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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엽기적인 행위로 보는 사진예술

2011-05-30


사진이 사물이나 현상을 그대로 기록하여 전달하는 매체 이상이 된 것은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의해서였다. 사진은 그렇게 사실을 기록하는 단순한 역할에서 벗어나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생각을 말하는 매체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휘하게 됐다. 결국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여러 매체를 통한 다양한 예술을 발전시킨 셈. 상황이나 순간을 기록하는 것에 다양한 테크놀로지와의 조합이 더해져 만들어내는 강력한 결과물들은 예술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 | 크리에이터 프로젝트



중국의 작가 리 웨이는 사진을 통해 예술작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작가 중 하나이다. 주로 엽기적인 행위를 기록하는 그는 행위예술가이자 사진작가이다. 그가 만든 많은 이미지들은 단연 ‘엽기적’인 것들로 시선을 잡아두기에 충분하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큰 진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970년 베이징 생인 작가는 2000년경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세계적인 아티스트다. 사진을 더욱 진짜같이, 더욱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며 극적인 장면들을 완성시킨다.


이는 그의 작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컴퓨터를 통한 몽타쥬 기법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그가 택한 작업 방식은 와이어, 거울, 아크로바틱을 활용한 것이다. 그가 실제 자신의 몸을 이용해 움직이고 기록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는 인위적인 설정이 아닌 장소나 상황이 적당히 맞물려 탄생시키는 자연스러운 작품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이용해 퍼포먼스를 펼치고 사진으로 기록, 또 하나의 결과물을 탄생시킨다.


주로 하늘을 날거나 높은 곳에 매달린 행위를 펼치는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는 와이어다. 그의 모습은 하늘을 날고 그 위에서 자유로운 움직임을 펼치는 영화의 주인공, 혹은 그 어떤 불가능함도 가능하게 하는 만화영화 같다. 비행기의 날개를 잡고 날거나, 넥타이를 붙들린 채 자동차에 의해 끌려가거나 벽에 머리를 박고 꼿꼿이 서있는 화면 속 인물.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들을 통해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즉 작가를 포함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세단에 끌려가는 인물이나 하늘에서 떨어진 수많은 인간들이 자동차 주변을 감싸고 날고 있는 것은 자본이라는 것에 의해 변화되어 가는 사회와 인간의 모습을 풍자한듯하다. 뉴욕 한 미술관의 벽에, 프랑스 한 전시장의 바닥에 꽂힌 작가의 모습은 장소를 불문하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의 모습을 재미나게 표현해 관람객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29층에서의 자유’라는 제목의 작품에서 그는 저 아래 자유를 갈망하는 한 현대인의 아슬아슬한 행위를 통해 자유를 위해 감수해야 할 것들, 혹은 우리의 자유가 그렇게 아슬아슬한 것임을 시사하는듯하다.

극단적인 행위, 엽기적인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사를 말하는 리 웨이는 우스꽝스럽지만 때론 진지한 감성으로 이 사회의 모습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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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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