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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Coreanity’ 리드할 차세대 황금손 누구?

2006-09-26


취재 │황유희 기자 (sarommy@fashionbiz.co.kr)

전세계적으로 ‘코리아니티(Coreanity)’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이제는 ‘코리아니티’ 열풍을 이어갈 차세대 주역을 키워나가야 할 때가 됐다. 특히 백&슈즈 조닝에서는 독창적이고 패셔너블한 스타일로 꾸준히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실력파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전세계적으로 ‘코리아니티(Coreanity)’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을 넘어 세계로 향한 패션 브랜드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미 「MCM」이 성주그룹(대표 김성주)의 인수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재탄생되는가 하면 헐리우드 셀러브리티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Y&Kei」 등 ‘코리아니티’ 열풍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코리아니티’ 열풍을 이어갈 차세대 황금손을 키워나가야 할 때가 됐다. 특히 ‘짝퉁’과 카피가 난무한 백&슈즈 조닝에서는 독창적이고 패셔너블한 스타일로 꾸준히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실력파들의 활약이 속속 눈에 띈다. 이미 알게 모르게 해외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굳히고 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제 검증된 실력을 발판으로 갓 날개짓을 시작한 이들도 있다. 과연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를 탄생시킬 차세대 황금손은 누구일까.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는 가인엔터프라이즈(대표 조명숙)의 「스토리(Stori)」를 전개하고 있는 조명희 실장이다. 국내에서 가방브랜드인 「스토리」를 얘기하면 갸웃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브랜드. 전세계 15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런던의 ‘리버티백화점(Liberty)’ ‘톱숍(Topshop)’ 미국 LA ‘앤스로폴로지(Anthropologie)’ 뉴욕 ‘버브(Verve)’, 두바이의 ‘부가티(Bugatti)’ 모스코바의 ‘레이드부티크(Lide Boutique)’ 등 유명한 라이프스타일숍과 백화점에서 만날 수 있다.


「스토리」의 히어로, 조명희씨
이 브랜드를 탄생시킨 조명희 실장은 발레를 전공한 이색적인 학력지만 누구보다도 패션에 남달랐다. 신원을 거쳐 이신우컬렉션에서 실장으로 근무했던 꽤 유명한 어패럴 디자이너였던 그는 늘 목말랐던 부분에 대한 갈망과 국내마켓의 한계점을 느끼고 영국 세인트마틴 유학길에 올랐다. 2001년 세인트마틴을 졸업한 후 웬만해서는 참여하기 힘들다는 유명 패션 전시회인 ‘디자이너앤에이전트(Designer&Agent in NewYork)’ ‘프리미에르클라쎄(Premiere Classe)’ ‘런던패션위크(London Fashion Week)’에 참가자격이 주어져 2002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전시회는 바니스뉴욕 등 핫한 백화점 바이어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서 신생브랜드 경우 오더를 받기까지 5년은 기본. 하지만 전시를 통해 보여진 「스토리」는 EAST와 WEST가 절묘하게 섞인 아름다움이라는 프레스들의 극찬을 받으며 일본 ‘산켄신문’ 프랑스 ‘패션데일리뉴스(Fashion Daily News)’에 단독으로 속속 실렸으며 2005년부터는 5개국의 주요 백화점 바이어들로부터 오더를 받게 된다. “국내에서 일하던 당시에 해외 유명 전시회를 방문하면 한국사람에 대해 색안경 낀 외국인들이 너무나 많았다. ‘한국사람=카피하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나는 한국인으로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고 「스토리(Stori)」를 탄생시키게 됐다”고 조 실장은 말한다.

처음 5개국에서 시작해 이제는 15개국에 진출해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백화점과 컨셉숍에서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한국인으로서 자신만만한 용기가 필요했다고. 유명 백화점 바이어들을 찾아가 직접 문을 두드리고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며 그 결과 해외에서도 상품력을 인정받게 됐다. 런던의 리버티(Liverty) 백화점에서는 잡화 조닝 중에서도 큰 비중으로 입점돼 있으며 시즌당 5차 리오더까지 진행했었다. 영국 런던에서도 문화의 거리로 유명한 혹스턴(HOXTON)에 단독매장이 위치해 있으며 여기에는 조 실장이 진행한 인테리어가 유명해 직접 보러 오는 건축가들도 꽤 많다고 한다.

