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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당신에게 책은 무엇입니까

2010-11-10


인터넷이 발달하고 웹이 보편화된 현대사회에서 책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혹자는 종이로 만들어진 책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도태될 것이라고 했고,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으로 텍스트를 다운로드받아 책을 읽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지만, 여전히 책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주고 있다. 정보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그 어떤 힘.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작가 임수식은 책을 담는 작가이다. 책꽂이에 가득 꽂힌 책 말이다.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기도 하지만 어지럽게 쌓여있기도 하는 책들을 보며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책은 우리에게 앎을 주지만 작가가 말하는 것은 그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리저리 쌓여 좁은 틈을 메우고 있는 책들은 어쩌면 거창하게 포장되어지는 앎을 넘어서는 것인지도 모른다. 앎을 넘어 책을 통해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기억과 추억, 그리고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같은 것들이다. 일상적이고 소소할 수도 있으며 호화롭고 화려할 수도 있는 책들 속에는 그야말로 말로 다 할 수 없는 내용들과 감정들이 담겨있다.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과 책, 그 사이에 있는지도 모른다. 공간감을 극대화시키는 그 틈 사이, 그 구석의 깊이는 마치 책의 깊이만큼 커 보인다.
책은 종이로 만들어진다. 수많은 글자들이 적힌 종이들에는 종이와 문자, 정보 그 이상의 것이 담겨있다. 수많은 땀방울과 고뇌까지도.


책과 함께 어우러지는 파일 홀더와 CD케이스 등은 변화된 이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반짝거리기보다 온화하게 전달되는 이미지들은 변화된 현재를 시사하는 것이 아닌, 과거와 현재 모두를 그저 아름답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뜻하는듯하다.
우리는 작품을 보며 무엇인가를 찾아내려고 두리번거리며 스스로에게 자문할 것이다. 무엇을 보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얻었는지.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것은 책꽂이의 책뿐이 아니다. 그가 담은 책들 사이에서 발견하는 것은 결국 감상하는 자, 그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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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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