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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이정수, 김연아 선수도 찍어주세요

2010-02-23


국내 선수들의 약진으로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뜨거운 성원 가운데 막바지로 향하는 지금, <뉴욕타임즈매거진 newyork times magazine> 이 특집 화보를 공개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특집 화보는 다이내믹한 결정적 순간을 포착한 스포츠 사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낸다. 파이팅과 박수 소리가 사라진 채 덩그러니 육체만 남은 듯한 시적인 사진….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한 사진가가 바로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라고 한다. 그가 누구인가. 만약 현대 사진가들 중 ‘지금’ 단 한사람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면 조심스럽게 철자를 불러줘야 할 사람이다. 그나저나 이정수, 김연아 등 국내 선수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

에디터 | 이상현( shlee@jungle.co.kr),
사진 출처 | 라이언 맥긴리 홈페이지 (ryanmcginley.com)


Who is Ryan Mcginley

국내에서는 오히려 <띠어리(theory)> 의 광고 사진으로 유명할지도 모른다. 수트를 입은 남자가 까닭 없이 모래 구릉을 구르고 있던 사진, 기억하는지? 광고에서는 당연히 옷을 입고 있지만, 사실 그의 사진 속 모델들은 대부분 나체다. 그렇다고 정물처럼 서있는 누드모델을 상상하진 말라. 나체인 채로 그들은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거나 대형 마트에서 뛰어다니고, 무리를 지어 나무에 올라가 있기도 한다. 기형도의 시 <나쁘게 말하다> 중 ‘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 속에 모여 있는가 /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가 자연스럽게 읊어진다. 광고 사진뿐 아니라 음반 재킷에서도 그의 사진을 목격할 수 있다. 밴드 ‘시규어 로스(Sigur ros)’의 앨범 사진이 대표적이다. 2008년 앨범 커버가 가장 인상적인데, 나신의 남녀가 도로를 무단 횡단하는 컷이다. 사실 그는 시규어 로스의 리드 싱어와 잠깐 연인 사이였다고. 1977년생,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라이언 맥긴리는 볼프강 틸만스와 비견되는 세계적인 사진가로 급성장했다. 2002년, 미국 휘트니 미술관에서 개인 전시회를 가진 가장 젊은 아티스트일 정도다. 그의 데뷔 스토리는 한편의 청춘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학창 시절 스스로 만든 사진집을 잡지사 1백여 곳에 보냈던 것으로 알려진다. 잡지사 편집장과 에디터들이 우편으로 배달된 그의 사진집 첫 장을 열어봤던 순간, 한 남자의 인생이, 세계 사진계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상업 사진을 찍었던 계기는, 바로 모델 케이트 모스와 함께 했던 잡지 화보로부터 출발한다. 영국의 시골 마을에서 찍었다는 이 사진은 그만의 몽환적인 느낌을 한껏 담으며 세상에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뉴욕 타임즈 매거진> 과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유명 인사들의 포트레이트를 특집 화보 형식으로 게재해 당시에도 큰 화제를 낳을 바 있다. 그 중 영화배우 ‘폴 다노’를 촬영한 컷은 영화 <이터널 션샤인> 을 연상시키는 몽환적인 사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가장 최근에는 배우 틸다 스윈튼과 ‘PRINGLE OF SCOTLAND’의 2010S/S 광고 캠페인을 ‘동영상’으로 작업해 또 한 번의 이목을 끌었다. 라이언 맥긴리, 그의 이름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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