‘톱숍’서 조명희 라인 선보여
조 실장은 보수적이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본인의 성향대로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것’을 잘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누가 봐도 아름다운 한국적인 것은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것. 이번 F/W 시즌에는 영국 ‘톱숍’에서 액세서리 조인 디자이너로 조명희씨를 선정해 ‘Myounghee Zo for Topshop’을 선보일 예정. “이제 엑셀이 밟히는 것 같다. 「구치」 「샤넬」 등과 같이 오랜 기간동안 사랑받는 명품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조 실장은 밝혔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쌈지길’에 매장을 오픈해 선보여 왔으며 지난 8월 말 삼청동으로 매장을 이전했다. 해외에서 탄탄한 브랜딩이 완성됐을 때 국내 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가방에 조명희 실장이 있다면 슈즈에는 이보현 실장이 있다. 두아코리아(대표 이보현)의 「수콤마보니」로 디자이너슈즈 바람을 일으켰던 주인공 이 실장. 수입슈즈의 국내 세일즈 사업을 진행하던 중 수입화와 함께 구성할만한 슈즈를 구상하며 선보인 「수콤마보니」는 그야말로 대박을 일으켰다. 패셔너들의 슈즈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한 그야말로 ‘신어보고 싶은’ ‘예쁜’ 슈즈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 실장의 「수콤마보니」에 대한 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크다. 디자이너 슈즈가 국내 마켓에서 차지할 수 있는 볼륨은 10개 매장 이내가 최대라는 판단으로 일찍부터 해외에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일본 셰도우(Shadow)社라는 에이전트와 계약해 편집숍에 속속 입점했으며 현제 록폰기힐스의 ‘모리센터’의 ‘에스트네이션(Estnation)’ 매장, 긴자의 ‘오파크 (Opaque)’, ‘더스테이지(The Stage)’, ‘유나이티드애로우(United Arrow)’ 등에 진출해 있다. 이번 F/W 시즌에는 ‘세븐앤어하프(Seven and a Half)’ ‘프리즘(Prism)’ ‘프리즈(Free’s)’ 등 6군데에 추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보현씨, 「수콤마보니」로 Go!
무엇보다 록폰기힐스의 ‘에스트네이션(Estnation)’에는 셀러브리티들의 핫 브랜드인 「마놀로블라닉」 「지미추」와 나란히 입점해 있어 눈길을 끈다. 긴자 ‘오파크(Opaque)’에서는 리오더가 진행될 만큼 인기가 꽤 높다고.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가죽과 상품력, 그리고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이 점차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9월에는 대만에도 진출해 3일 ‘Brezze center’에 단독매장을 오픈하며 18일에는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들이 자리한 시내에 부티크 매장을 연다.

이 외에도 현재 미국 뉴욕과 LA에 단독숍 오픈을 계획하는 중. “아직 준비중이지만 「수콤마보니」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이러한 상품력과 가격대의 상품이 미국에서는 니치마켓이고, 실제로 미국에서 「수콤마보니」를 신고 다니면 어디서 구입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가능성이 꽤 높다”는 설명. 9월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은 파리에서 열린 ‘프리미에르클라쎄(Premiere classe)’에 참가해 유럽에서 첫 페어를 가졌으며 앞으로 꾸준히 노크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적극 활약하고 있는 조명희 실장과 이보현 실장에 이어 독창적인 브랜딩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꿈을 펼치려는 실력가들이 속속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신백스튜디오」의 신수연 실장을 들 수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31일 「신백스튜디오」를 런칭, 디자이너 핸드백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신 실장은 1991년부터 파올로구찌 프레이저 소다 등 잡화 전문 업체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인물. 오직 한길만을 걸어온 그는 크리에이티브함은 물론 상업적인 마인드를 갖춰 그야말로 ‘사고싶은 백’을 제안하기로 유명하다.


신수연씨, 「신백스튜디오」로 눈길
그동안 디자이너슈즈의 아성에 비해 디자이너백은 등장하지 않았었는데, 아직 명품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데다 개발비용이 많이 들어 그만큼 투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백스튜디오」는 전혀 낯설지 않으면서도 독자적인 디자인과 탄탄한 개발력으로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신백스튜디오」의 강점은 알렉산더 지라드(Alexander Girard), 찰스&레이임즈(Charles&Ray Eames), 베르너 팬턴(Verner Panton), 폴 스미스(Paul Smith)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텍스타일 모티브로 활용하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소재에 대한 목마름’이었다. 우연히 미국 마하람(MaHaRam)社에서 생산되는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턴이 반영된 텍스타일을 만나게 됐는데, 너무나 매력적인 원단을 보는 순간 핸드백 디자인을 연상하게 됐으며 원단 회사를 직접 찾아가 국내 핸드백 브랜드로서는 독점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는 설명. 이로써 마하람社 원단이 사용된 스타일은 전체 70%를 차지하며 메인 컬렉션으로 보여지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청담동 매장과 논현동 매장은 오픈한지 1년이 채 안됐는데도 고정고객이 꽤 생겼을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고.

