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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버린 기회가 주는 몇 가지 단상
기타 마감

2006-11-26 ~ 2006-12-14




1. 전시 제목: 번하드 마틴 (Bernhard Martin) 개인전_'지나버린 기회'(Verpasste Gelegenheiten)
2. 전시 기간: 2006. 11. 26~ 2007. 1.14
3. 참여 작가: 번하드 마틴 (Bernhard Martin)
4. 전시 장소: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
www.arariogallery.co.kr)


아라리오 천안에서는 오는 11월 26일부터 1월 14일까지 독일 작가 번하드 마틴의 개인전 <지나버린 기회 (Verpasste Gelegenheiten)>를 개최한다. 번하드 마틴은 독일 하노버 생으로 현재 베를린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 그의 작품은 회화, 조각, 그리고 오브제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이번 개인전은 그의 신작 회화 작품을 비롯하여, 거대한 설치 작품인 <어두운 방(Dark Room)> 등 총 5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지나버린 기회’는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지나쳐 버린 기회에 대한 후회, 혹은 ‘지나버린 기회’를 잡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 나지 않은 일에 대한 감사도 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지나버린 기회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열린 개념이다. 번하드 마틴은 예전부터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는 모든 오브제, 사진들을 종이 위에 붙여 ‘기억 속의 칩(memory chip)’ 으로 만들어 모아 두었다. 그가 수집하던 이미지들은1990년 그의 회화작업에서 나타나게 되었는데, 실제 나중의 작업에서는 그 원래의 원형에서 많이 왜곡된 추상적인 형태로 변형되었다. ‘지나버린 기회’는 이렇듯 작가에게 작품과정에서도 지나쳐버리게 되는 기억 속의 이미지들을 통해 재발견하는 새로운 기회이자 열린 가능성이다.
 
번하드 마틴은 독일의 거장, 시그마 폴케 (Sigmar Polke)의 뒤를 이어 대중 문화적 이미지를 차용하며 다양한 오브제들을 거침없이 이용하는 동시에 물감의 연금술을 이용한 우연적인 회화적 효과를 통해 진보적인 표현법을 탐구하는 작가이다. 최근 제네바 현대 미술관 MAMCO 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뉴욕의 PS1 및 해외 유수의 미술관 및 아트 센터에서 다수의 전시회에 참여 하였다. 1999년부터는 뉴렘버그 미술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작품들의 주제는 평범한 일상을 담는 것으로서 정물화, 풍경화, 자화상, 인물화 등 기존 장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적인 주제들은 기존의 회화적 언어들- 추상, 팝, 아상블라쥬, 미래파, 그래픽, 사진 등과 재조합 되면서 이질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 낸다. 낭만적인 요소들은 작가가 독일이나 스페인의 마드리드 등 보헤미안 (Bohemian)처럼 떠돌 듯 살아온 자신의 개인적 모습을 반영한다. 그의 회화 작품들은 마치 화려한 불꽃축제가 펑펑 하늘과 도시를 수놓으며 사라진 후에 남기는 조용한 아쉬움, 그리고 눈앞에 남아있는 황홀한 잔상들을 떠오르게 한다.

특히 시각적 이미지들의 총집합이었던 그 복잡한 회화 구조는- 브리콜라쥬 (Bricolage; 다양한 도구를 닥치는 대로 써서 만든 것) 형식을 이용한 3차원적 공간감을 더한 거대한 입체작업으로 완성하였다. 지난 17세기 카메라의 원형인 카메라 옵스큐라 (camera obscura; ‘어두운 방’이라는 의미)가 그 당시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원근법을 표현하는 새로운 장치가 된 것처럼 번하드의 설치 작품 <어두운 방(Dark Room)>은 2차원적인 시각적 요소들을 유리, 브론즈, 크리스탈, 메탈 등의 다양한 오브제들을 사용하여 21세기의 새로운 시각적 표현법 탐구를 통해 양산된 3차원적 결과물이다.



한편 그의 새로운 회화 작품 중, 도 조각난 파편들과 물감의 물리적인 요소를 이용 하여 2차원적 캔버스 위에 다층의 공간들을 형성하며 재료를 떠나 회화적 양식 그리고 아이디어의 혼합이 되어 버린 브리콜라쥬의 형식을 보여준다. 또한 이들 작품에서 보여지는 인물과 추상 이미지의 결합은 그의 기존 작들에서 지속적으로 추구되었던 표현법이기도 하다.
에서 폭발음이 들리는 듯 조각난 공간들과 거친 표면들, 에서 에어브러쉬로 표현된 마네킨과 같은 나체의 여인과 회화적인 배경은 서로 대비되며 추상과 구상 사이의 혼란스런 간격을 회화의 물리적인 요소들로 결합하고 있다.
번하드 마틴의 ‘지나버린 기회’는 새로운 현대 미술의 표현법을 탐구하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복잡하게 얽혀진 현대 문명과 범람하는 대중매체들 속에서 도피되어야 할 현대인의 모습들을 떠오르게 한다. 이번 번하드 마틴의 개인전은 New German Painting의 대표작가가 현대미술에 있어 열린 가능성이란 무엇인지 가늠하는 방향을 모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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