어내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예술가의 창작 행위와 유사한 부분을 가지며, 실제로 미술을 위시한 예술의 흐름 안에서 꾸준히 소재화, 도구화되어오고 있기도 하다. 소망, 이상향을 나타냄과 동시에 공상과 상상, 무의식을 표상하는 ‘꿈’이란 단어에 내포된 다양한 의미처럼, 미술작품 안에서도 꿈의 개념은 여러 양상으로 드러난다. 무의식의 반영, 기원적인 성격 외에도,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초월의 공간인 꿈속의 상황들처럼 비논리적이고 낯선 느낌을 주는 작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꿈속을 걷다> 展은 꿈 속의 이미지를 표현하거나 꿈 속 같은 느낌의 화면을 연출함으로써 무의식 속의 판타지를 자아내는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작가들이 제시하는 이러한 상상력과 새로운 시선들은 기존의 세계를 초월하게 하고, 정해진 질서에 균열을 일으킨다. 지난밤 꾸었던 꿈속에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듯, 본 전시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가 현실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시각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찾고 현실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전시의 제목인 <꿈속을 걷다> 는 미술에서의 꿈의 이미지를 주목함과 동시에 걷는다는 행위의 사색적인 성격을 반영한다. 예로부터 철학자들이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길을 걸으며 사상을 키워나갔듯, 걷는 행위는 우리에게 보다 많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걷기보다는 뛰어야 하는, 뛰기보다는 차를 타고 달려야 하는, 바쁘고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본 전시가 잊고 있던 감성과 상상력, 자아에 대한 통찰을 일깨우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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