특히 지난 97년부터 모아컬렉션(대표 박경윤)이라는 프로모션을 전개하온 탄탄한 개발력이 「신백스튜디오」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개발력을 바탕으로 신 실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국내 매장은 5개 이상 늘리지 않을 계획이다. 내년 홍콩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성공할 디자이너백으로 키우려 한다”고 밝혔다.

슈즈 디자이너로서만 12년 경력을 지닌 이홍겸비(대표 이겸비)의 「이홍겸비」를 운영하는 이겸비 실장도 주목받는 슈즈 디자이너. 「이신우컬렉션」 「빈치스벤치」 「쌈지」 「오브제」 등 그의 경력이 얘기해 주듯이 그는 어패럴쪽에서도 알아주는 실력가이다. 슈즈 디자이너로서 한 길만을 걸어오기란 쉽지 않았을 테지만 특유의 감각과 열정으로 남다른 ‘끼’를 발산하고 있다. 현재 그는 본인의 브랜드인 「이홍겸비」는 물론 가부키(대표 정재윤)의 캐릭터슈즈 「교교」를 총괄 디렉팅하고 있으며 다양한 전시회에 참여하며 산업 전반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슈즈지존 「이홍겸비」 이겸비씨
무엇보다 「이신우컬렉션」에서 몸 담았던 4년동안 그는 ‘슈즈 디자이너’라는 천직을 얻게 됐다. 당시 캐릭터 있는 디자이너 액세서리 브랜드로서 백화점 30여개 매장으로 꽤 볼륨을 확대했던 「이신우컬렉션」. 디자이너의 서열순이 아니라 실력순으로 기회를 주기로 유명했던 이곳에서 이겸비 실장은 당시 1년만에 이신우 패션쇼에 선보이는 슈즈 디자인을 전담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실용적이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캐릭터 감성으로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자적인 스타일 연출을 높게 평가받았다. 이후 「빈치스벤치」 런칭 멤버로 활동하다가 쌈지(대표 천호균)의 캐릭터슈즈 브랜드 「니마(NIMA)」를 2000년도에 런칭, 디자이너슈즈 개념을 처음 도입했었다. 쌈지에서 활동 이후 오브제에서 액세서리 팀장을 맡았으며 이후 프리랜서로 활약하면서 이색적인 시도로 디자인의 폭을 넓혀갔다.


이겸비 실장이 남들과 다른 부분은 슈즈와 접목된 다양한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2001년에는 이미지북 ‘슈즈’를 출간하기도 했으며 아트전시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1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디자인 메이드전’을 비롯해 지난 5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아트앤쿡’, 일민미술관에서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13일까지 열린 ‘2006 동아.LG 국제만화페스티벌’ 등에 작품을 전시해 왔다. 이 실장은 “전시는 새로운 영감을 얻는 데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전시활동을 바탕으로 「교교」와 「이홍겸비」에 주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는 「이홍겸비」의 본격적인 전개에 나서며 전시회를 바탕으로 한 해외 진출도 가시화할 계획이다.


「더살롱」 심자영씨 샛별로


정감있는 거리 삼청동 길을 지나다 보면 ‘갤러리 주’ 건물 옆쪽으로 슈즈 일러스트가 그려진 깃발이 눈길을 끈다. 깃발을 따라 가보면 지하에 위치한 슈즈매장을 만나게 된다. 바로 슈즈 디자이너로서 이제 갓 꿈을 펼치고 있는 심자영씨의 브랜드 「더살롱(The Salon)」이다.

「더살롱」은 지난 5월 런칭한 디자이너슈즈로서 심플하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하이엔드 감성의 브랜드이다. 심자영씨는 의상디자인을 전공해 일러스트작가로 활동했으며 슈즈디자이너에 대한 꿈을 안고 「최정인슈즈」에 입사해 기초를 닦았다. 현재 삼청점을 비롯해 온라인쇼핑몰 ‘위즈위드’에 진출해 있으며 패션디자이너와 조인하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우선은 돈을 벌어보겠다는 목적이 아닌 나만의 아뜰리에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디자인을 전공해서인지 「더살롱」에서만 만날 수 있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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