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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이태원 주민일기

나난 외 8인 | 2011-03-23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이태원 역에서 내려보자. 이국적인 언어로 쓰인 간판들, 국내 굴지의 광고회사, 이슬람 사원, 유명 미술관이 얽히고 설킨 듯 공존하는 이 곳을 아티스트들이 사랑해 마지 않음은 물론이다. 북노마드가 발간한 신간 ‘이태원 주민일기’ 또한 이태원을 사랑하는 젊은 아티스트 9인이 기록한 생활일기다. 이들은 9명의 이태원 주민들은 각자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태원을 사랑하는 법’을 하루하루 풀어나간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윈도우 페인팅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나난은 이태원 길가에 솟아난 작은 풀들에게 화분을 그려주는 ‘나난 가드닝’을 했다. ‘네이버, 해피 에너지’의 사진작가 장진우는 신청을 받고 지인의 집을 찾아가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 ‘움직이는 식당’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메이크업 아트스트 홍민철은 이태원 패밀리마트 앞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여자친구와 함께한 지난 1년 간의 데이트 현장을 회상하며 검증했다.




박길종은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할머니들과 경쟁하며 하나 둘씩 모은 폐자재를 쓸모 있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웹디자이너이자 사운드 아티스트인 목정량은 ‘친환경 홈페이지’를 표방하며 이태원 주민들에게 개인 홈페이지를 분양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진작가 사이이다는 흰색 천 한 장으로 스튜디오를 만들어 방문객들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맞춤 양복 디자이너 곽호빈은 자신의 고객들을 이태원의 명소 앞에 세워 그들의 스토리를 소개하고, 차세대 명창으로 떠오르는 황애리는 이태원 주민들에게 판소리 한 소절을 가르치는 ‘판소리 에듀케이션’ 선생님이 되었다. NHN의 공간 기획과 도서 기획자로 일하는 이해린은 ‘퇴근길 기자’라는 이름으로 이태원의 평범한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처럼 9명의 아티스트들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으로 이태원을 사랑하고 즐기며 이웃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스쳐 지나가는 풀을 장식해주고, 낯선 이의 인생 스토리를 들어줄 수 있단 말인가? 블랙 앤 화이트의 멋진 맨션보다 열릴 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대문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지는 기분. 이 책을 읽고 있자면 그런 기분이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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