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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窯) 광주요, 가마에 흙을 빚다

2008-05-20

역사 문화보존지구인 가회동에 가마(窯) 광주요 매장이 들어섰다. 가회동이라는 특수한 지역적 특성은 행정적, 실무적으로 많은 제약조건이 따랐다. 리모델링 이전에 사용되던 오래된 상가주택의 크기와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했으며, 정해진 볼륨 안에서 전면부로는 상업공간을 두고 안쪽으로는 주거공간을 배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적인 거주가 불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주거공간과 동시에 매장의 일부로 확장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했으며, 두 공간을 어떻게 분리하고 연결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내부 공간은 백색의 순수공간 안에 자작나무 재료로 통일되어 미니멀한 중성적 공간을 지향한다. 작가의 콜렉션을 주로 판매하는 매장의 특성을 반영하여 도자기의 배경막이 되기를 원하였으며, 다양한 기획전시 및 판매를 위해 공간의 색과 디자인은 비워졌다. 가로로 길게 연결된 날렵한 전시선반의 빛의 흐름은 전면부와 후면부의 공간을 통합해주어 공간을 내부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두 공간 사이의 수납식 슬라이딩 도어는 공간의 물리적 가변적 활용이 가능하며 광주요에서 제작하고 판매하는 자비화 벽지를 전시하는 기능적 역할을 동시에 한다. 공간의 깊은 내부에서부터 연결되어 천장을 타고 흘러나오는 목재의 선형적 흐름은 중앙부에서 종유석처럼 늘어진 유기적 오브제로 귀결되어 도자기가 탄생하기 전 마치 물레에서 돌아가는 흙더미의 형상처럼 공간 중심으로 흘러내려와 전체 공간의 시각적 집중과 분할을 담당한다. 안쪽 공간에는 커다란 테이블에 보글보글 주전자에 물이 끓고 있는 다도의 풍경이 있으며, 2층에는 옆집 기와가 내려다보이는 담소를 위한 정감 있는 자그마한 방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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