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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현대 미술과 만난 전통 음악

2010-12-16


정가(正歌)는 노래로서의 정악(正樂)으로 가곡과 가사, 시조를 말한다. 정가의 ‘정(正)’은 만물을 바르게 만들고 정화시키는 것을 중요시 하는 것으로 정가는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이기도 하다. 전통 성악곡인 정가는 지난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정마리의 정가, 이수경의 헌신’은 현대 미술과 전통 음악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전시와 공연이다. 작가 이수경과 여류 가객 보컬리스트 정마리가 함께 한국의 전통 ‘정가’를 재해석하는 실험적 형식의 전시로 예술 형식을 시각예술로만 획일화하지 않고 타 장르인 음악을 동시에 제시, 같은 공간 속에서 시각예술과 청각예술을 서로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현대미술의 정수를 예민하고 재치 있게 담아내는 이수경 작가에게 정마리 보컬리스트의 정가 공연은 가장 영적이면서도 아름답고 신비로운 예술의 경지였다. 이 순간이 바로 두 예술가의 작업이 합일화되는 지점이다. 이들은 이러한 배경을 통해 숭고한 경지의 예술형식을 창조하고자 하는 영감을 얻게 됐고 서로의 에너지가 발산되고 혼합되면서 만들어 내는 또 다른 형식의 제 3의 창조물을 드러낸다. 전시가 열리는 무대이자 공간은 정마리 보컬리스트에 대한 이수경 작가의 무한한 존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정마리 보컬리스트는 기생이 즐겨 불렀던 정가를 공연하는데 이를 통해 현세의 성격을 반영하는 1층 공간과 종교적 감흥을 기반으로 변형된 2층의 영적인 공간이 특징적으로 구분된다.
전시장의 1층 공간은 순수하게 노래를 위한 공간으로 시각 효과를 극대화하고 가장 최적화 한 연구의 결과물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한 시간 동안 공연이 펼쳐지는데 어두운 공간 속, 좁은 통로형 구조의 무대만이 환하게 시각화된다. 이러한 연출은 공연자를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번역된 도자기’ 시리즈를 통해 버려진 것들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보여주는 이수경 작가는 ‘매일 드로잉’ 시리즈를 통해 즉흥적인 감흥을 기록한다. 정마리 보컬리스트의 정가, 불교의 범패음악, 그레고리안 성가 등을 매일같이 들으며 완성한 드로잉 180여 점은 2층에서 전시된다. 관람객은 드로잉을 감상하며 작가가 들었던 음악도 경험하게 된다.

상호간 돋보이는 다양한 예술 형식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혼성화된 현대예술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2010년 아르코미술관 전시기획안 공모에 당선된 이 전시는 윌링앤딜링이 기획했으며 아르코미술관에서 18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열린다. 전시기간 중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각각 오후 6시와 3시, 50분간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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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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