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갤러리쌈지]백경민 Circularities 展
패션 마감

2006-05-31 ~ 2006-06-12


현대의 공예가들은 실용적인 쓰임을 위한 제작과 작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작품 제작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모든 생활 용품이 기계로 생산됨에 따라 기존의 공예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 등을 표현하는 조형 언어의 형태와 쓰임에 초점이 맞추어진 디자인의 형태, 그리고 전통적 수공 생산의 형태 등으로 세분화, 다양화되었다. 이에 수많은 공예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고민하게 되고 자신의 길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한 예술가가 가지는 조형적 역량은 무한하기 때문에, 그러한 역량을 조형 작업과 디자인 작업으로 제한하기보다는 다양한 방향으로 응용하여 표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갤러리 쌈지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하면서 기하학적 형태를 이용하여 풀어나가는 백경민의 Circularities展을 기획한다. 원반형이라는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하여 양면성을 표현한 조형물과 그것을 응용, 변형하여 제작한 쥬얼리 디스플레이 소품을 함께 접하게 될 것이다. 전시소개 백경민은 왼손잡이 이다. 대부분의 도구, 기계들이 오른손잡이 위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왼손잡이인 작가는 그러한 도구의 사용법을 배울 때 추가적인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한다. 즉 보여지는 이미지를 머리속에서 데칼코마니 하듯 좌우를 바꿔 시뮬레이션하고 그것을 토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모든 일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머리속에서 재해석해야 하는 일에 익숙하기 때문에 백경민은 자연히 개인과 사회, 그리고 사물이 가지는 양면성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양면성에 대한 관심을 백경민은 단순하고 전달력이 빠른 기하학적 형태를 이용하여 조형적 형태와 쓰임이 있는 제품의 형태로 표현한다. 두 작업을 함에 있어서 다양한 기하학적 형태 중, 정면은 원이고 측면은 날이 서있는 뚜렷한 양면성을 가지는 원반 형태가 자주 등장 함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 할 수 있다. 조형 작업에 있어서 백경민는, 간결하고 직설적인 기하학적 형태를 이용하여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시각적 충격이나 빠른 감동, 함축적 표현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즉, 기하학적 형태, 원반형을 선택하여 개체를 조합, 나열,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작업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원반형은 보는 방향에 따라 느껴지는 느낌이 크게 다른 형태이기 때문에 약간의 크기 변화와 함께 개체를 결합하거나 쌓음으로써 다양한 미적 효과를 유발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작업한 백경민의 작품은 보는 이를 압도하는 절제미와 단순함 속에서의 미묘한 리듬감이 있다. 또한 일체의 장식성이 제거되어 가장 단순한 요소로 환원시킨 형태이기 때문에 순수하고 명쾌한 느낌을 주며 그 간결함 속에서 작가는 양면성이라는 함축된 의미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전달 할 수 있게 된다. 백경민은 이렇듯 자신의 생각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조형작업과 더불어 그것을 응용, 변형시켜 쓰임이 있는 것을 디자인 한다. 한 예술가가 가지는 조형적 역량은 무한하다. 백경민은 그러한 역량을 토대로 조형작업과 디자인 작업을 함께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두 작품은 기하학적 형태, 원반형을 주로 이용하여 깔끔하고 간결하며 강한 느낌이 느껴진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하지만 표현형식에 있어서 하나는 조형의 언어로 다른 하나는 쥬얼리 장식소품이라는 제품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측량의 수단으로 등장한 기하학적 형태는 인테리어, 건축, 미술, 디자인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시각 전달 매체의 기호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기하학적 요소가 가지는 조형적 특성을 이용하여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쥬얼리 장식소품과 작가의 생각을 무의식 중에 반영하는 조형물로 기획 했다. 기하학적 형태를 통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작가의 목표와 그 변형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쓰임새 있는 제품을 생산하려는 두 측면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도예의 다양한 변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갤러리스트 이상미

facebook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