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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인간과 디지털의 물리적 교감

2012-03-12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은 점차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더욱 밀접한 교감을 이루고 있다. 스크린 속의 테크놀러지가 이제 ‘나’와 ‘내 주변’의 물리적인 환경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을 펼쳐내는 디자이너가 있다. 인터랙션 디자인 듀오, 제이미 지겔바움(Jamie Zigelbaum)과 마르셀로 코엘료(Marcelo Coelho)다. 인간과 테크놀러지, 디자인, 그리고 예술이 교차하는 모든 가능성을 탐구하는 그들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나보자.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자료제공 | The Creators Project



지겔바움 + 코엘료(Zigelbaum + Coelho)의 표현 방식은 한 마디로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인간화 시키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디지털 세상의 추상적인 컨셉들은 이 두 디자이너의 감각적인 방식에 의해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는 물질적 형태로 전환된다.

이들의 표현방식은 작년 10월 크리에이터스 프로젝트 뉴욕 이벤트에서 전시되기도 했던 인터렉티브 조명 설치 작품 ‘Six-Forty by Four-Eighty’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 그들은 디지털 세상을 구성하는 기본 표현 요소인 ‘픽셀’을 스크린에서 현실 세계로 끄집어 낸다. 작품을 구성하는 정육면체의 작은 픽셀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한다. 각각의 픽셀은 터치를 통해 컬러가 바뀌기도 하고, 하나의 픽셀을 누르면 진동을 통해 다른 픽셀까지 똑같이 변화시키기도 한다. 또한 자석으로 된 픽셀을 직접 움직여 원하는 형태와 패턴으로 구성할 수도 있고, 터치가 아닌 리모트콘트롤을 통해서도 컬러, 애니메이션의 변화와 작품의 온, 오프를 조절할 수 있다. 컴퓨터와 인간의 소통을 실제 물리적 경험으로 전달해 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 우리가 만드는 모든 형식은 모두 목적이 있어요. 꾸미거나 장식의 목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장식을 하면 안 된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의 가장 큰 목적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명확하게 컨셉을 전달하고, 그것을 물리적인 경험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거기서 아름다움이 발생하죠.”


지겔바움 + 코엘료가 강조하는 물리적 경험은 록밴드 ‘OK GO’의 뮤직비디오에서도 독특하게 보여진다. 2010년 발표한 앨범, ‘Of The Blue Colour Of The Sky’의 수록곡인 ‘This Too Shall Pass’ 뮤직비디오에서 그들은 도미노를 컨셉으로 한 하나의 장치를 선보였다. ‘Rube Goldberg machine’라 명해진 이 장치는 치밀한 계산이 필요해 보이는 복잡한 도미노 과정을 컴퓨터 기술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직접 실행한다.


최근 이들은 인간의 심장박동을 소통의 매개체로 가져온 프로젝트, ‘Pulse’를 준비 중에 있다. 우리의 심장박동이 얼마나 빠르게 뛰는지, 그리고 내 심장박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이번에는 심장박동의 변화를 진동과 불빛이라는 물리적 경험으로 전환한다. 표현방식은 이러하다. 우선 심박측정기처럼 심장박동을 읽어내는 탑 모양의 오브제를 한 방에 100여개 설치한다. 이 중 하나를 사람이 만지면 심방박동에 따라 발생되는 진동과 불빛이 마치 파동처럼 주변의 다른 탑으로 번져나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만진 탑으로부터 발생된 파동과 충돌하기도 하는 식이다. 아직 연구단계인 이 프로젝트는 맨 위의 인터뷰 영상에서 축소모형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지겔바움 + 코엘료는 인간과 디지털 관계에서 가상이 아닌 실제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인터랙션을 생성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이 말하는 컨셉과 디자인 과정은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새로운 경험과 삶의 프로토타입이기도 하다.

Zigelbaum + Coelho http://zigelbaumcoel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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